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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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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늘 섭섭하지만 고비만 넘기면 영 그렇지도 않다 나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도 하고 평온을 찾으면 남을 사랑하는 길도 보인다 상대를 포기하고 나면 나에게 위로가 되고 한 잔의 술로 씹기를 거치고 나면 어느 순간 나의 잘못과 상대의 장점도 보인다. 포기와 외면을 거친 후 찾아오는 평온에서 그것들이 반딧불처럼 아른거리다 상념들이 훨훨 날아 둥근 달 속으로 사라지면 부끄러움으로 가끔 달맞이꽃이 되기도 한다 달은 저 끓는 태양의 빛이 뜨겁지 않았을까 눈이 부셔 짜증나지는 않았을까 눈부시고 온 몸을 데이고도 아무 일 없었다고 어리석은 나에게 사그라지고 부풀리면서도 아무 일 없었다고 그렇게 엄니처럼 둥글게 웃는다. 살아야 하는 많은 이유 중에 꼭 하나를 꼽으라면 나는 신세라 하겠다 그 이유 중에 다시 꼭 하나를 꼽으라면 후회하지 않는 것이라 하겠다 하지만 마음으로 호사시키고 몸은 늘 먼 곳에 있다 작은 것 하나 집어주고 기침소리에 잠시 멈춰 기웃거리고 내가하는 일 잠깐 알려주려 해도 일상은 그 작은 일을 미루고 마음에만 담아 둔다 언젠가 큰일을 할 것이고 그리고 먼 곳에서 지금 내가 태양으로 안다 데일까 눈부실까 나는 배려한다 하고 엄니는 노심초사한다.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할미들을 보고 가슴이 뭉클하지만 그 안타까운 남의 할미가 남에겐 우리 엄니다. 시간이 없는데. 그렇게 어제와 오늘이 예사로우니 또 내일로 미룬다. 그리고 한 잔의 술을 마시며 다짐한다. 내일부터 떡을 하고 술을 담그고 고기를 굽고 전과 나물을 할 것이라고 그 내일 우리 엄니는 살아서 드실까 죽어서 드실까. 달이 차고 기우는 것은 고개 숙인 할미꽃의 변명이려나. 오늘이 섭섭할 때 나는 어둔 밤길 밝혀주는 달을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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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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