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이란 것이 만남을 전제로 한다면.

세상을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말해줄 것도 있고 들을 것도 있을 것이다

그 환경에 접해보면 자신이 인정하지 못하거나 몰랐던 것을 알게 되거나

그것들의 모순과 갈등을 접하면서 선택의 기로를 맞기도 한다.

여기서 우리는 그동안 자신만의 환경을 서로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스스로에게 아니면 상대에게서 필연처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어느 정도 예상대로 일수도 있고 어떤 경우는 내가 이정도인가 하고

감탄과 실망을 느낄 수 있고 아니면 상대에게서 그것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우리의 인연이라는 것이 의도적이던 무의식이던 만남의 결과로

상처와 위로를 동반하게 되며 그 결과로 인연과 악연이 따로 갈라진다.

만남은 여러 가지 예가 있겠지만

커피 한잔을 나누는 것과 술 한 잔을 기우리는 것에서 취향에 따라

공통분모를 찾아가는 과정이나 느낌이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그 하나는 감성만을 자극한다고 본다면 또 하나는 이성까지 자극한다.

꼭 술과 커피가 아니더라도 서로 상반되는 가치관이 이질적으로 부딪치면

감성과는 달리 이성은 자신의 생각을 관철하려는 강한 의지력을 보이게 되는데

여기서 충돌이 일어나고 상대의 환경을 인정하는 게 쉽지가 않다

자신의 장점과 상대의 단점만 보게 되니 소통이 이루어질 수가 없음이 당연하고

자신에게는 작은 배려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이 상대는 용납되지 않으며

여기에 그 상대가 안타까운 만큼 자신을 안타까워하는 상대를 무시함을 모른다.

이성간이건 동성 간이건 감정이 개입되면 이성적 사고가 흐려진다고 본다.

오직 자신의 관점에서 상대를 평가하면서 상대적으로 자신을 변호하게 되고

목적을 취하기 위해 상대의 약점 찾기와 그에 상응하는 자신의 장점 부각에

모든 집중력을 모으게 되는 것이다

서로가 집념과 집착의 구분을 혼동하고 자신의 허물마저 합리화 시키게 된다

여기에 수양이나 우리가 흔히 말하는 내공에 따라 시작부터 과정과 결과까지의

그 사람의 행위를 두고 우리는 인격이라고 말하는지 모르겠다.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수가 많으면 여론이고 대세라 몰아 다소 여유도 부리고

그 반대의 경우에 접하면 엘리트화 시키고 존재위기를 느껴 투쟁적이며 치열해진다.

나는 그 어느 쪽에서도 자유롭다 할 수 없으니 문득 나의 삶에 회의가 스쳐간다.

 

 

최근에 나의 환경은 급속도로 나빠졌다

지난 40년을 원망했던 아버지와의 오해의 강에 막 배를 띄우려하자 황혼이다

당신은 오해를 풀고 어머니와 우리들의 사랑에 삶의 미련을 가지고 집착하나

이미 중풍30년으로 쇠약해진 몸은 하루하루를 힘겹게 넘기고 그것을 바라보는

나의 마음은 연민의 정으로 싸한 가슴을 하늘로 날려 보낸다.

왜 이제 왔느냐고.

환경이 긴박하고 불안하니 집사람과의 갈등으로 또 하나의 오해의 강에 마주하였고

몸서리쳐지는 오해와 갈등 속에 나는 방황하였다.

술로 달래고 글쓰기로 위로 받았으나 그 마저도 오해를 불러온다.

군자도 아니요 무쏘의 뿔처럼 달려가는 의지력도 없음이라

오해의 강에 술 취한 사공이 되어 저 망각의 바다로 그렇게 노를 저어 갈뿐이다

에 헤라 디여~

나의 슬픈 이 노래도 오해의 눈을 피해가지는 못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