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레비를 보는데 인상깊던 영화장면 하나가 나온다..

색계는 지금 유명해진 여배우를 탄생시킨 영화인데

화면에 나오는 장면은, 이 여배우에게 남자가 다이아몬드반지를 사주는 장면이다.

이 남자를 암살하려고 이미 준비가 된 상태였는데, 그래서 여성은 실은 남자를 위험으로 끌고들어온 것이었는데

반지를 사주면서 하는 남자의 대사가 매우 인상깊다..

다이아몬드를 좋아하세요? 라는 여자의 말에 대한 남자의 답은 정말 매혹적이었다.

다이아몬드가 아니라 그걸 낀 네 손이 보고 싶었지.. 스무 살 여성에겐 더 없이 매혹적인 말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여성은 남자에게 위험신호를 알려주고 남자는 그 말뜻을 눈치채곤

비호같이 몸을 날려서 달아난다..

사랑과 국가와 젊음과 남녀와 등등

지금 생각해보면, 여러가지가 잘 어우러진 독특한 매력의 작품이었었다.

당시에는 남녀주인공의 정사장면이 많이 거론되었었지만

유명한 많은 영화의 경우처럼, 실제론 다른 풍부함이 있는 경우였던 것 같다.

젊은 여성이 애국청년단에 참여하게 된 맥락을 보면 마치 우리나라의 과거를 보는 듯도 하고

그러면서도 그 안에 사랑과 개인의 욕망과 청춘의 성장 기타 등등, 그리고 아마도 color와 풍경 등등이 잘 버무려졌었던 것 같다..

오랜 만에 저 장면을 보니, 영화관에서 보다가 찬탄했던 기억이 되살아나서

한자의 소감을 적어보고 싶어졌던 것 같다..

바둑으로 치면 토혈국이라든가 이적의 한수라든가

혹은 머리를 박박 밀은 오청원의 젊은 시절 사진이랄까..

그런 식으로 인상깊은 장면들이 세상에는 있다.

아마도 얼마 전 이세돌이 어둔 복도에서 담배를 피던 장면도 인상깊었었다..

대통령과 연관된 사고소식들도 인상깊은 장면이었었다..

전혀 예상치 않았던 사고도 있었고, 또 호외라는 것이 실제로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던

유고소식도 생생하다..

그 모두가 아무런 일없음의 배경을 토대로 일어나는 것이지만

인간의 인지기능은, 묘하게도 두드러진 것만 인식하는 습관이 있다.

오직 쓰나미라든가 파도를 주로 인식하지, 그 모두가 물인 것은 알기가 힘든 것이다. 그래서 일생무사인의 소식은 그리 반복해도 잘 인식되지 않는 것일까..

달마가 서쪽에서 온 취지를 말해달라고 하자, 뜰앞의 잣나무를 답해주었다는데

질문자는 말하길, 자신은 그런 사상을 논한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하자, 노인네는 답하시길, 나도 성색을 말한 것이 아니라고 다시 답해주었었다고 한다.. 복습 겸해서 한번 더 써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