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넘어 어둠은 그냥 자막일 뿐인가

별것 없는 창살이 뚜렷하고 나는 그 곳에 갇혀 보호 받으려 한다.

어둠은 두려움과 무기력을 몰고 오지만 내가 무엇인가를 선명하게 알려준다.

하지만 나는 밝은 것을 원하고 진정한 나를 비춰보지 못한다.

가시적인 것에 매달려 살기에 인내도 반성도 그리고 다짐도 뚜렷하나 기실 흐릿하다

쉬 흔들리는 감정과 가치관은 어둔 자막이 없는 탓일까.

아니 있지만 부정하거나 변명거리나 합리화 시키는데 익숙해진 탓이리라

이겨내지 못한 것이고 남은 여력마저 소진해가는 탓도 있고 결과가 미흡한 탓도 있겠다.

살아오면서 힘들 때도 많았고 한 것도 많았지만 신세도 많았다

인생은 감사하고 가는 이 있지만 보편적으론 어차피 변명하고 가는 길이 아닐까

감사할 삶을 살기가 여간한지 않기 때문이다.

살다보면 안타까움을 많이 본다.

그것으로 반성하는 이도 있고 개탄하는 이도 있고 선도하려는 이도 있고.

그러나 몸 보시 하는 이 드물고 쉽지도 않다

“아저씨.”

“네”

“살만 하신가 봅니다.”

“........”

편도 일차선 도로에서 반대편에서 좌회전 깜빡이를 켜 논 차량 뒤로 수 십대가 기다렸다

룸 밀러로 뒤따르는 차를 보니 꽤 된다.

비상 깜박이를 켜고 브레이크를 밟았고 나는 바로 핀잔을 들었다

“죄송합니다.”

이런 사람은 내가 한 행동에 양해가 되지 않는 유형이다

시시비비를 가리자면 결국 다리 밑으로 끌고 가 먼지 나도록 패줘야하는 논리의 대립이니까.

매미도 울기 전에 찾아 온 메~롱 때문에 엄청난 타격을 받고 있지만 참고 또 참고…….

결국 술과 체력만 죽어난다.

왜 이런 직업으로 사는지 의문이 들 때면 현수교도 생각나고 태종대도 생각나고.

나만큼 생각해주는 이 없어 안타까운 엄니도 생각나고.

나로는 이미 할 만큼 했고 바랄 것도 없는데 뭔 업이 이리도 많은지.

이제 바둑 한 수에 술 한 잔 곁들이고 자는 잠에 가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

내 한 시간의 인내가 가족 하루의 고통을 줄일 수 있다고 독려를 하다가 결국 무너졌다

(인간아. 내가 브레이크 잠시 밟으면 수 십대가 편해지는데 뭐가 잘못이고.)

(쥐나 개나 차모는 세상에 쥐새낀지 개새낀지 모르겠지만 세상 그렇게 사는 게 아니다)

(택시기사가 이러면 오버 하는기가.)

목구멍까지만 찬 이야기고.

한 시간가량 빈차로 돌다 결국은 소주 몇 병 사들고 들어왔다

요즘 수신제가는 돈으로 도배를 하면 가장 지름길이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그건 의무에 속하고 세상 돌아가는 스텝도 알고 속어도 알아야 한다.

아이들과 소통의 기본이고 기상천외한 언어로 마누라와 팔순 어머니까지 가끔 끼어든다.

그리고 소주를 더 마시게 하는 이유가 된다.

“오늘은 또 무슨 이유가 생겼어요.”

예전엔

(또 누가 우리 서방님 심사를 건드렸구나)

이랬는데.

“있잖아…….”

“됐어요. 일찍 쉬러 왔으니 쉬세요.”

“어머니 이건 왜 이랬어요.”

^%$#@

노골적으로 짜증을 내는 아내에 딸내미와 눈치를 보는 어머니

면목 없는 나.

하지만 나의 선택은 단 하나 고함을 지르며 경우와 도리를 따지거나

컴터 앞으로 가서 바둑을 두거나 게시판을 산책하며 위로하거나.

이래도 저래도 결과는 혼자다.

몇 시간이 지나면 인생의 반을 접고도 허리가 꺾이는 깃 빠진 날

소주 한 잔을 마시면서도 착잡하다

돈 많이 벌어주고 가장으로 대접도 받고 그리고 내 경험으로 도움을 주고 싶은데

모두 나의 한계를 알고 나의 한계를 이해하지 못한다.

나의 옹졸함으로 나를 나무란다면 자신을 돌아보라 현실은 너무 야속하다.

살아간다는 것은 죽어간다는 것이고

죽어간다는 것을 알면 이미 죽은 것이다

그러나

살았다 해도 온전하지 않고

죽은 것이 죽지 않았으니

감히 어떻다말고

죽을 때 까진 살아야 하지 않겠나.

생일을 자축하면서 이런 글 올리고 싶은 분들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으로.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