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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미(交尾)에 대한 기억
2009-10-30 오후 2:58 조회 4429추천 16   프린트｜스크랩




 

교미(交尾)에 대한 기억


저리 시퍼런 파밭이 오뉴월 땡볕에 흥건히 젖어있다니
아랫도리 물컹대며 비지땀으로 뿌리내리고 있다니,
놀라워라
 
적막한 세상 한 낮의 적요 온몸으로 버팅기고 있으니
누가 빛나는 안경알 닦으며 흙의 품 안으로 파고들어
거대한 암호를 풀고 나서 노곤한 책장을 덮듯
푸른빛이 잠깐 누렇게 변할 쯤,
 
연어 떼는 파밭머리에서 여울을 만들며
어김없는 시간이라는 매운 술 한 독 다 마시고
 
긴 여행에 돌아와 마지막 몸을 푼다
 
돌아가는 길모퉁이, 쪼그려 앉아
담배 한 개비 거의 타들 무렵
파밭 고랑에는 잡초가 더욱 싱싱하게 꿈꾸는 세상
 
절정에 눈이 쓰려 제 눈 스르르 감으며
대궁끼리 몸 기대어 서로 일으켜 세우며
더러 무게에 겨워 비스듬히 한 팔을 꺾어 땅에 기댄 채
매운 파 한 쪽이 아린 맛을 내는
 
쓰린 눈물로 살아내야 하는
흙 속 자궁의 암호
싱싱한 비밀의 문을 여는 열쇠를
제 몸 속 어디엔가 키우고 있는 까닭도,
살아내는 저 눈물겨움도 모두
놀라워라
 
시퍼런 파밭에 여울지는 연어 떼
 
그 아우성과 아린 몸속에 저런 용광로가 있다니,
 
쇳물을 부으며 무기가 되고 때로 도구가 되는
절정은 언제나 쇠는 쇠 끼리 배를 맞대고 두들기며
뜨겁게 달구어진다 힘차게 여울에서 죽는다
 
여울에서 빛나는 연어 떼
뜨거운 파밭을 쪼으며
잡초와 더불어 돌아가는
독한 파의 본성을 지키고자 하는 저 길
언제나 기억 속은 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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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돼지 ｜  2009-10-30 오후 4:16:5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음악과 함께 잘 보고 갑니다...........  
淸風徐來 ｜  2009-10-30 오후 4:34:0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시퍼런 파밭에 여울지는 연어 떼'

님의 상상력이 놀랍기만 하네요. 역동적 이미지로 가득한 절창입니다.
 
淸風徐來 나두 시인이 되고 싶다. 은폐된 존재의 본질을 파헤치고 싶은 강렬한 욕망...
淸風徐來 잘 정리된 시작 노트들을 보니, 의외로(?) 깔끔한 성격을 지니신듯 합니다.
이끼그늘 ｜  2009-10-30 오후 5:26:4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시퍼런 파밭에 여울지는 연어 떼>

가 몬말일까나?
 
淸風徐來 '생명력'이 아닐까 감히 생각해 봅니다.
이끼그늘 아, 넹 ㄳ요 *^^* (__)
youngpan ｜  2009-10-30 오후 6:50:3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은어가 퍼덕퍼덕이고 있으니
눈이 부셔서 잘 보이지 않는구료..
퍼덕임은 그저 자연스러움일세
그렇게 기억되어 그렇게 스러지니..

사람은 이제 한가닥 비상할 수도..
이리저리 사이에서 허덕거리는 기억속에..
그리저리 연어처럼 조금은 긴듯하지만 결코 길지도 않는..
그렇게 살아간다고 버걱되다가 그만..파뿌리되는게지요..

이런 다람쥐바퀴속을 벗어날수도 있으련만
그 속에서 튀어나올줄 모르고 언제나처럼
 
youngpan ｜  2009-10-30 오후 6:52:5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열심히 돌다가 지쳐서는 쓰러지고
또 벌떡 일어나서는 전처럼 돌고..
그래서 삼계유여급정륜이런가?

언제나 쨍해서 체바퀴 벗어나려는지..
용기 있는 자여 힘차게 튀어나와서
제 모습을 보면 얼마나 환희스러울까?..
아 저 모습이 나의 옛일.....
그렇게 회상하는 대장부 되여스라.....  
못안 ｜  2009-10-30 오후 7:35:1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님의 글 한참을 음미하고 갑니다... 그리운 옛 사랑이 더 그리운 이 계절에.....  
youngpan ｜  2009-10-31 오전 7:18:1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음양이 교호하지 않으면 만물은 생할 수 없음이니 파도 그렇게 흥건히 젖는가 봅니다..
햇볕의 양기를 땅의 음기로 중화하느라고 그렇게 땀이 났는가 봅니다.
사람도 그렇게 흥건히 젖어야 작품을 만들수 있지 않나요..
다만 고것을 재미로 하다가 문제가 만들어지죵..
19금인줄알고..깜짝 놀라겠구랴..
교미에 대한 기억은 청학동에 있을때
대우란 개와 동네 개와의 사건을 보았죠..
작은 개의..음심이 강하니..그것도.....  
팔공선달 ｜  2009-10-31 오전 10:06:5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구냥 쪼그리고 앉아서 파밭 고랑을 따라 가며
담배연기 매운 눈을 비비고는 눈물 찔금 흘리고
다시 한모금 드리켜 내뿜으며 그대를 그려 봅니다
그대를...나의 그대를...모든이의 그대를...  
똥땅구리~ ｜  2009-10-31 오후 12:23:0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엽떼영?~~~~~*

여기가 고추밭잉가영?~~~~~*

제 고치 찿으러 왓눈데욤.
(⊙.⊙) 아 ♂ <==요깃넹..ㅋㅋ

앗!~* 흙 속 자궁의 암호...
싱싱한 비밀의 문을 여는 열쇠...

암호가 모두랑? (´ω`)
옳채~**

열려랑 참깨)))))))))))))(ㅋㄷㅋㄷ)

아싸라비아~~** 쿵떡 쿵떡@@

♂♂♂♂♂♂♂♂♂♂♂♂♂♂♂♂♂♂♂♂♂♂♂♂♂♂♂♂♂♂♂♂♂♂♂♂♂♂♂♂♂♂♂♂♂♂♂♂♂♂♂♂♂♂♂♂♂♂♂♂♂♂  
淸風徐來 고생하셨습니다. 자~시원한 물 한 잔 일단 드시고...쉬운 일이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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