今<漢>繼<秦>之後, 如朽木糞牆矣, 雖欲善治之, 亡可柰何.
지금 한나라가 진나라를 계승한 후의 상황이란
마치 썩은 나무나 매우 더러워진 벽과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라를 잘 다스리려고 하더라도 아무런 도리가 없습니다..

法出而姦生, 令下而詐起, 如以湯止沸, 抱薪救火, 愈甚亡益也.
법을 발하더라도 간교함이 생겨나고 아래에 명령을 하면 삿됨이 일어나니
마치 끓는 물을 가지고 비등함을 그치려고 하는 것과 같으며,
땔감을 끌어안고서 불을 끄려고 하는 것과 같아서,
더욱 심해질 뿐이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竊譬之 琴瑟不調, 甚者必解而更張之, 乃可鼓也;
爲政而不行, 甚者必變而更化之, 乃可理也.
當更張而不更張, 雖有良工不能善調也;
當更化而不更化, 雖有大賢不能善治也.

비유를 해보자면 비파의 음이 조율이 잘 안된다고 할 경우
그것이 심하면 반드시 그것을 풀고서 새 끈을 묶어주어야 비로소 악기를 연주할 수 있습니다..
정치를 행하여 시행되지 않음이 심할 경우, 반드시 변화를 준 후에, 재구성을 하여야 다스릴 수 있습니다..
새 끈을 묶어주어야 하는데도 그리 하지 않으면, 설혹 훌륭한 연주자라도 연주를 잘 해낼 수가 없으며,
새로운 제도가 필요한데도 필요한 변화를 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현명한 사람이라도 잘 다스릴 수가 없습니다.

故<漢>得天下以來, 常欲善治而至今不可善治者, 失之於當更化而不更化也.
그렇기 때문에, 한나라가 천하를 얻은 후에,
언제나 잘 다스리려고 하였지만 지금까지 그럴 수 없었던 것은,
마땅히 바꿀 것을 바꾸지 못한 데에 그 원인이 있었던 것입니다..

** 이상의 문맥을 살펴보면
해현경장이라는 것은 현악기의 줄이 느슨해지면
과거의 경우 지금의 기타줄과 달리 한번 느슨해진 것은 아마도 쓸 수가 없었을 것이므로
새로운 끈으로 바꾸어 매어서 팽팽하게 땡겨주어야 한다는 뜻으로 쓰인 것 같다..
즉, 해현은, 현을 푼다는 뜻이고
경장은 새 끈을 팽팽하게 매어준다는 뜻인 것 같다..
단순하게 말하면 이미 낡은 것은 쓸 수가 없으므로
새 것으로 바꾸어주라는 말이 되는 셈이다..
아마도 그래서 해현경장,이라는 말이 제도개혁의 상투어가 되었고
그 해현경장을 빌어서, 갑오년에 개혁을 단행하였던 사태를 두고
갑오경장,이라고 불렀던 것 같다..


그러면 갑오경장이 언제인가 하면
을미사변보다 한 해 전인데, 천간 을이 다음에 오는 것이 을사년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1894년 경이 되는 것 같다..
현이 낡으면 바꾸어주어야 연주를 할 수 있고
제도가 현실과 맞지 않으면 바꾸어야 정치를 할 수 있다..
갑오경장의 다음 해에 을미사변이 생겨서 명성황후가 비명에 간 것을 생각해보면
경장의 시기가 늦었다고 볼 수도 있고
신해혁명의 연도를 보니 경술국치의 다음 해가 되는데, 혁명이라는 말과 경장의 뉘앙스가 유사한 것을 생각해보면, 중국은 11년도에 경장을 한 셈인데, 중국도
그 후의 오랜 세월을 일본과 다투면서 고생한 것을 생각해보면
그들도 청나라에서 현대중국으로의 경장의 시기가 늦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