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좀 엉뚱한 이야기를 들은 일이 있다..

우리 역사가 실은 한반도 역사가 아니라 중국대륙에 있었던 역사인데

모종의 이유때문에 한반도로 압축이전이 되었다는 말이다..

실제로 시중에 보니 그런 내용의 책도 있는 것을 보았다..

이따금 궁금하던 일이, 역사사료에 나오는 내용을 감당하려면

한반도의 면적으로는 감당이 안된다는 것을 느끼던 일이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좀 관심이 가는 편이었다..

허씨부인에 관한 이야기는 몇 가지 감상이 있다..

어려서 처음 들을 때에는 인도사람이 한반도 동남쪽에 와서 왕비가 되다니

꿈인지 생시인지 전설인지 참 믿기지 않는다는 생각이었다..

그랬는데, 칠불사에 가본 적이 있다..

지리산 칠불사에 가보았더니 실제로 일곱부처가 선정에 들었었다는 선방을 꾸며놓고 있었다..

이 일곱부처가 누구인가 하면, 허 왕비의 아들들이다..

허 황옥에겐 오빠가 함께 있었는데, 먼저 지리산에 입산을 해서 성불을 했다는 소문이 들리자

허왕비의 아들들이 하나둘 따라 입산을 해서 하나하나 성불을 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된 숫자가 일곱, 그래서 7불이 되었다는 정말 전설같은 이야기인데

이 허 황후의 기록이 중국의 사천성 소주에서 발견된 것이 있다는 말도 들린다..

이번에 김 수로왕의 이야기가 드라마화된다고 하는데

어떻게 보면 드라마라는 것은 개연성있는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들의 인생드라마가 가리키는 그 무엇을 보다 이데아화해서 보여주는 것이니

사실성과는 좀 다른 측면이 있어도 되는 셈이다..

조짚 캠벨이라는 신화학자의 말로는 신화가 바로 드라마의 원형이라는데

신화는 소위 영웅이 그 무언가를 찾아가는 이야기인 셈이다.. 즉 드라마를 통해서 무언가가 드러난다는 것이다.. 결국 신화는 삶의 원형이고, 신화는 드라마나 영화의 원형이다..

좀 확장해석을 하면, 우리가 인생을 사는 것은 인생이 드라마임을 알기 위함인 것이다..

신화를 통해서 우리는 주인공의 모습과 우리들의 일치점을 발견하게 되고

그렇게 발견될 적에 우리는 신화의 주인공이 된다. 즉 신화는 바로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드라마같은 이야기는 여기저기에서 비슷한 패턴들이 있다..

허 황옥의 이야기는 사리자의 이야기와도 닮았다..

반야심경에 나오는 사라푸트라, 즉 석가의 제자로 알려진 인물에게도 어머니가 등장하고

그의 외삼촌이 등장한다..

사라푸트라의 푸트라,가 바로 아들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그의 외삼촌은 장조범지라고 당대에 유명한 브라만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대지도론이라는 책을 보면 그 서론에 장조범지가 많이 인용되고 있기도 하다..

허 왕후와 그의 오빠, 그리고 아들들과 구조가 닮아보인다..

따지고 보면 모든 드라마는 결국 같은 것일 수 있다..

모든 드라마가 일종의 이데아를 그리게 되는 것이고, 그런 이데아들이 모이면 결국

인생은 드라마라는 말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드라마의 굴레를 벗어나면 이제 바둑을 두지 않을 자유가 생겨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인생을 살기에 바쁘지만, 오히려 인생이라는 이름의 셋팅이

극적 장치를 통하여 우리들에게 일깨움을 주려는 설정일 수도 있지 않을까?

캠벨의 신화의 힘을 읽을 때의 그 감동도 이제 약화되어 간다.. 아무래도 그의 말이 맞는 말인 듯도 하다..

인생에서 핵심을 보면 세상살이의 핵심은 다만 두 끼니의 밥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생각에 따라서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

인의예지라는 덕목은 다만

평정심과 아무 일없음을 체득하기 위한 중간과정에 불과한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생사의 드라마가 진리에 봉사한다는 말..

또 하루가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