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우리는 무엇을 깨끗이 할 때를 닦는다고들 한다.

무엇인가를 깨끗이 하려고 할 때 닦는다는 말을 쓰는데 어쨌건 좋은 말인 것 같다

하지만 닦기 전에 뭔가 예비동작이 필요하고 닦을 가치와 그 의미를 갖추도록 함이

우선 되어야 한다고 보기에 나는 그것으로도 남은 시간이 다 들어가야 할 것 같다

닦는다는 것은 너무나 먼 이야기이나 가끔씩 닦는 사람들에게서 실망도 느낀다.

내가 할 수 없어 부럽고 본받아 나의 행위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기대감이 넘쳐

어쩌면 신격화한 그들에게서 인간적인 한계를 인정하지 않는 실망이라 생각된다.

그래도 그들은 우리의 변명을 사용해선 안 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구름과 물처럼 흘러가면서 전국의 수행 처를 찾아다니는 스님들이 필히 거치며

여기서의 용맹정진이 서로의 공부를 확인하는 곳이라 일컫는 수덕사를 찾았다

유명세를 말해주듯 주차장엔 수백의 차들이 늘어서 있고 내외국인 남녀노소 북적대고

수많은 음식점과 특산물 판매를 하는 상가는 여느 번화가를 방불케 했다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템플로드. 절로 들어가는 전용 길이 아쉽고 눈살 찌푸리게 한다.

왜. 그들의 호객 행위를 먼저 통과해야 하는지 그들에게 뭔가 이권을 주지는 않았는지.

들어가는 길과 나오는 길을 별도로 한다고 달라지는 것이 뭔지.

내가 생각하는 길은 있었다.

그러나 속세인은 들어갈 수 없다고 커다란 팻말과 경비까지 고용해 두었다

도 닦는 길과 그 가치를 갖추는 길은 달리 있었고 그것은 우리들의 탓이거나 아니면.

그렇다면 모두가 유아독존이 아니라는 말인데.

절집에서 만나야 그 순간만 서로를 유아독존으로 덕담하고 합장하고 머리박고 하는가.

가타부타 할 것 없이 세상과 삶 그리고 진리의 진맥은 그들이 나을 것이다.

하지만 우매한 이에게 배품에 그들에게서 뭔가 다른 배려를 바라는 마음에 섭섭하다.

이곳에서도 속세의 그것과 같은 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중 다른 곳에는 있는

공양간이 없다는 것이다.

입구에 전국에서 가장 비싸면서도 번창하는 식당과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겠지. 그렇겠지.

문화재 관람료를 받는 사람들도 품세가 신경을 건드리고 관광버스가 뱉어낸 사람들은

경건함은 고사하고 진지함이란 찾아보기 힘들고 관광지의 한 코스를 접하는 것뿐이다

모두는 아니겠지만 대체로 그렇고 안타깝게도 그들이 가시적으로 모두를 대변한 듯하여

진지하게 접근하는 외국인들의 얼굴을 보기 민망하였다

개인이나 단체나 유명해지면 소홀해지는가. 그때면 귀찮아져 울타리를 쳐버리는가.

서로에게 이유와 명분이 있겠지만 이기심과 권위주의는 만연하고 우리는 시들어간다.

큰 절과 고급승용차를 타고 다니는 스님들과의 친견을 외면하고(현실적으로도 어렵고)

작은 암자에서 수행하고 울력하는 스님들 모습을 찾아 나섰지만 일정 핑계로 변명한다.

그런 면에선 개심사가 나를 위로해 준듯하다
 

역사적으로 가치를 부인 할 수 없음과 수많은 선지식의 자취가 그것을 말해주는 것이

많은 이들이 찾는 큰 절집의 이야기라면 그것을 이용하는 안팎의 재주꾼들이 얄밉다.

허물은 지적하되 개선을 권유하는 선이라야 하고 책망하는 그 순간부터 오만함이니

이를 경계하여 그 전에 스스로도 반성 할 것에 게으르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무지를 덮으려는 어리석은 몸짓으로 무식함을 드러내 매를 벌고 싶지 않음이고

그냥 무지한대로 조용히 몸과 마음을 씻어 언젠가 그들처럼 혜안을 얻겠다는 욕심보다

그들의 가치 있는 닦음의 이야기들을 선별하여 알아듣고자 하는 것이다.

 
 
 

고암선생에 대한 도피 생활과 예술철학 수덕여관에 대한 그동안의 사연들

수덕사와의 인연 그리고 바위에 새겨진 글 그림에 대해 이청선생의 설명을 듣고

우리의 정치 문화의 아픈 기억들이 되살아났지만 예술문학에 문외한인 이 몸은

그저 푸석한 마사토 같은 사진 몇 장으로 대신한다.

 

선(禪)의 중흥도량 수덕사 (修德寺)

운수납자들의 수행정진 터 수덕사는 대한불교조계종 5대 총림의 한 곳이다.

