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민은 괴로웠다.

자신이 발견한 혜성으로 인해 지구에 엄청난 재난이 닥치게 될 것이다.

물론 자신이 발견하지 않았어도 누군가에 의해서 발견되었겠지만, 왠지 모를 죄책감은 떨쳐내기가 어려웠다.

밤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던 설민은 미국에 있는 민설홍에게 전화를 걸었다.

“잘 지내지? 거기는 어때”

“다들 패닉이지뭐. 혹시 죄책감 때문에 잠못자고 이시간에 전화 한 것 아냐?”

“하하하,,,,,귀신이 따로 없구만! 괜시리 내탓 같아서 힘겹네”

“그 심정 알만 해. 나라도 그랬을거야!”

“이해해주니 고맙네. 도대체 무슨 수를 써야 하는걸까?”

“그러게,,,,혜성을 없애 버릴수도 없고!”

민설홍의 그 말을 듣는 순간, 설민의 머릿속에는 비현실적인 생각이 스쳤다.

“없애버린다,,,,혜성을 폭파해버릴까?”

“혜성이 지구같은 고체덩어리 인가~~ 폭파라니,,,,하하하. 아니! 잠깐만,,,,”

“왜? 뭐?”

“외부의 물리력으로 궤도에 변화를 줄 수는 있잖아!”

“궤도에 변화를? 그건 가능은 하지”

설민의 두뇌가 요동 쳤다.

이 방법은 다만 궤도의 변화였다.

많은 학자들이 이 방법을 모를리 없다.

다만 불확실성도 잘 알고 있다.

궤도의 변화는 또다른 측면이 있다.

‘만약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궤도의 변화가 발생한다면,,,,’

혜성의 지구 정면 충돌이다.

모든 것이 끝나버리기 때문에 아무도 말을 꺼내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선택지가 너무 좁다.

전화를 끊고 나서 설민은 다시금 혜성 kor1500의 자료를 들여다 보았다.

‘만약 원하는 방향으로 궤도를 변화시킬 수 있다면,,,,,’

인공위성에 핵무기를 탑재하여 혜성의 핵에 폭파 시킨다면 궤도 변화는 가능한 것이다.

단, 변화만 가능한 것이다.

그 방향을 가늠할 수 없는게 문제다.

자료를 들여다 보던 설민은 책상에 업드린채 그대로 잠이 들고 말았다.

다음날 아침

설민은 불편한 자세로 잠들었음에도 깊은 숙면을 취했다.

혜성 kor1500의 사진에 침 자국이 선명하게 난 것을 보고, 설민은 쓴 웃움을 지으며 휴지를 들어 닦아냈다.

그런데 침이 묻었던 사진의 한 지점이 유독 눈에 띄었다.

혜성의 핵에서 벗어난 지점에 도드라진 부분이 있었다.

혜성의 핵은 일반적으로 전면 중심에 위치하고 있는데 8시 방향으로 도드라진 부분이 있었던 것이다.

‘이게 뭘까!’

설민은 잠시 혼란에 빠졌다.

‘혹시 이중핵 혜성?’

혜성의 주요 구성성분이 2가지 일 때 아주 드물게 나타나는 것이다.

다시금 설민은 집중했다.

자료를 검토할수록 주요 구성성분이 2가지 임이 드러났다.

혜성 사진의 8시 방향에 있는 도드라진 점도 핵이었다.

두 핵이 절묘한 균형을 이루며 공존하고 있었다.

‘이 균형을 깨트리는 포인트만 공략한다면, 우리는 원하는 방향성을 얻을 수도 있다‘

설민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