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작은 관심에 많은 공치사도 하고 작은 격려에 평생의 애환이 녹아내리기도 하는데

세월의 종이학을 접어가다 보면 반복되는 오해와 적응 속에서

사는 것이 별게 없다는 것을 병속에 가득한 학을 보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애초에 없었던 일인 걸 알기엔 미흡하더라도 있었던 게 그저 그런 것이구나 하는 것이다

목숨을 걸고라도 지키려 했던 것

애초 별것 아니라고 생각 했던 것들이 살면서 가끔 새로워진다.

마음을 다잡아도 우리는 승부에서 머뭇거리거나 선택한 결과에 안도도 하게 되지만

실패와 성공이 다음을 기약하지도 않는다.

결국 후회와 반성 아니면 자학으로 조금의 완성도 차이를 만들다 가는 것일지 모른다.

그렇다면 공존하는 선악을 애써 가릴 것도 없지 않겠는가.

세상을 개탄하면 뭐하나.

조금 나은 것을 내세워도 절대 선과 절대 악을 부르짖어도 달을 보고 짖는 개가 되니

허구와 이율배반과 타협의 테두리에서 자유롭지 못한 게 우리의 삶인 것 같다

허무함을 자주 느끼지만 더불어 살아야 하는 시대에 누가 누구를 탓할 것인가

상대를 인정하기 어려워도 나의 허물이라도 인정해야 내가 선한 달을 보고 그렇게 개탄하는

눈감고 귀 막는 짓 덜 할 것 아니겠나.

소주잔이 신에게 빌어 빌어 받은 복들을 흘러 흘러 보내고 신을 원망한다.

그 어리석음을 세월의 종이학을 접어가면서 조금씩 느끼니

내가 담을 수 없다면 차라리 잠시 말 통에 뛰어 들었다 나오는 게 민폐를 줄이는 일이겠다.

그게 내가 마시는 술 한 잔의 위로다.

누구나 삶을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는다. 애초에 모두 긍정에서 시작한다.

다만.

결과에 따라 같은 길로 가느냐 다른 길을 선택하느냐에 달렸으며 결과도 상반된다.

정도가 없고 마음에 달렸음인데 깨우치려는 사람들과 편협적인 사람들이 안타깝다

나의 시행착오 속에서 나온 수정안이고 이 또한 불안정하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되면서 경우를 지키되 기다리거나 돌아가며 접촉사고도 줄었다

이기고 대가를 받으면 뭐하나 지면 또 어떻고 모두 잃는 것을.

우유부단해진다는 느낌도 있고 때로는 소외감도 들고 무기력증도 느낄 때 있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자꾸 줄어드는 게 사실이다

이제 입을 닫고 지갑과 귀를 열고 발품 팔고 살다가 저녁에 술 한 잔에 씻어 내린다.

인생은 60부터라 했던가.

그렇다면 나는 아직 수정단계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