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이 신민준을 사실 상 지도한다고 한다. 멋진 일이다.
무슨 말인가 해서 기사검색을 해보았더니
실제로 같이 숙식을 하면서 5개월 정도를 생활하기도 했다고 한다.

인터뷰기사를 보니 이세돌의 표현은 겸손하기 그지없다.
같은 프로끼리 제자라뇨? 라고 손사래를 치고 있다.
그 자신 어린 시절에 자신의 자질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본 경험이 있으니
프로로서의 존중을 미리 할 줄 아는 것일 것이다.

반면, 신민준은 직접 제자라는 표현을 잠칭하면서 또한 고마움을 표시하고 있다.

이제 이 9단도 한 고비를 넘어선 시기인데다가
두 사람의 연령차가 20년 가까울테니, 가히 사제라고 해도 무리가 없는 안배가 되는 것 같다.
길게 보면 그날그날의 이기고 지는 일은 큰 문제가 아니라는 말,
그러나 이세돌처럼 최고의 경험을 해본 사람이 하는 말이니, 듣는 사람의 싢뢰가 다를 것이다.

게다가 신민준은 이세돌과 스타일이 달라서 더욱 정이 간다는 말도 묘하다..
오청원에게서 배운 임해봉은 2중의 허리라고 불리웠었고
이 창호는 희대의 천재인 조훈현이 감지하지 못할 독특한 자질의 소유자였었다.. 정말 묘한 궁합이다..
그런데 신민준의 그러한 다름이 이 9단에게 더욱 시선이 쏠리게 한다고 인터뷰에서 말하고 있다.

영재대결이 끝나고 복기에 참여한 상황의 속내가 작년의 인터뷰기사에 나오고 있다.
신진서도 합류를 해서 함께 공부를 하면 좋겠다는 표현을 이 9단이 하고 있다.
아무래도 그렇지 않겠는가?
이창호 스타일들은 사람이 과묵해서, 게다가 20년의 경력 차라면 그 앞에서 과묵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원래 말로 하는 의사소통이란 나이가 좀 들면서 발달하는 경우가 많다.

설혹 어린 사람들이 실전에서 잘 두더라도 그 내력을 자신의 언어로 설명하는 데에는 또한 상당한 기간이 더 경과해야 한다. 그래서인지
신 진서가 함께 한다면, 두 사람의 수담을 놓고, 세 사람이 함께 토론하고 순환적인 공부를 할 수 있다는 말을 인터뷰에서 하고 있다..

언젠가부터 이세돌의 인터뷰 등을 보면 그가 아무래도 독각형 기질이 강해서인지

바둑자체도 그렇지만, 바둑에서의 그 감화를 생활화하는 데에도 고유한 수읽기를 바탕으로 한 실천력도 보여주는 것 같다..
어린 시절을 섬에서 보냈다는 것은 그만큼 타고난 기질이나 창의성을 보존하기에 좋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

이 창호와 같은 희대의 천재들은 전혀 다른 스타일의 선생과 한 집에서 6년이나 살면서도 자신의 스타일을 망가뜨리지 않을 수 있었지만, 그러나
많은 경우 고독은 천품의 보존을 위한 좋은 기회와 숙성의 기회가 되기도 하는데

이세돌의 경우 간혹 논란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였지만, 그러나 요즘까지의 그 인생행마와 운석을 보면 자신에게 어울리는 멋진 판짜기를 꾸준히 해나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자신의 스타일을 망가뜨리지도 않았으면서도 이제 시기에 걸맞는

또 다른 몇 가지 운석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세돌의 모습이
그 자연스런 장발처럼 아름답다..
그의 인생을 지지하고 후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