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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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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종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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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언이라는 말도 삼국지를 읽을 무렵에 유행하던 책제목에서 해후한 것이다. 당시에 다니엘 벨이라는 사람의 이데올로기의 종언이라는 책이 있었고 나는 언,이라는 글자가 그렇게 쓰이는 것을 보고 신기해 하곤 했었다. 만화삼국지를 일단 끝까지 다 보았더니 이전에 내가 삼국지를 끝까지 안보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18권에서 공명이 세상을 떠나는데 그 뒤의 내용을 보니 사마중달의 후손들이 권세를 잡고 위나라를 이어서 진나라를 세우고 그 사이에 촉도 망하고, 오나라도 망하게 되는 경과가 나와 있었다. 그 과정에 촉에선 강유가 활약을 하고 오나라에선 등애가 활약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오나라가 아니라 위인가? 잘 모르겠다. 중국은 성씨나 이름 등이 우리처럼 패턴화되지 않아서 매우 복잡했고 그래서 누가 누군지 잘 알아보기가 힘들었다. 지금 나도 전모를 따져서 읽어나가기 힘든데, 과거 학생 때의 나는 더욱 그랬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아마도 공명이 세상을 떠나는 모습이 실망한 후에 더 이상 읽을 흥미를 잃고서 안 읽었던 것으로 추측되었다. 그러니까 아마도 내가 과거에 안 읽었던 부분이 공명이 세상을 떠난 후에 위나라가 진나라로 개명되기 까지의 과정이었던 것인가 싶었다.. 확실히 공명 이후의 기간은 풍요로움이 적어서 강유와 등애의 지략다툼 정도 이외에는 그냥 난세에 있을 법한 내용들이었다. 글로된 삼국지라면 아마도 출사표나 후출사표 등도 원문이 나왔을 것이나 이번에 본 것은 만화로 된 것이라 그런 내용은 거의 등장하는 것이 없었고 이따금 한시가 등장하는 것 정도였다. 그나마 강유가 공명에게 후계로 낙점되는 것을 본터라 이후의 전개에 조금의 연결성을 더해주는 것 같았다. 확실히 도원결의에서 오장원의 별 떨어지는 일까지는 세간적으로 보면 흥미의 소재가 되겠고 아마도 다양한 주석판을 보면 그 나름의 볼 거리가 있으리라고 짐작되지만 우주론적 시각에서 보면 인간세상의 한계가 명확해보였다. 결국 발단이 되는 것은 황건란이 일어나서 천하가 소란스러워졌기 때문에 이를 평정하느라 지원군을 모집함에서 스토리가 시작된다. 그러나 황건란이 일어난 배경을 보면 한조에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소위 십상시들이 국정을 농단하고 있어서 제대로된 정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서였던 탓인데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한 왕실의 먼 친척 뻘이 되어서 나중에 황숙으로 불리는 유비가 자원군에 지원하는 것이 당대 역사와의 연결성을 부여하고 그와 두 결의형제가 결합함으로써 삼국지의 골조가 이루어진다. 거기에 공명이 가세함으로써 이후 촉나라의 틀이 나오는데 그 중간 쯤에 조자룡이 가담하니 대략 1.5세대 쯤이 되는 셈이다.. 조조가 그다지 덕이 없는데도 항상 권세가 잘 유지되는 모습은 일종의 개연성 상실이라고 할 만하고 오나라와 친함으로써 정립구도를 형성하는 구조주의적 전략이 공명의 기본전망이다. 이렇게 해서 삼국이 정립되는 과정에 당대로선 다채로운 여러가지 전략과 간계, 술수, arts of war 등이 등장하지만 큰 시야에서 보면 대개 뻔한 일들이다. 그 누구도 평화를 가져오지 못하였고 이어지게될 남북조시대에도 역시 사정은 비슷했을 것이다. 결국 남북조는 이어져서 수나라로 이어지는데 수양제도 양만춘한테 얻어터지고 얼마 안가서 망했으며 그나마 좀 안정되어 보이는 기간이라곤 당나라 태종 무렵 쯤이 아닌가 싶다. 하긴 중국은 땅이 넓으니 전쟁기간이라도 지역에 따라선 평화를 누렸을 수도 있을 것이다. 누구나가 생각해보는 일이겠지만 삼국지의 주인공이 공명인지 현덕을 비롯한 삼형제인지는 좀 애매한 구석이 있다.. 아무래도 단연 돋보이는 character는 공명인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그를 보면 그는 장수라기보단 전략가인데, 함께 연상되는 인물이나 사태는 유명한 정복자들이다. 칭기즈칸, 나폴레옹, 알렉산더 등이 떠오르고 아직 읽어본 바가 없는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도 함께 연상된다. 그밖에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는 로마제국의 흥망을 어떻게 그렸는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그리고 성격은 다르지만, 톨스토이의 차세대 쯤 되는 러시아혁명사 이야기도 스탈린이나 트로츠키 등등 해서 이전에 상당한 관심을 끌었었다. 그리고 6.25전쟁이 있기 이전에 소련과 북한과의 교섭에 관한 이야긴 우리 역사와의 관계도 긴밀하다. 결국 인간의 역사라는 것은 전쟁과 평화라는 개념으로 귀결되는 것 같지만 그 모든 것이 그다지 명백한 근거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들은 대개 그런 환경에서 나고자라고 늙다가 죽는 과정을 반복하는데, 대개 젊어선 형상적으로, 관념적으로 그럴 듯한 명분에 끌려서 그게 인생인 줄 알지만 길게 보면 그 모두가 대개 유사한 패턴의 반복에 불과하다. 아마도 공명 같은 사람이 좀 더 후세에 다시 태어났다면, 좀 더 자른 인생을 살지 않았을까 짐작되기도 한다. 결국 우주도 성주괴공하는데, 거기에 비하면 생로병사하는 인간들의 역사적 흥망성쇠가 별달리 근본적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도 힘들 수 있다. 젊어선 삼국지를 읽고, 늙어선 주역을 본다고 하지만 실은 주역도 왠지 번잡스러워서 의심스런 구석이 있다. 게다가 젊음이 그리 길지 않은 것을 생각하면 삼국지를 읽는 기간은 가능하면 단축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또 드는 한때였다고나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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