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생각해도 소고기 차돌배기 버섯전골이었습니다. 차돌배기가 영 생각이 나질 않아서 이제야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버섯전골이라는 이야기를 듣고서는 그럼 무슨 버섯이 들어가느냐고 했드니만 느타리와 표고가 들어간다고 했죠. 붉은 부분이 차돌배기죠..그리고 대파도 있죠..거의 팽이 천지?죠..

그래서 영판이 두분이 드실 요리로서는 표고와 느타리를 빼고 송이와 팽이를 넣으라고 했죠. 그랬더니.ㅎ..한동안 시비?를 한 끝에 통과된 요리를 먹었습니다. 사상초유의 차돌배기버섯전골이 나타났습니다. 그래도 이해해 주시는 덕에 무사히 지나갔습니다.?!

대구에 도착한 시점에 배가  고파서 1차로 우동을 먹고 꽈배기까지 먹어치운 상태(원래는 차만 한잔할 생각이었지만..달님의 접대로서..변화가 일어났습니다.)에서 냉면을 다시 시켜서 먹었는데 집에 오니 그래도 배가 부르지는 않았습니다. 요즘 운동 덕택에 항문 찢어지는 병도 낫고 대신 강력한 식욕을 얻었습니다. 그리고도 살은 빠졌습니다. 조금 튀어나온 아랫배가 들어가서 혁띠 한칸은 줄었죠. 운동 50일즈음입니다. 좀 무지하게 운동을 열심히? 하긴 합니다. 하루 3시간이 기본이니만큼 쬐끔 많죠..걍 걷기만 하는 운동이죠. 걸으면서 인생도 도도 사유하면서 옛도인들이 탁발하는 모습을 그려 봤습니다. 나도 이렇게 죽어가는구나. 사람은 누구나 죽지 않습니까? 하지만 몸이 죽기 전에 정신이 안정을 얻어야죠. 그래도 또한 걷는 의미도 있습니다. 길 위에서 죽는 것이 도사(道死)이기도 하죠. 도를 닦는 과정의 도사도 있고 도를 닦아서 도 위에서 죽는 도사도 있겠지만요..이거 넘 심각하게 와뿟네요..ㅎ

평소의 2배를 먹고도 모자라니 원..무슨 음식진공청소기같은 느낌..ㅎ..참 제가 냉면 먹는 모습은 어떨까요.. 그것은 사진을 찍지 않았습니다. 소고기+배+무우를 제거하여 옆에 놓고는 먹었습니다.

체질을 모르는 상태에서 태양식인 냉면의 독을 중화하기 위해서는 태음식인 3가지를 첨가하고 더불어 육수가 나오는데 아마 이것도 소양인에게 나쁜 것이 들어간 것일 겁니다. 그래서 저는 절대 육수를 거의!~ 먹지 않습니다. 냉면만 달랑 건져 먹죠. 그래서 공복이면 2그릇은 느끈하죠. 물론 일하기 전에..지금은 거의 3개는 가능할듯도..하지만 냉면은 잘 먹지 않습니다. 태양식이니까요.

다만 찬 냉면을 한차례 쭉 먹고 났더니 그 냉기를 속이 견디지 못하여 두번째로 먹을때는 목이 메였습니다..찬것이 들어오니 두렵다는 것이죠..지도 살려꼬..ㅎ..그래서 좀 천천히 먹어 줬습니다. 몸은 그저 잠시 있는 하숙집이죠. 그래도 불편하게 하면 내가 고생이니 편하게는 해 줘야죠..

특별한 저녁을 마치고 따뜻한 맘으로 서울행 기차에 올랐습니다. 다음엔 기막히는 15년만의 귀향길을 올려볼까요. 유교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용납하기 힘들지만 도인의 입장이라면 또 다른 뜻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