일반적으로 수덕사는 백제시대에 창건된 절로 알려져 있다.

사기(寺記)에서는 백제 말엽에 숭제(崇濟)스님이 창건했다고 기록되어 있지만

이 설을 뒷받침할 만한 또 다른 기록이나 유물이 없어 일설에는 599년 지명법사가 창건
원효가 중수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창건에 대한 뚜렷한 기록이 없어 의견이 분분한 것이다.

다만, 

《삼국유사》 <혜현구정(惠現求靜)> 조의 기록을 통해

수덕사가 백제시대에 이미 창건된 사찰임 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백제 말에 창건된 수덕사는 근·현대에 들어서서 경허 성우(鏡虛 惺牛) 스님을 비롯해

만공 월면(滿空 月面)· 수월· 금오 태전(金烏 太田) · 벽초 경선(碧超 鏡禪)· 대의(大義)·

청담 순호(靑潭 淳浩)· 묘리 법희(妙理 法喜)· 일엽 하엽(一葉 荷葉) 스님 등의 고승이 주석,
선(禪)의 중흥지로 뿌리내려져  있다.

1984년에 덕숭총림(德崇叢林)을 개설한 수덕사는 종합수도도량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혜암 현문(惠庵 玄門)· 벽초가 있다.

수덕사의 산내암자로는 우리나라 최초의 비구니선원인 견성암을 비롯하여

경허스님과 만공스님이 선풍을 휘날리던 정혜사와 금선대 등이 있다.

수선도량으로서 수덕사는 선(禪)의 생활화와 선풍진작의 계승을 위해

선 실천(禪實踐)수련대회를 갖는 등 일반인들에게 우뚝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문헌참조)

(雲水衲子) :구름과 물처럼 수행 처를 돌아다니며 수행하는 스님)

5대총림 : (통도사(불) 해인사(법) 송광사(승) 수덕사, 백양사) 

 

▲ 견성암 

▲ 화소대 


                                                      

▲  정혜사 
                                                     



▲ 관음바위
                                                            설화


백제시대에 창건된 수덕사가 통일신라시대에 이르기까지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가람은 극히 퇴락이 심해 대중창불사를 하여야 했으나 당시의 스님들은 불사금을

조달하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묘령의 여인이 찾아와서 수덕사의 불사를 돕기 위해

공양주를 하겠다고 자청하였다.

이 여인의 미모가 빼어난 지라 수덕각시라는 이름으로 소문이 원근에 퍼지게 되니,

심상궁곡인 수덕사에 이 여인을 구경하러 오는 사람이 연일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그중 신라의 대부호요 재상의 아들인 "정혜(定慧)"라는 사람이 청혼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 불사가 원만 성취되면 청혼을 받아들이겠다고 하는 여인의 말을 듣고 이 청년은

가산을 보태어 10년 걸릴 불사를 3년 만에 원만히 끝내고 낙성식을 보게 되었다.

낙성식에 대공덕주로서 참석한 이 청년이 수덕각시에게 같이 떠날 것을 독촉하자

"구정물 묻은 옷을 갈아입을 말미를 주소서"하고 옆방으로 들어간 뒤 기척이 없었다.

이에 청년이 방문을 열고 들어가려하자 여인은 급히 다른 방으로 사라지려 하였다.

그 모습에 당황한 청년이 여인을 잡으려 하는 순간 옆에 있던 바위가 갈라지며

여인은 버선 한 짝만 남기고 사라지니, 갑자기 사람도 방문도 없어지고 그 자리에

크게 틈이 벌어진 바위 하나만 나타나 있었다.

이후 그 바위가 갈라진 사이에서는 봄이면 기이하게 버선모양의 버선 꽃이 지금까지

피고 있으며 그로부터 관음보살의 현신이었던 그 여인의 이름이 수덕이었으므로

절 이름을 수덕사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광경을 본 정혜라는 청년은 무상함을 느끼고 홀로 산마루에 올라가

절을 짓고 그 이름을 정혜사라 하였다고 한다.

또한 이때부터 관세음보살이 현신하여 절을 크게 중창하고 바위 속으로 사라진 이곳에서

기도를 하면 모든 소원이 성취된다는 소문이 경향각지에 퍼지자 소원을 비는 인적이 연일

끊이지 않았으나, 수덕사는 근대한국선불교의 중흥조인 경허 만공스님의 가풍을 간직한

선찰로서 자칫 기복에 치우칠 우려가 있어 이를 더 이상 구전치 않았던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이곳을 찾는 많은 불자들의 심원(心願)에 따라 수덕사에서는 이 성역에 참배하고

기도하는 이에게 관음의 신통묘용(神通妙用)한 가피(加被)가 얻어지기를 기원하며 근래에

관음상을 봉조하게 되었으며 이날도 참배객은 이어지고 있었다.


다음은 간월암에서 뵙겠읍니다. ()()().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