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창호가 청와대에 갈 적에

아마도 빈 손으로 간 모양인데

물론 이 9단 본인이 아무런 맥락도 없이 선물을 가지고 가긴 힘들다.

그런데 왜 한국기원은 좋은 홍보기회를 놓쳤을까?

가는 길에 시진핑에게 전해주라고 하고 요긴한 선물을 하나쯤 들려보낼 수는 있는 일이다..

그러면 이 9단은 한국기원에서 전해주라고 하더라고 하면서 건네주면 된다.

그러면 그 장면이 보도가 되었을 게 아닌가?

뉴스에도 나오고 이런저런 뒷이야기에 함께 논의되었을 것이다.

바둑돌을 선물했다고 하는데 분위기로 보면 청와대에서 준비한 것 같다.

그러나 바둑전문가들은 여기에 있는데, 왜 그런 선물을 청와대에서 굳이 하나?

바둑을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바둑선물은 애기가의 심금을 울리기 힘든다..

날도 더운데, 조훈현, 이창호, 이세돌 3인의 서명이 든 부채라도 한조 정도

귀국길에 가지고 가게 만들었으면 바둑외교가 되었을 것이다..

선물하는 기회가 있었으면

시주석도 맨입에 받기는 힘들 것이고

중국에 올 적에 한번 들러달라고 했을 수도 있고, 그러저런 일들이

북핵문제나 북일수교, 변해가는 동아시아외교상황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었을 지 모른다..

긴긴 여름을 보낼 때마다 수십년 간 그 부채를 썼을 게 아닌가?

거기에다가 만약 서명자가 좋아하는

구절이라도 하나씩 적혀 있으면

그건 바로 우리 한국의 문명적 수준에 대한 신뢰가 될 수도 있는 일이다..

팬더보다 더 나은 효과가 충분히 기대되는 장면이었던 것 같은데

뉴스에 전혀 보도되지 않는 것을 보면

한국기원에선 아무런 방략이 없었던 것 같다. 정말 놀라운 무발상이다..

바둑토토를 왜 하나?

일이 잘 되려고 하는 것인데, 정작에 매우 잘 될 기회를 하나 놓친 것 같다..

천재일우의 기회였을 수도 있다.

가령 다음에 중국의 주석궁에 와 줄 것을 초대받았다면

그때엔 중국어에 친숙한 다른 기사와 함께 갔을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그리되면 만남의 기회는 확장되어서 팽려원 여사와도 함께 할 기회가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게 판을 넓히는 것이 광고, 즉 廣 告 이고 弘 報 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나의 짐작이 맞다면, 이번에 한국기원은 토토보다 훨씬 좋은 기회를 스스로 놓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