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어둠이 내리지 않은 해변한곳이 소란했다

나는 넘어진 채 엉거주춤 팬티를 끌어 올렸고 주변은 해프닝에 난장판이 됐다

보모누나는 미안하고 우습고 민망하고.

그 복잡한 표정으로 붉어진 그녀의 얼굴보다 더 붉어진 나는 터질 것 같았다

나는 그 넓은 해변에 숨을 곳도 없이 완전 오프닝 무대에 덩그러니 던져졌고

가관은 챙겨준다고 같이 팬티를 올려 준다는 꼴이 주변에 즐거움을 더해줬다

그리고 다 보여줬다.

엄청 쪽팔렸다.

이것으로 그때의 황당함이 전달될는지.

싸움은 일어나지 않았다

보모누나와 나의 포복절도할 해프닝으로 아마도 어림으로 수백 명이 둘러싸고

어느 코미디프로 녹화가 있기에 이렇게 리얼하게 액션을 펼치나 했을 것이다.

쪽이 배따고 들어오나 체면이 밥 먹여주나 사랑이 우산 받쳐주나.

그렇게 자학하며 살았는데 내 몸에서 모든 기가 빠져나가 버리는 것을 느꼈다

여기서 임기응변의 묘수가 있는가.

상대가 남자라면 순간적으로 면상을 날리고 지근지근 밟았을 상황이나

이건 도대체가 말이 나오지 않아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몰라 허탈한 마음을

허공을 향해 모래만 한 움큼 집어 던지고 그냥 퍼질고 앉아 웃어 버렸다

잠깐이지만 나에겐 너무나 긴 시간. 누가 어깨를 툭 쳤다.

풍진이 미소를 띠며 바라보고 있었다.

“선달아.”

우리는 마주보고 웃었다

그리고 풍진이 내밀어주는 손을 불끈 잡고 몸을 일으켰다

모여 있던 사람들이 혹시 자기들에게 불똥이 튈까 실실 흩어지는데 

그때까지 옆에서 수건으로 나를 가려주고 있었던 못안을 보았다

짜식.

그의 은근한 배려에 고마움으로 엉덩이를 손으로 힘껏 쳤다.

“재밌었어.”

그가 씩 웃으며 하는 말 또한 가관이다.

“나는 네가 발가벗고 싸울까봐 은근히 걱정했다. “

사실 친구들 중에 몸에 문신을 한 몇은 곧잘 옷을 벗어 던졌다

하지만 나는 일체의 문신을 하지 않았고 문신으로 위압감을 주지 않아도 되었지만

그 보다 더 큰 이유는 60키로 안팎의 새가슴에 자체로 엑스레이 인화 본 웃통을.

그건 아니다.

개들만 끌어 모을 뿐이다 지금은 70은 나가지만.

그리고 적어도 팬티는 입어야 환경을 떠나 현실적으로 추 관리가 된다.

스텝. 

중심이동이 중요하지 않는가.

못안.

나는 그를 난 이라 생각한다.

수수하고 정초하며 단아하다는 난.

여성에게 주로 비유되는 말인 것 같으나 내가 그를 난 이라 생각하는 이유는

순수함의 엑기스라 보기 때문이다

세상이 쓰레기장이 되어가고 있고 잘난 민주화는 꼴통들이 제 세상을 만났다

절제되지 않은 자유는 독재에 눌려 있다가 성숙되기 전에 설익은 밥을 퍼먹는 꼴이다

부정한 돈 과 싸가지 먹물과 무식한 고기 덩어리들의 굶주림을 위한 욕구만 채워줬고

순리를 따르는 기다림의 의무는 뒷전이 되었다 본다.

예전에 당연했던 도리와 의무 예가 이제는 “세상에 이런 일이” 로 소개된다.

또 다른 독재에 서민이 죽어가는 이유가 그들을 통제할 수 있는 제도적 대안이 없었고

정서적으로 성숙되기 전에 설익은 상을 차려놨으니 이것저것 가리지 않는 놈들과 달리

때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기회는 오지 않는 것이다.

허리.

기본생활에 구속받지 않아 자유로운 발상을 표현해줄 중산층이 사라져 버렸다

그들이 여론을 형성해야 하는데.

또 는 바닥을 뒹굴고 모 를 향한 권모술수만 판을 치고 편법으로 이긴 자들이

엘리트그룹을 형성하고 있으니 그들에게서 도덕성을 바란다면 개벽이겠지.

