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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뻥 뚫린 날
2016-11-08 오후 9:31 조회 4361추천 2   프린트｜스크랩

 오늘은
 가슴이 뻥 뚫린 날이다.

 이런 날에는 소주를 대병으로 사와서
 밤새도록 비워야 잠이 오겠지.


 슬픔도 회한도 반복되면
 무감각해진다.

 술잔을 들수록
 취기가 느껴지지 않는 것처럼

 내 젊음의 나날
 내 기억의 나날
 함께했던 모든 이들을 위하여 건배


 가슴이 뻥 뚫린 날에는
 누군가를 붙잡고
 하염없이 울고 싶다.
 그렇게 울고 나면 너무 부끄러워 차마 맨정신으론
 그렇게 못하니 취해서라도...


 너는 왜 술만 마시면 우니?

 도대체 이유가 먼데?

 그 이유를 내가 알면 이러고 있을까.
 가슴이 뻥 뚫린 채로 세상을 살아보면 저절로 느껴지겠지.
 
 그런 느낌을 어찌 말로 한다고
 네가 알 수 있겠어?


 아마 너도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올거야.
 그때가서 나에게 오라구.

 내 앞에서 취할대로 취해서 엉망인 모습으로
 밤새도록 울어도 보라고.



 김광석 <거리에서>
 
┃꼬릿글 쓰기
초록별진풍 ｜  2016-11-08 오후 10:05:2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거리에 가로등불이 ‥ 허무한 나날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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