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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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학교와 방사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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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무릎팍도사에 나온 김태원 씨의 이야기를 보면서 학교에서의 사연을 떠올리기도 하였고, 그리고 방사능 누출과 연관해선 인간에겐 이에 대응하는 다른 힘이 없을까를 생각해보기도 하였다.. 중국에서 소금사재기를 했다는 말을 처음 듣고는 그것이 방사능과 연관된 일인 줄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이야기를 들었는데 보다 직접적으로 과연 인간은 그런 재해에 대해선 어떤 기본관계에 있는가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유식송을 보면 아뢰야식을 설명하면서, 초아뢰야식 이숙일체종 불가지집수 처료 상여촉 작의수상사 상응유사수... 라는 식으로 나아간다.. 여기에서 집수와 처, 그리고 료,라는 말이 아뢰야식의 주관과 객관에 관한 말이다. 물론 그 앞에 불가지라는 말이 나오니 무분별한 수준이라는 뜻이 되기도 하지만 말이다.. 집수라는 말은 유지시킨다는 것이 기본 의미인 것 같은데 집수의 대상은 종자와 신체가 된다.. 즉 신체를 유지하는 것이 아뢰야식의 기능 중 하나라는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처,라는 말이 자연계나 환경을 말한다. 즉 우리가 접하고 있는 환경은 대략 여기에 모인 생명체들의 아뢰야식의 협동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성유식론 등에서 설명하는 것 같다.. 이렇게 본다면 자연계의 형성과 신체의 유지에 우리들의 심층의식이 참여하는 것을 생각해볼 때에, 우리가 어느 정도 심층의식에 참여할 능력이 있다면 그 변화에 대응할 능력도 있겠다고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더 나아가서 생각해보면, 아뢰야식이란 진여가 좀 흐려진 상태인데, 진여가 언제 어디에서나 작동하지 않을 순 없으므로, 그렇게 사유해나간다면 더 좋을 것으로 여겨지기도 하였다. 아마도 일체유심조,라는 말의 보다 심리과학적 표현일 수도 있을 것이다.. 부활,이라는 음악그룹에 대해선 나는 이전엔 들어본 적도 없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김태원도 근자에 이름을 들어보았는데, 어제 그가 학교에서의 경험을 말하는 것을 보니 나에게도 나쁜 기억이 있는 것이 회상되었다.. 초등 2학년 때에도 어두운 기억이 있고, 졸업반에는 나로선 잘 하느라고 무슨 말을 했다가 미움을 사두었다가 나중에 다른 일로 맞은 기억도 있다. 그리고 중학생 시절에도 또 나로선 원통하게도 부당한 이유로 정면에서 맞기도 했는데 김 태원이 사고를 당한 시기는 나의 이런 모든 시기보다 더욱 어린 시절이니 그 심정이 가히 짐작이 가기도 하였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거의 누구나가 학교나 선생을 통한 부당한 경험들이 한두번 씩은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한 가지 세월이 흐르면서 인식이 달라지는 점도 있는 것이 가령 어떤 사람이 자신이 열 살 무렵에 당했던 부당한 상황에 대한 상처가 아직 있다고 하길래, 그 가해선생의 당시 연령이 몇 살 쯤이냐고 물었더니 상당히 젊은 사람이었다고 하는 것이었다.. 당사자로선 그 순간이 자신의 인생의 행로와 연관된 시점이었으므로 기억이 생생한 모양이었지만, 대화하는 그의 연령이 이미 마흔에 가까운 시점이었으니 객관적으로 듣는 나로선 '나이 서른에 무얼 안다고?'라는 의문이 생겨나는 것을 어쩔 수가 없었다. 즉 어려서 곤란했던 그는 이미 마흔에 이르렀고, 문제를 일으켰다는 그 선생은 서른의 젊은이에 불과했는데도, 마흔 살의 이 사람은 열 살의 어린 마음으로 아직도 화를 내고 있음을 보고 사람마음이란 참 묘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당사자로선 그렇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객관적으로 듣고 있는 나로선 내 눈 앞의 대화자는 말썽을 부린 그 선생보다도 열 살이나 더 늙은 영혼인데 막내동생의 잘못을 아직도 비난하는 듯한 그림도 보이는 것을 어쩔 수가 없었다.. 