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자 무심어만물
하방 만물상위요...

진심직설을 보던 시절에 방편을 설하는 section에서 만난 구절이 아닌가 한다..
진심직설에는 방편을 해설한 곳이 따로 있는데
스스로 만물에 무심할 수 있다면, 만물이 항상 둘러싸고 있어도 무슨 방해가 되리오?
라는 구절이 있었던 것이다..
전체방편 중에서 임제의 4방편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인데
아마도 이 구절은 경계는 뺐지 않고 사람을 빼앗았으니 탈인불탈경에 해당할 것이다..
나중에 보니 방온 거사의 게송의 일부였다...
방 거사의 어록에선 존재하는 모든 것을 비울 뿐, 결코 없는 것에다가 채우진 말라는 유언이 인상깊기도 하였었다..

글을 쓰는 것도 마음을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쓰는 일 자체가 단련의 효과가 있다..
그녀와의 식탁대화가 의미있을 수 있듯이
스스로가 쓰는 글도 반드시 다른 독자만을 지향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자신만을 위한 것도 아니다..
어떤 일에 흐름이 생기면 그냥 나쁘지 않은 한은 그 자체의 효능이 있기에 진행한다..
양궁연습을 반드시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활쏘기가 역사적으로 진행되다가 보면
이러저러한 연이 조합되면 거기에 의미부여도 되고 상이 주어지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요긴한 것은 자신의 욕망이 잘 정비되는 것이다...
바둑이 다만 반집의 다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
타인이 함정수를 두든 묘수를 두든 그것은 그의 일이고, 다만 자신의 도리를 잘 하면 나는 바둑을 잘 즐기는 것이며, 그렇게 실력이 향상되면서 룰도 온정해지고, 수준있는 바둑꾼들도 만나게 된다...

낯설은 것에는 익숙해지고
익숙하던 것과는 낯설어진다..

但自 無心於萬物
何妨 萬物常圍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