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산은 흔히 비슬산 혹은 대덕산이라고 불리워지고 있으나
안일사가 자리한 곳은 보통 비슬산이라고 부른다. 달성, 현풍에 걸쳐 있는 비슬산은
예로부터 수많은 사찰이 산재하고 있는 한국불교의 또 다른 영산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안일사는 일제강점기 동안 독립운동가들이 비밀리에 국권회복운동을 펼쳐나간
뜻깊은 장소이기도 해 우리 독립운동사에 있어서 역사적 성지라는 사실도 안일사를
더욱 빛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안일사는 여느 사찰과 마찬가지로 창건 후의 자세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아 자세한 역사는 알 수 없으나
단지 일제강점기 이후의 역사는 조금이나마 더듬어 볼 수 있다. (문헌참조)

왕굴

                                                           
                                                                  (대웅전)

(안일사 옆 약수터 계곡)

나이 40이 서러운지도 어언 10여년이 지나갔다

인간으로서 나를 보기 시작했고 그 세월 동안은 나름 나를 잊은 시간이다

인간 도리를 하며 살기로 하고 나를 버리기로 하였던 것인데...

하지만 50도 익숙해져 버린 시점에서 돋보기 끼고도 바늘구멍은 묘연하다.

나는 과연 옳은 길을 택하였고 바르게 가고 있는가.

도란 무엇인가 그 경지를 말하려면 흔히 신을 떠 올린다.

하지만 나에게 도란 신의 경지에 가까워지는 것만이 아니라 생각한다.

그래서 인간의 굳어진 능력을 깨우쳐 신과 소통하는 능력을 갖추었다고

간드러지는 몸짓과 혀 바닥을 놀리며 그 대가를 바라는 모든 잡것들을 무시한다.

그러면 개똥같은 나의 도는 무엇인가.

자신을 자유롭게 다루어도 순리에 걸림이 없고 자연에 동화되어 구분이 없으며

스스로에 속박되지 않아 거울에 비추어도 낯설지 않는 자신을 보는 것이다

내가 추구하는 것은 찬 서리와 한낮 땡볕의 시련으로 구어 낸 된장 같은 인간이다.

미치지 않은 미친 이들에게 미쳐보여도 미쳐서 진정 미치지 않았음을 스스로 알고

그저 과정을 중시하고 완성도를 높여가는 인내의 시간일 뿐이니

그 순수의 길을 찾아가려는 노력에 결과는 애당초 없고 능력 또한 없다.

올바른 방향과 행위는 이견이 없는 듯하면서 또 많은 길을 제시하고 있으나.

나는 가장 인간적이기 위해 노력하는 시련의 삶이 곧 도요 수도라 보는 것이다.

산사는 천년의 세월에 모두가 변했고 남은 것은 추측뿐이다.

저 법당도 불타고 허물어지고 버려졌을 천년 세월에

호랑이도 사슴도 토끼도. 그리고 쥐새끼도 살았겠지.

냇가의 작은 조약돌은 풀뿌리와 손을 잡고 가는 물줄기와 술래잡기를 한다.

저들은 천 년 전에 무엇으로 있었을까.

아마도 큰 바위로 산을 떠받쳤거나 아름드리나무를 등짐 졌을 것 같다

지금은 철부지 실개천을 다독여 조금 더 머물게 인내하고 있지만.

이제 등 넓고 우직한 터만이 개의치 않은 세월을 짐작케 하나 모두 무심하고

나 또한 여기서 정리되지 않는 산만한 사색의 행복에 젖었다가 내려 갈 뿐이다.

2011. 7.17   안일사에서 法印. 



 (여담)     

몇 번을 망설이다 올린다.

긴 장마 끝의 햇볕은 가파른 산사 길을 더욱 힘들게 하였고

우리는 힘들었지만 행복한 마음으로 올랐다.

대웅전엔 백중 예불로 자리가 없어 일단 사진을 찍으며 둘러보며

대웅전을 여러 각도로 담으려는데…….

아뿔사.

카메라가 먹통이 되었다.

별 생각 없이 또 돈 달라는 가 했을 뿐이고 카메라를 맡기려 하다가

집에서 다시 켜보니 정상이 아닌가.

글 을 올리려 앉아서 다시 켜 보아도 정상이다.

산사를 다니며 여러 가지 느낌을 받았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사실 오한이 스치고 지나가고 마음이 어수선하여 혼자 알고 있으려다

기록으로 남겨두기로 한다.

이 상태로 셔터가 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