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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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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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공이산은 산에다가 길을 내겠다고 선언한 어떤 노인이 당신이 이미 늙었는데, 언제 저 산을 뚫어서 길을 내겠단 말이오? 라는 질문에 내가 안되면 아들이 하고, 아들이 못하면 손자가 하지 운운했다는 말인데 경우는 좀 다르지만, 우리 사무실에도 비슷한 구절이 하나 있다. 960회의 인내심을 가지고, 운운하는 말인데 그 전에 어느 할매가 운전면허를 따느라고 시험을 960번이나 봤다는, 그래서 성공했다는 기사를 보고 인상깊어서 인용한 것 같다.. 네티즌들은, 훌륭하시긴 하지만 운전은 안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일견 타당해뵈는 말들을 하곤 하는데, 그건 그렇지만, 나로선 그 인내심에 아마도 크게 감명받은 것 같다.. 나도 아마도 어려선 지금은 이미 세상을 떠나버린 총명하던 친구의 자질을 시샘하기도 하곤 했을텐데, 막상 살면서 배운 것은 좀 달라서 나면서 아는 사람을 별로 부러워하지는 않는다.. 어느 시기까지는 배워서 아는 사람인가 보다 하는 생각도 하곤 했지만, 다시 더 세월이 가면서는 생이지지도 아니라서 학이지지인가 했지만 이젠 그것도 아니라서 혹시 곤이지지인가 하다가, 다시 더 세월이 흐르면서는 곤이미지인가보다 하는 생각도 종종 하게 되었다.. 물론 세상이라는 곳이 기본적으로 좀 덜 떨어지거나 혹은 칠흑처럼 깜깜한 곳이라는 것을 나름대로 알면서 마음의 평화가 찾아온 면도 있겠지만, 정작 중요한 일의 경우 자질을 논하기엔 그 자체로 요긴하다는 인식이 생겨서일 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그래서인지 960회의 인내심이라는 구절은 적어도 아직까진 유용하기도 하고 힘이 되기도 하는 것 같은데 세상을 살다가 보면 일들이 생겨나기도 하지만, 960가지가 되기는 힘들고 바둑 한 판에 변화가 많지만, 바둑수도 960수에 이르기는 힘들다.. 그리고 960판을 두면 대개의 방향과 수준은 안정될 것이고 모든 사태에 대해서 960회의 단계를 거쳐서 문제를 풀어나가면 문제가 견뎌내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또한 이건 좀 상상하기가 으시시하긴 하지만 최저층의 지옥도 18층이라는 소문이 있으니 설혹 각 층에서 960회를 참회하면 적어도 한 층은 향상의 길이 열릴 수도 있는데다가, 하늘층도 대략 28층이라고 하니 땅끝에서 하늘 끝까지도 960회를 감당하기 힘들다... 살리에르가 960단계를 통해서 연습을 했으면 젊어서 죽은 모차르트보다도 더 오랜 기간을 모차르트스럽게 살면서 일체중생을 위해서 다양풍성한 운율을 맹글어줄 수도 있었을 것인데 살리에르는 자신의 화살이 정곡을 향하지 않는 때에 자신을 교정하지 않고 모차르트의 결과를 탐했던 모양이니 나면서 아는 사람도 있고, 배워서 아는 사람도 있으며, 고생끝에 아는 사람도 있지만 알고나면 동일하다고 잘 설명해준 자사,의 명작 중용,을 읽지 않은 탓이거나, 혹은 운전면허라는 단 하나의 기능을 공인받기 위해서 960회를 인내했다는 차 씨 성의 어느 할매에 관한 기사를 보지 못했던 탓이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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