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남사는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가지산에 자리한 신라 천년의 고찰로

824년(현덕왕 16)에 도의(道義) 선사가 창건한 절이다.

창건 당시 호국도량으로 화관보탑(華觀寶塔)의 빼어남과

각로자탑(覺路慈塔)의 아름다움이 영남 제일이라 하여 석남사(石南寺)라 불렸으며,

일설에는 가지산의 별명이 석안산(碩眼山)이기 때문에 석안사라 칭했다고도 한다.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선(禪)을 들여온 도의선사에 의해 창건된 사찰로

도의는 육조 혜능(638~713) 이래 견성오도(見性悟道)의 종교적 체험을 확인하고

대중의 공감을 얻은 남종선의 시조였다.

784년 당나라에 들어가 서당지장(西堂智藏, 735~814)의 법을 계승하고

백장회해(百丈懷海, 720~814)를 참배한 후 821년 귀국하였다.

그러나 당시로는 파격적인 사상을 담은 선종의 수용이 난관에 부딪쳐

고국에서는 그의 혁신이념을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설악산 진전사(陳田寺)에 들어가 염거(廉居, 9세기) 등의 제자를 기르며

때를 기다리다가 호국기도도량으로 창건한 선찰(禪刹)이 석남사라 한다.

하지만 도의의 824년 석남사 창건설은 신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도의를 종조로 하는 가지산문의 장흥 보림사가 염거의 제자인 체징(體澄, 804~880)에

이르러서야 창건되었기 때문이다.

이외 또 다른 석남사 창건설이 있는데,

『울산광역시시사』에는 도의의 제자인 진공(眞空, 855~937)에 의한 것임을

조심스럽게 밝히고 있다.

진공은 경주 출신의 진골로서 신라와 고려 왕실의 교량역할을 한 인물로 알려져 있으며

신라의 항복을 유도한 인물이다.

현재 도의의 창건인지 진공의 창건인지는 명확히 알 수 없지만

석남사가 도의를 종조로 하는 가지산문의 대표사찰이었음은 가지산이라는

산 이름을 통해 증명되고 있다.(전통사찰 자료 발췌)

대웅전 주련

摩諕大法王       . 마하 대 법왕이여

無短亦無長       . 짧은 것도 없고 긴 것 또한 없도다.

本來非皁白       . 본래 검거나 흰 것이 아니로되

隨處現靑黃       . 곳을 따라 푸르고 노란 것을 나타내도다.

▲ 저 어둠속에서 진리의 빛을 찾는가.

엄격하기로 서슬이 퍼렇다는 3대 비구니수도도량 석남사.

요사채를 돌아보면서 엄격하다는 것에 크게 두 가지를 생각해 보았다

스스로에게 그 아닌 것에.

자신에게 엄격하다는 것은 도에 이른다고 하여 그 깊이를 대중할 수 없고

환경에 엄격하다는 것. 그것에는 오해의 소지가 너무 많다

사랑으로 임하거나 뭔가를 전수하려는 장인의 그것에야 이설이 있을까만

장점을 접어두고 허물만 들춘다면 그것의 의도는 뻔하다

사랑과 배려가 없기에 오직 자신의 아집의 희생물로만 생각하게 된다.
 

그러니 관심의 대상이 잘못되기를 바라는 것으로 목적은 미리 정해질 수밖에.

그것을 위해서는 집착을 하게 되고 결과를 얻기 위해 추함도 돌아보지 못한다.

스스로에 엄격하다면 남의 허물에 날을 세워 파고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자신을 다스리기도 벅참을 아니까.

불의에 맞서는 이 무조건적이지 않고 그 과정에 자신의 이해관계를 행여라도

결부 시키지 않으며 그 결과에는 스스로 초연하다

남의 허물을 즐겨 논하는 이 대개는 그것으로 자신의 못난 점을 가리거나

그 효과로 뭔가를 얻을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작용하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은

꼭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본인만 모르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데

그것으로 주변을 환기 시키려하지만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받아들이는 환경은

말하는 과정과  평소의 언행을 견주어 사안을 평가한다.

평소 자신에게 얼마나 엄격했는가에.
하지만 여기서 변명과 오해는 갈등을 부르고 진실은 곡해 받는다. 

물어온다 해도 되도록 장점을 많이 얘기하고 보완점을 조심스럽게 전달하여

자신이 다듬을 수 있게 함이 최선이지만 그마저도 오해를 벗어나기 어렵다

이치나 환경이 이러한데 나서서 남을 허물을 탓함에 항상 정의를 내세우나

정작 자신의 허물에 진솔하지 못한다면 그것이 허물이요 안타까움인 것이다

모두에게 모범이 되어도 망설일 일을.

겸손에 대한 오해.

내 잘못이라 함을 수치로 생각하거나 남의 그것을 비굴하게 보는 잘못된 생각

이제 그 안목이 안쓰럽다는 걸 깨달아가야 한다.

남의 허물이 안쓰럽다면 허물을 탓하는 허물도 안타깝게 보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겸손이라 함은 자신과 남의 허물을 인정하는 것에서 오는 것이리라.

모두 거쳐 지나 온 일이고 끝없이 정진해야 하는 길.

 

이제 겨우 내 잘못으로 인정하고 돌아서지만 아주 가끔씩은 배려라 치부하니

이마저 털어 버리려면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을 갈등과 고뇌를 해야 할까.

