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는 주로 번뇌, 그 중에서도 탐진치를 다루었을 겁니다..

지금 흐름이 상세한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니

전체적 방향잡기가 필요하지요.. 그런 의미에서라면

번뇌와는 반대방향의 조짐들.. 즉 좋은 징조들이라고 할 수 있는 선,의 심소들을 오늘은 다루겠습니다..

번뇌 심소, 즉 번뇌의 마음작용들은

기본번뇌가 여섯 개, 그리고 새끼번뇌들이 스무 개, 모두 26개가 제시되어 있는데

선 심소는 11개가 제시됩니다...

나중에 아시겠지만, 이 숫자들을 기억해두는 것이 현실적으로는 도움이 됩니다..

그래야 종합적으로 고찰할 때에 도움이 되지요... 하지만

그런 개별적 문제들 보다도 가장 기본적인 idea랄까 발상은

선과 번뇌는 방향이 반대라는 겁니다.. 선과 번뇌는 방향이 반대입니다..

선과 번뇌는 방향이 반대입니다.. 그리고

이 말이 무슨 뜻인가 하면

번뇌를 따르면 근심이 많아지고

선 심소를 따르면 해방으로 가게 된다,라는 말입니다.. 이건 정말 중요한 겁니다..

제가 유식을 공부하면서 가장 최초로 얻은 성과가 바로 이겁니다...

선 심소를 따르는 것이 수행입니다...

실제로 세상에는 공부하는 분들도 많고 유식에 대한 해설들도 요즘은 꽤 있지요..

하지만 실용적인 면에서 볼 적에는, 앞에서 제가 제시한 몇 가지 명제가 정말 요긴합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자꾸 번뇌를 따라버릇하면

조훈현의 발상을 알기 힘들다는 겁니다.. ^^

선심소가 바로 맥점들이고, 프로의 착상이고, 그리고 발견된 수법들입니다.. 그 선심소들을 지금부터 열람하면서 조금씩 고찰하겠습니다... 모두 11개................................

우선 11개를 구경하시죠...

선위, 신참괴 무탐등3근, 근안불방일, 행사급불해...

이 게송은 전체 서른 개 중에서는 제 11게송입니다..

어제 그제인가는 시내에 나갔다가 책을 하나 사서 읽었습니다..

꿈, 희망, 미래, 아마도 제목이 이럴 겁니다..

재미교포인 스티브 김,이라는 분의 성공담인데

20억 달러를 벌은 이야기도 흥미로왔지만, 지금 이 유식기행과 연관해서 또한 참조할 만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이분이 미국에서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른 살 무렵에 대기업에 취직을 했다가

한 해 반 쯤 후에 중소기업으로 이직을 하는데, 그 이유가

내가 하는 일의 의미를 모르겠다.. 라는 것이었죠..

회사에서 하는 전체 그림에서 내가 하는 일의 의미가 드러나야

자신의 인생의 의미가 생생해지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도무지 그런 것을 알 기회를 안 주더라는 거예요..

그래서 중소기업으로 옮겨서 한 분야의 책임자가 되었더니

생활의 의미도 발견할 수 있었고, 연봉도 두 배로 늘더라... 머 이런 겁니다.. ^^

대개의 고전들은 구조적 얼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구조라는 말은 달리 말해서

드러난 것은 평면적 분량이지만, 실제는 입체적 구조라는 겁니다...

고전은 인생의 구조를 설명하는 것이니, 우리가 사는 일에도 구조가 있다는 말이 되죠..

선 심소는 번뇌와 대칭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선 심소가 해탈로 가는 징표들이라면 번뇌는 무명을 가중하는 징표입니다..

꼬엘료라는 글쟁이의 소설책을 보면 위급할 때에 쓰라고 보석 두 개를 줍니다..

두 보석 중에서 파란 색이 나오거든 실행하고 붉은 색이 나오면 가지 말라... 아마도 이런 말이었던 것 같지요... 영화 메이트릭스,를 보아도 비슷한 장면이 나오죠...

처음에 모피어스인가 하는 사람이 에오를 만날 적에 알약을 두개 주는데, 이것도 비슷한 상징일 겁니다..

수행이란 선 심소를 사랑하고 강화하고 먹이를 주는 겁니다.. 그런데

선과 번뇌가 아닌 불확정의 마음작용은 또 따로 정리가 되어 있죠..

그것을 두고 不定 심소라고 합니다.. 선과 번뇌, 부정 등이 지금 여기

제 3능변에 있는 것이죠... 그리고

변행심소라고 하는 것도 있는데, 그것은 어디에나 있다,라는 말입니다...

두루 遍, 자를 쓰는 편行인데, 이걸 관습적으로 변행으로 읽지요..

변행은 무슨 말인가 하면 제 1, 2, 3능변 모두에 두루 사용된다는 겁니다..

그리고 또 별경,이라는 것도 있지요.. 別境인데 이것은 변행과 좀 반대되는 뜻이죠...

지금 방금 거론한 것들은

제 3능변의 전체구조를 설명한 겁니다.. 즉

선과 번뇌가 주축이 되고, 이도저도 아닌 것들이 부정,이라는 이름으로 있고

변행과 별경이 또한 있어서 모두 6종의 항목들이 제3능변을 구성하는 것이죠..

번뇌에서 새끼 번뇌, 즉 수번뇌는 따로 한 항목으로 처리합니다..

마치 영어품사에서도 명사 이외에 대명사들을 따로 묶어주는 것과 같은 발상이죠... ^^

그렇다면 이러한 맥락에서의 선 심소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가?

자유와 해방의 조짐들은 어떠한 것들인가? 대략 우선 보시죠...

善 謂

1. 신- 믿음

2-3. 참괴- 반성

4-6. 무탐 등 3근- 탐진치에 속지 않음

7. 근- 정진

8. 안- 마음의 평화

9. 불방일- 나태하지 않음

10. 행사- 평등심

及- 그리고

11. 불해- 자비심....

아마도 이러한 항목의 구체적 작용에 관해서

자세히 음미해보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글을 쓰면서 보니까 이 정도를 일단락하는 것도 좋을 듯하군요..

정리합니다...

1. 선과 번뇌는 반대방향이다...

2. 선 심소들을 잘 아끼고 보존하고 사랑하고 양성하는 것이 바로 수행이라고 불리는 일들의 내부적 속사정이다...

이 정도를 우선 음미하도록 하시죠...

수박 많이 드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