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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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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어떻게 정의를 내려야 마음속 깊은 곳의 무한한 열정을 표현할까. 일단은 어리석고 무모하다고 생각해 본다. 진정한 친구라 생각 할 때는 나의 경우엔 무엇을 받았을 때보다 뭔가를 자꾸 주고 싶을 때인 것 같아서다. 영웅심도 좋고 진심도 좋다 나로 인해서 친구가 즐겁고 도움이 된다면 그것이 하고 싶어 나를 돌아볼 겨를 없이 내달려 버리니까. 어떤 때는 삼각함수를 풀려고 고민하지 않고 간명하고 절도 있게 한 여인을 사사오입 떨어 버리고 둘이서 포차를 전세내고 떠들다가 서로 끌어안고 다리 밑으로 달려가서 우리는 이다음에 쌍둥이에게 장가가자고 호탕한척 소주를 나발로 불어대며 호기를 부리던. 친구를 대신해 선배들에게 불려가 양동이 뒤집어쓰고 죽도록 맞다가 창문을 부수고 달려 들어온 그를 보고 용기백배 합심하여 물리치고 눈두덩이 퉁퉁 부운채로 밤새도록 영웅담으로 믿음을 쌓아갔었던. 불법인 줄 알면서 친구가 등록금을 위해 매혈로 버틴다는 소식을 듣고 우르르 달려가 팔뚝을 내밀고 씨~익 웃어주던. 그런 친구를 위해 10대와 20대 초반을 보내고 까까머리의 면책과 구속에서 장발의 자유와 또 다른 구속으로 넘어가며 우정과 의리사이에 끼어든 것은 사랑이었다. 뭔가 서로의 입장이 내외적으로 윤곽이 드러나 보이고 비교되기 시작했고 맹목적인 우정에 변수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친구를 위해 사랑에게 사랑을 위해 친구에게 환경에 따라 양쪽을 오가며 변명과 거짓말을 자연스럽게 하는 나이에 그동안의 믿음도 변해갔다 이 시점에서 실리에 대한 합리화에 차츰 중독되어갔던 것 같다 친구는 바뀌어 갔고 여러 가지 조건을 따지게 되면서 스스로의 가식도 늘어갔다 매 세끼 공양을 하던 친구가 그 뒤를 따르는 반찬으로 강등하여 기호품이 되었고 나의 취향은 그때그때 변해갔다. 더불어 나의 가치도 나만 모르게 떨어져 갔다 좋은 친구를 가질 수 없었던 정서가 그때 만들어졌고 지금도 주변은 허허롭다 사랑도 잃고 친구도 잃고 얻은 것은 사막의 모래같이 푸석한 외로움. 이제는 외로움을 의지하고 정을 붙이고 그리고 그를 추켜세워 나를 자위한다. 내가 사랑할 수 없음에 허공에 매달린 나무그늘을 쫒아 비틀 걸음을 옮기는가. 이제는 작은 위로에도 가슴이 뛰고 웃음의 이유도 묻지 않고 따른다. 외로움에 길들여지고도 그림자 같은 외로움을 떨치려 미친 듯 달려본다 나의 마음을 알아주는 이 찾는 길은 그렇게 외롭고 쓸쓸한 낙엽 쌓인 오솔길. 소리가 반갑고 빛이 반갑고 저주의 절규마저 정겹다. 그렇게 좋아하던 미치도록 조용한 적막함이 이 외로움이 원망스럽다 그러나 늘 불러 곁에 앉히고 술 한 잔 권한다. 진정한 친구가 되어 버린 외로움은 늘 그렇게 곁에 있어 그렇다 말한다. 그래. 우리는 외로움을 알아야 친구를 찾을 수 있다 외로움을 잊을 수 있어 친구가 좋은 것이다 나는. 그대는 진정한 친구를 알아 볼 수 있는 외로움을 느껴 보았는가. 그리고 인생에게 술 한 잔 권해 보았는가.
부족하면서도 부러울것이 없고 이제 세상의 모든 사랑이 친구처럼 다가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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