생각을 다듬지 않아도 몸이 앞서 가기를 그리고 말은 필요한 만큼만 하여

넘치지 않기를 두 손 모아 합장하고 머리를 조아리나 언제나 그러하듯이 돌아서면

아직도 스스로에게 배려하거나 변명하고 합리화 시킨다.

몇 안 되는 나보다 못한 이들을 위로삼아.

오늘 석남사에서 엄격한 것의 방향을 잡아 수도자들의 고행을 나름으로 짐작하고

세속에서나마 더 낮은 곳에서 임하리라 추슬러 본다.

하지만 말뚝을 튼튼히 박고 끈을 단단히 매달았건만  휘돌아 동그라미가

그려지지 않음은 고무줄 같이 수시로 늘었다 줄었다 하는 끈을 다루지 못함이다

스쳐가는 수도자들의 얼굴에서 수심과 평온을 함께 느낌은 내 고무줄 같은 의지로

말뚝을 돌아가며 동그라미를 그리는 그런 마음으로 보아서일까.

나무는 흔들려 뿌리를 깊이 내리고 오뚝이는 비틀거리나 쓰러지지 않는데

이 중생의 갈지자걸음은 오늘도 변명만 늘어놓는구나.

내일은 나아지리라. 내일은 나아지리라.

그렇게 오늘을 변명하고 다가오는 오늘에 미루는 상념의 빨랫감만 쌓여간다.

 

▲ 일주문

 

 

▲ 맑은계곡 우거진 숲사이로 예쁜 새악시 하얀 이빨처럼 살포시 모습을 보이는 석남사

 

이 가을이 가기 전에 간병으로 고생하시는 어머님을 모시고 단풍구경을 겸해

가까운 절을 찾으리라 계획만 하다가 한파에 접하니 그렇게 섭섭했다

바쁘다. 아버지 때문에 어찌 가느냐며 늘 사양 하시던 어머님을 설득(?) 한 것은

다름 아닌 우리 할머니였다.

얼마 전부터 꿈에 보이시더라 하시기에 이때다 싶어 한 명분을 만들었다

가실 때 100번째까지 넣어 드렸지만 마지막 8곳의 사찰순례 한 것을 상궐 해야 되니

아마도 그런 것 때문인 것 같다고 이참에 다녀오자고 재촉하여 나서게 되었다.

우리 집안의 내력 특히 우리 모자는 도리에 약하다. ^^;

어쩌면 할머님의 진정한 메시지였는지도 모르는 게 그 방면엔 어머님이 강할 테니까.

이달 중순에는 나의 마음이 전달되었는지 말하지 않았는데 막내가 먼저 말을 꺼내온다

형편 핑계로 끙끙대고 있는데 어머님과 내장산이나 설악산을 다녀오자고 한다.

사실 입이 엄버지기 벌어져 턱이 빠질 뻔 했지만 애써 진정하고 걱정스런 모습을 보였다

“자네도 그리 여유가 없을 텐데. 나야 ...”

어쨌든 그렇게 진행 해보자 하고는 그 다음날 부리나케 전화질을 해댄다.

정읍시 관광과로 나무나루님에게로. 어쨌든 가기로 하고 목록을 잡아 보았다

내장사 => 백양사 => 선운사 => 내소사 => 개암사 => 망해사.

벌써부터 이번 가을수학여행(?)에 밤잠을 설치게 되었다.

올해 가을을 내장산 산사기행으로 잡혔고 그것으로 한해를 마무리 하는가보다.

나에게는 뜻밖의 대박이다.

효도하고 호사하고. 그리고 여러분들에게 나눠 드리고.^^=

 

 

                                                       鐘樓(종루)

      優遊實際妙明家(우유실제묘명가)  

       轉步移身指落霞(전보이신지락하) 

無限白雲猶不見(무한자운유불견) 

夜來明月出蘆花(야래명월출로하) 

曹溪鏡裡本無塵(조계경리본무진) 

何必面南看北斗(하필면남간북두) 

五六四三不得類(오육사삼부득류)  

       豈同一二實難窮(기동일이실난궁) 
 

        실제의 진리 미묘하고 밝은 집에 놀다가

        발걸음 돌려 몸을 옮겨 떨어지는 노을 가리키도다

        무한한 흰 구름은 오히려 보지 못하고

        밤새껏 밝은 달이 갈대꽃에서 나온다

        조계의 거울 속엔 본래 티끌이 없으니

        하필이면 얼굴을 남쪽으로 북두를 보리요

        다섯 여섯 네 셋 존류가 아니니

        어찌 하나 둘 실로 궁구하기 어려움과 같으리요.

한문은 시간이 너무 걸려... 시간이 허락 되는대로 (__)

 

▲
보물 제369호인 도의국사 부도


                                        

                                          공지사항

 

이번에 한해를 보내며(좀 이르지만..^^) 서광사에서 바둑 템플스테이에

참가하고자 합니다.(1박2일 & 2박3일 11월 마지막이나 12월 첫 주말 예정)

혹 참가의사가 있으신 분들은 댓글을 남겨 주시고

도신스님과 그 쪽이 고향이신 박 사범님등 섭외를 이청 선생께서

알아보고 연락 주신다 하였으니 다음에 일정을 정확하게 올리겠습니다.

바둑인으로서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하시는 기우님들의 동참을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