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빈이 좋은 성적을 올렸다는 기사를 본다..

김연아의 개인사는 아마도 이로써 적어도 전반기는 성공으로 기록될 것이고

보다 큰 맥락에서 보아도 큰 아쉬움은 없게 틀지어진 느낌이 든다..

물론 연아선수가 이번 올림픽에 간 것은 개인적 욕구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어떤 면에서 역사적 안목과 연관이 없다고 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시기에 맞게 후배들이 성장을 해주어야 하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선 앞선이가 기다려주기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개인적으로는 올 포디움이라는 역사적 쾌거를 이루기도 했는데, 이제 그 후배들이 잘 성장하고 있으니, 그것도 그룹을 이루고 있으니 세대적 역할을 다했다고 할 만하다. 역사적 소명을 어느 정도 한 것이다..

오늘 보도되는 숏트랙 기사를 보면 그쪽도 맥이 잘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심석희는 절대강자 수준으로 성장했다고 하는데, 더욱 놀라운 것은 두 살 아래 쯤의 후배 중에 이미 심석희와 겨루는 선수가 있다는 말이다. 최 씨 성을 가진 학생이 벌써 심석희와 비슷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하며, 다만 연령제한때문에 올림픽출전이 불가능했다고 하는 소문이 있다..

이세돌이 금년에는 볼 만한 풍경을 지속해줄 것이다. 그러나 더 늦기 전에 기사들이 분발해주어야 할 것이다. 선배가 물이 올랐을 때에 함께 움직여주어야 된다. 만약에 다음에 또 이세돌이 이긴다고 해보라. 그러면 아마도 십번기가 갖는 동력의 절반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러니, 변화가 크게 발생하기 전에 지금 후배기사들이 분발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제도적으로 받침해줄 점들이 있다면 이럴 때에 기원행정도 미리 당겨서 해주어야 한다. 이미 소를 잃어본 경험이 있으니만큼 잃은 후에 외양간 고치는 심정으로 지금 해줄 일이 있으면 미리미리 사랑을 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박태환이나 김연아의 경우를 보면서 느껴지는 애매한 느낌은

왠지 행정담당자들이 미리 세력다툼을 하는 느낌이 좀 있다.. 김연아가 힘을 얻으면 우리가 모르더라도, 세력이 위축되는 그룹이 있을 수 있다. 그 입장에서 드러내놓을 순 없어도 왠지 과도한 성장을 견제하는 느낌이 좀 있다. 왜냐하면 살아본 입장에서 보면, 이십대 중반이면 곧 서른이 되고, 그러면 직접 자신들이 연루될 당사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번에 서훈규정에 관한 기사들을 보아도 왠지 묘한 느낌이 있다. 올림픽 위원회에서 연아의 승복기사를 올렸다고 슬그머니 내린 일이 있었는데, 댓글을 보면, 이번에 서훈규정의 처리방식이 그와 좀 비슷한 구석이 있다는 것이다. 왠지 경험 상으로 비추어보니 그럴 개연성이 없지는 않아보인다..

박태환의 경우에는 사실 더욱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실력이 퇴조한 상황도 아니고, 아직도 세계기록가능성을 여전히 가지고 있으니, 광고주들의 입장에서도 어느 정도 매력이 있을텐데, 그렇게 말이 많아도 임자가 나서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이다..

그리고 이전 올림픽에서 펜싱 등에서 새로운 스타들이 탄생했는데, 그들은 아마도 새로운 모델이 된다면 그 사용료가 유명인들보다 훨씬 적을 것이다. 그런데도, 굳이 단 한사람도 새로 등장한 사람들이 없다. 그것도 참 이상한 일이다.

그나저나 오늘자 박태환 기사를 보니, 역사적 역할이나 안목에 관한 소감이 더욱 선명해졌었다.

다른 쟝르에 비해서 수영에는 아직 박태환 키즈가 성장한 싹이 없는 것이다.

다른 모든 영역을 보면, 그런 맥락이 대략 성공했다. 세리키즈에서 출발하여, 연아키즈도 어느 정도 그룹을 이루었고, 그리고 숏트랙도 그렇고, 노래쪽은 불후의 명곡으로 자꾸 새로운 스타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런데 유독 수영은 아무런 소식이 없다.. 황영조 이후에, 그 친구인 이봉주 이외에 새로운 스타가 생기지 않은 것도 비슷한 모습일 것이다..

하긴 모든 일이 제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그래야 될 필요도 없다.

애초에 세상이라는 것이 그다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중요한 곳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니 역사적으로 조금 어긋나도 어쩌겠는가?

그래도 또 그런 것이 아닌 구석도 있는 것이니

이세돌이 긴 머리 잘라가면서 분투해줄 때에 동료 선후배들도 덩덜아서 좀 잘 해주면

말썽 많은 동북아정세에서 어느 정도 기여하는 바가 왜 없겠는가?

죽의 장막을 뚫은 것도 핑퐁이었고, 그나마 주변국을 녹이는 매력 중 하나가 한류이기도 하다.. 중국이 아직 한국을 그다지 함부로 대하지 않는 배경에는

돌부처의 역사가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역사적 경험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고 꼭 말할 수도 없다..

이세돌이 힘을 써줄 때에 조금 더 미리미리 분발해서 잘 되기 바란다..

앞으로 두번 정도라도 이세돌의 머리가 길었다가 줄었다가 하는 모습을 우리가 현실적으로 볼 수 있다면, 그 사이에 무언가 좋은 조짐이 두어번은 등장할 것이다.

치렁치렁 긴 머리에 어둔 복도에서의 긴 담배연기가 주된 영상이 되는 것보단 그쪽이 나을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