양심은 중과부적에 수시로 그들의 얼굴마담 노릇이나 하다가 회의를 느껴 칩거하니

먹을 수 있고 없고가 문제가 아닌 오직 밥상을 차지해야만 하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결과만을 추종하는 세상에 성실과 인내의 과정은 시달리고

속수무책으로 결과에 무기력하다

혹여 그림의 떡을 운 좋게 받아 들었다 해도 먹을 게 없다

애초에 소화기능이 다르니.

이 쓰레기더미에서 그는 오염되지 않는 순수함으로 푸름을 지켜가고 있는 것이다

훗날 그 푸름이 세상에 기만당하고 사업에 인생에 실패하고 비로소 쓰레기장을 떠나

낙향하여 어쩌면 제자리 일지도 모르는 고향땅에서 소를 찾았고 웃음도 되찾았다.

그를 바라보면 또 다른 안타까운 쓰레기에게 위안이 된다.

자칫 큰 싸움판을 만들 뻔 했던 것을 나와 보모누나의 해프닝이 막은 셈이다

흥분을 가라 앉혔고 그 말미에 이성을 찾아 사태를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이 되니

정말 어처구니없는 수상전이 벌어졌던 것이다

우리의 목적과는 관계없이 눈싸움으로 시비를 벌렸던 것이 아닌가.

이름 하여

뭘 봐. 눈깔아.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같이 동행했으면 영웅심에 거들었을 것이고 또 다른 상황이 설정 되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풍진의 정중한 사과와 못안과 미지누나의 미소작전으로 마무리하고

온 해변을 다 뒤져도 범인은 오리무중이고 우리는 허탈하게 숙소로 돌아왔다

모두 비슷비슷 한데다가 특별히 표시도 없었으니.

첫날밤.

이집 저집을 돌아다니며 버너와 코펠을 빌려다가 라면으로 때우는데

기가 차는 상황에 분함을 삭히며 먹는 라면인데도 왜 그리 맛있는지.

소주잔이 몇 순배 돌아가자 분위기는 살아났다

그래 이왕지사 잃은 것은 돌아가서 생각하고 오늘은 이 젊음의 땔감으로

낭만의 여름밤을 불 밝혀보자.

내가 기타를 꺼내들자 드럼은 모래무덤으로 높낮이를 만들고 남은 그릇과 깡통

그리고 소주병에 약간의 물을 채워 한 세트를 만든다.

촹~~~

장지지~ 장지지~

뚜루르르르르.... 촹~

첫 곡으로 못안이 개사한 우리들의 18번곡이 구조라 밤하늘로 날아오른다.

고고풍의 컨트리 송 팝인데 이제 아무리 생각해도 제목이 떠오르지 않으니.

일단 한 곡조 뽑는다.

중들이 모여 사는~

한적한 절간에서

개고기 올려놓고

염불을 드리네.

저 염불이 끝나면

개고기 뜯겠지

빛나는 목탁 빛나는 해골

오~ 행복한 달밤.

약간의 익살과 풍자 그리고 경쾌한 리듬

팀 컬러는 이런 개사한 코믹송을 얼마나 많이 아느냐에 달렸다.

적당한 리듬에 상하이가 나서자 주변의 시선이 몰렸고 시간이 흐를수록

한사람 두 사람 합석하는 이들과 커플들이 늘어나고 그들은 먹을 것도 가져와

어디서 왔는지. 어떤 동긴지. 등을 물으며 서로 과일과 음료수 술을 권하였고

한곡이 끝나면 누구랄 것도 없이 선창하여 릴레이 캠프 송으로 이어졌다.

흥이 고조되자 여기저기 일어나 서로의 춤 솜씨를 뽐내니 축제 그 자체였다.

여기에 기분이 좋아진 일행들의 흥겨운 파티는 한여름 밤을 더욱 뜨겁게 달구었다.

처음에 그냥 쓸려다가 비슷한 이미지의(?) 만만한(?) 분들의 대명을 인용하는바.

오해 없이 봐주시길.(다 그렇게 하는데 새삼스레) ^^*

근데. 수읽기 명인 (용진) <<=== 여기서 문제가. 그냥 넘어가야 하나. 마나.

오해의 소지가 넘 많아서리...  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