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민은 탄자니아 커피 킬리만자로를 들고 창가에 섰다.
시고도 쌉싸롬한 맛이 좋아 매일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습관처럼 이 자리에 선다.
한국우주센터는 이곳 별마로 천문대에 둥지를 틀고 있다.

모든 천문대가 그렇지만, 이곳 역시 온갖 빛의 간섭, 광공해로부터 자유롭다.
높은 산들에 둘러쌓여 있고, 민가로부터 멀리에 있다.
그런 곳이기에 창가로 보이는 풍광은 가히 화보였다.

4월 하순이지만 이제야 신록이 물들기 시작한 산등성이는 연초록의 설레임으로 가득하다.
늘 이시기는 대지에 가득한 생명력으로 충만하다. 

설민은 kor1500 혜성을 발견할 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1년 전 이 시기였다.
적당하게 차가운 대기는 미세먼지 하나 없이 청명했고, 새벽 1시를 지난 세상은 고요한 적막이 흘렀다.
천체망원경으로 우주를 살피던 설민에게 이상한 빛이 감지되었다.
항상 그 우주 공간에는 빛이 없었던 지점이다.
미세하지만 분명 그것은 빛이었다.

천체망원경의 초점을 고정시키고 급히 책상으로 돌아온 설민은 서둘러 혜성이나 초신성 폭발에 대한 자료를 뒤지기 시작했다.
몇시간을 뒤적였으나 자료는 없었다.
작은 전율이 몸을 감싸고, 미세한 긴장감과 흥분이 전신을 휘감았다. 

“설마,,,,,새로운 혜성이 나타난거야?”
“아니야,,,,내게 그런 행운이 있을 리가 없지!”

 설민은 다시 천체망원경으로 하늘을 살폈다.
미세한 빛이 아직 그곳에 있음을 확인하고, 좌표를 기록했다.
낮에 미국우주센터에 있는 민설홍 연구원에게 연락을 해보기로 했다.

 “만약 그곳에서도 빛이 감지되고, 다른 기록들이 없다면, 나는 혜성을 발견한거야!“

 그 희열이 다시 떠올라 설민은 옅은 미소를 띄었다.

국제우주센터는 설민의 혜성발견을 인정하고, 축하의 의미로 관례대로 설민에게 명명을 하도록 요청했다.

1500년 주기의 혜성,,,,그렇게 kor1500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전 세계는 kor1500의 궤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설민과 각국의 우주센터에 있는 과학자들은 kor1500의 궤도에 문제가 있음을 알고 있다.

근접하고 있다.
너무도 가깝게 지구에 근접하는 궤적이 계산되었다.
심지어는 지구와 충돌할 수도 있는 궤적이었다.

 국제우주센터는 유엔에 긴급하게 국제공조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