내가 겪은 일의 경우도 그렇다.. 가령 초등학교 졸업반의 일도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이 사건에 대한 해석도 달라지는 것을 좀 느낄 수가 있는 것이 물론 내가 그 사람에게 얻어터질 때엔 그가 선생이고 나는 어린 소년이었으니 그가 부당했다고 느끼곤 했었다. 이후 오랜 시간에 말이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생각해보면, 그 선생은 우리 부모연령대였으니 당시 나이가 마흔이나 되었을 것이다.. 물론 그 정도 연령이면, 보다 자제력이 있어주길 흔히 바라고 또 교육자라면 더욱 그런 점이 지금의 나에게도 기대되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내가 말실수를 했던 것인데 그의 어떤 오류를 거론하면서 나보다 불과 몇 살 더 먹은 나의 형을 거론했었던 것을 아마도 수십 년 쯤 후에 내가 인식하게 된 것이었다.. 그렇게 세월이 오래오래 흐른 후에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가 비록 교육자이긴 했지만, 남자 나이 마흔이면 혈기가 아직 왕성할 때인데 어린 녀석이 같은 어린애를 핑계삼아사 자기 체신을 조금이나마 건드렸으니 그로선 불쾌했었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오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야 해보게 된 듯도 하다.. 중학교 시절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때 그 국어선생은 더 젊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미 사춘기에 접어들어서 체구도 다 자랐을 때이니, 그의 판단대로 내가 고의로 자신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고 어거지로라도 생각하고 싶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이 역시 오오랜 세월이 지나서 해보게도 되었는데 또 반면에, 그런 스무 살 이전의 시절에 또한 두어 차례 고마운 분들과 학교에서 만나기도 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게 내나 그 수업료처럼 여기지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저 불쾌하고 원통했던 사건은 중학생 시절의 일인데, 고교시절엔 나를 존중해주는 분을 만나서 인생에서 신뢰라는 것의 힘을 지금도 잘 알게 된 기억이 이루어지기도 했고 쇼펜하우어와 니이체의 만남에 관한 드라마틱한 사건을 전해준 윤리선생을 만난 것도 고교시절이었다... 인간세상이란 패관 박상륭이 말하는 것처럼, 그저 중간 쯤의 세상이기 때문에 이럴 수도 있고, 저러기도 쉬운 곳이라서 사건을 피하기는 힘든 곳인 것 같다.. 누구나가 친해지고나면, 저런 원통하고 미웠던 사건 한둘을 말하기도 하는 것이었는데 선생이란 이름으로 나를 공격했던 그 영혼들도 아마 어딘가에서 맞아보았거나 혹은 당시에도 얻어터지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그게 꼭 개인이 아니고, 역사나 사회라는 이름의 공격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데 가령 어려서 전쟁을 겪은 사람이 가정을 이루었을 때에, 그가 단지 가정을 이루었다고 해서 가족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하루 아침에 알 수는 없다.. 인간은 바로 일체중생인 것이다.. 아이를 낳는다고 해서 갑자기 아비가 되는 것도 아니고, 대개의 경우는 아비 시절이 아니고 할애비가 될 무렵에야 비로소 자신이 부모로서 어디가 잘되었고 부족했는지를 알면 그나마 다행인 것 같다... 조부모와 인연되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 이유도 아마 그런 면도 좀 있는 것 같다.. 또 그렇게 생각해보면, 아뢰야식을 논하는 유식30송 쯤되면, 아마도 최고의 조부모로서 할애비 중의 할애비라고 할 만할 것인데, 그런데 그다지 친근한 후손자녀가 적은 것을 생각해보면, 거긴 또 너무나 세대차가 나서 그럴 수도 있나,하는 생각을 하게도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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