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화백은 자신도 모르게 흘러내린 눈물을 손바닥으로 훔쳤다.

「추평사 선생이 죽고 난 뒤 당대의 승부사들은 한결같이 추평사 선생이야말로 역사상 가장 강한 승부사였다는 평가를 내렸네.」

전 생애가 승부로 얼룩진 그의 삶이었다.

박 화백은 격해지는 감정을 억누르고 평정을 되찾는다.

「이해가 가지 않는 점이 있습니다.」

「뭔가?」

「바둑의 승부는 수와 기량에 의해 결정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추평사 선생의 바둑이 그토록 강했다면 왜 말년에 그렇게 패배의 나락으로 굴렀습니까?」

「바둑을 진 게 아닐세…… 추평사 선생은 삶에 패착을 놓았던 것이지.」

박 화백으로선 그 말뜻을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다.

「흔히들 9단을 입신(入神)이라고 추켜세우지. 그러나 생각해 보게. 과연 수천 년 바둑사에서 진정으로 입신의 경지에 도달한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

「그런 점에서 추평사 선생이야말로 부끄럽지 않은 바둑을 둔 몇 안 되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일 것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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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사이버 오로 회원님들.

지금 연재되고 있는 소설 <승부>의 작가 조세래 입니다.

우선 책을 보아 주시는 회원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소설이 대략 절반 가까이 왔군요.

추평사의 이야기가 전반전이라면 추동삼의 이야기가 후반전에 속하거든요.

다음 회에 연재 될 <21부 변방에 우짖는 새>는 70년대, 80년대의 기원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기원문화가 쇠퇴일로에 있지만 그때만 하더라도 기원은 그야말로 사람들이 붐비는 시장터와도 같이 활기가 넘쳤습니다. 나름대로 낭만도 있었고 서민들의 희로애락이 살아 숨 쉬는 삶의 터전이었습니다. 출입하는 사람들도 남녀노소 할 거 없이 다양했고 제각기 사연과 개개인의 역사가 있었습니다.

<변방에 우짖는 새>에 나오는 동남기원은 그 당시 제가 직접 다니던 기원이었습니다.

다닌 게 아니고 살았다는 표현이 더 맞겠습니다. ^^;; 이곳에 등장하는 인물도 90%가 실제 인물이었구요. 주인공인 송강(松江)과 마공(魔功)은 고난의 시대를 살다 간 그 시대의 묘비명과도 같은 인물입니다.

그래서 제 소견으론 오로의 회원님들도 기원을 경험한 분들이 많을 것 같고 하여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원작 그대로 기원이야기를 올려 보려 하는데, 다만 박 화백의 젊은시절 기원이야기가 스토리 전개 중 불쑥 나오다 보니 추평사의 격정의 세월에서 추동삼으로 넘어가는 흐름이 끊어지는 것 같은 느낌은 있습니다.

과거 출판 당시도 <변방에 우짖는 새>를 놓고 이 문제로 출판사와 의견다툼이 있었습니다. 출판사에선 당연히 곧 바로 추동삼이 나와야 된 다는 것이었죠.

그러나 바둑 소재의 소설을 만들면서 기원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나오는 게 한번도 없다면 그것 또한 바둑팬들에게 대한 도리가 아니다 싶은 게 제 생각입니다.

회원님들께서는 그렇게 이해하시고 잠시 쉬어간다는 생각으로 이 기원 이야기를 읽어 봐 주셨으면 합니다. 

참고로 추동삼이 활약하는 이야기에도 기원이 나오고 그 시대적 배경이 해방 전후부터 1990년대까지 이어집니다.

기원 이야기가 끝나면  추평사에 이어 그의 아들 추동삼의 파란만장한 일생이 다시 시작됩니다.

오늘은 기원 이야기를 뺄 것인가 넣을 것인가의 고민으로 연재가 늦고 말았습니다. 죄송합니다.

거듭 사이버오로 회원님들의 성원에 감사드리며 가정이 늘 평안하기를 빕니다.

조세래 올림.

***[100회 기념 번개 이벤트, 107회(라스트) 꼬릿글 당첨자]***

창렬일

firefly 

천외천비도 

걍!!즐겨요

한강수타령 ⇒ 꼬릿글을 남기시진 않았지만 꼭 한번 사례하고 싶었던 열렬독자시라...딱 한분만 작가의 알량한 권한(?)으로 반칙을 했습니다. 넘 비난하지 마시길...^^;; =3=3=3 

위 다섯 분께는 오로볼 4개와 사이버 포인트 10만점씩을 충전해 드리겠습니다.
100회 기념 번개이벤트에 보여주신 폭발적인 관심에 큰힘을 얻으며, 앞으로도 변함없는 응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