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유비 서주를 얻다.

조조의 무자비한 공격으로 상황이 불리하게 되자 도겸은 스스로 

결박을 지어 조조에게 항복하려 했다.

부하 미축이 반대하며 지금까지 정치를 잘하여 민심을 얻어 서주 백성이 

모두 충성을 다하고 있고, 모두 죽기로 싸우려는 결의가 대단하니 

조조의 군사가 강하더라도 성은 쉽게 함락 시킬 수 없을 것입니다.

저는 재주는 없지만 조조를 물리칠 계책이 있는데 “북해태수 공융과 

청주의 전해에게 도움을 청하여 양군이 오면 조조의 대군을 어느 정도 막아내고 

안정을 찾을 수 있으니 나를 사신으로 보내주십시요”하고 청했다.

도겸은 “이 계책만이 살 길이다”고 생각하여 서신을 써주며 

북해와 청주로 사람을 보내 도움을 청했다.

그 당시 공융은 황건적의 기습을 받아 포위되어 있었는데 

도저히 황건군을 이길 수가 없었다. 

그는 어려움을 해결하는 길은 밖에서 황건군을 공격하는 것인데 

그 공격을 누구에게 부탁할까 궁리를 하던 중 유비에게 도움을 청하는 길만이 

살아남는 길이라 생각되어 서둘러 사자를 보내 유비에게 구원을 청했다.

유비는 공융이 자신에게 도움을 청하자 세상에 유비의 존재가 있음을 

알아주는 사람은 공융뿐이라는 생각에 감명 받아 삼천병마와 함께 북해로 가서 

공융을 도와 황건적과 대결했다.

관우와 장비가 황건적의 두목들과 싸워 목을 베자 

황건적의 포위는 순식간에 와해되어 유비의 군사들이 대승을 거두었다.

유비는 자신의 군사들을 데리고 성안으로 들어가 공융을 만났다. 

공융이 도겸의 서신을 내보이며 서주로 가서 조조를 막아달라고

도움을 청하자 유비는 이를 망설임 없이 받아들였다.

유비는 공손찬에게서도 군사 이천과 장군 조자룡을 구원병으로 지원 받았다. 

그리고는 서둘러 야심한 밤을 타서 병력을 서주로 이동 했다.

서주에 유비가 도착하자 도겸은 자신의 군사 오천도 유비에게 주었다. 

갑자기 유비의 군세가 강해졌다.

유비는 조조를 철수 시킬 계책을 생각하다가 오두미도의 교주가 

서주에 들어와 있다는 말을 듣고, 

이 교주를 통해 조조의 마음을 움직이려 하였다.

또 한편으로는 여포의 군세가 만만치 않음을 알고 

여포로 하여금 조조의 본거지에 병력이 없으니 그곳을 급습하면 

자신도 조조를 공격 하겠다는 서신을 여포에게 보냈다.

그러면서 조조에게도 글을 보내 휴전을 권하며 철수 할 것을 

공손하게 요청하였다.

일단 계책이 정해지자 유비는 오두미도 교주를 만나 조조의 무자비한 살육을 

저지해달라고 간절히 부탁 하였다. 

오두미도 교주역시 조조의 무자비한 살육을 보고 

그것을 저지하기위해 갈려는 참이었다.

오두미도 교주는 곧바로 조조에게 찾아가 급한 용무가 있어 찾아 왔다고 알렸다.

조조가 그를 알아보고 나와 그간의 안부를 묻고 서로 대화를 하였다. 

그는 대화하는 중에 조조에게 정말 천하를 얻으려는 

높은 뜻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천하를 얻으려는 자는 모름지기 백성들의 믿음을 사야 하는데 

지금 조조가 가족들의 복수를 위하여 하는 살육은 그 도를 넘었다고 말했다.

조조가 그 말을 듣고 뒤통수를 얻어맞은 사람마냥 멍하니 

교주를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는 조조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힘과 앎”을 구분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힘은 명분과 앎에 의해 움직여야 합니다”.

“앎이 바로 힘을 움직이고 제어하는 것”입니다.

명분이 아무리 좋아도 힘이 자기 마음대로 움직이면 

오히려 화를 불러옵니다.

지금 조조 장군님은 명분은 있지만 

그 명분은 진정한 앎에서 나오는 명분이 아닙니다.

조조 장군님은 지금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힘은 천하를 다스리는데 필요한 것이지 

자신의 원수를 갚는데 필요한 힘은 아닙니다.

현재 지용을 함께 갖춘 가히 천하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은 

조조장군 이외에는 없는데 무고한 백성들을 살육하니 실망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이 말에 조조는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자신이 이성을 잃었고, 천하를 얻으려는 그 마음까지도 잊었는데 

그를 일깨워 준 교주가 고마웠다.

그는 바로 군사들의 살육을 중지 시켰다.

그러나 서주에 많은 군사들을 데리고 와 공격한 이상 

계속 군사를 주둔시켜 성을 점령하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