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고층빌딩 짓는 이야기를 들으면 떠오르는 풍경이 있다..

하나는 당연하게도 저 유명한 바벨탑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이야기책에 나오는 애벌레의 탑의 모습이다...

꽃들에게 희망을,은 옛날에 누군가가 선물하는 모습을 본 것이 처음 접한 계기가 아니었나 기억되는데

수년 전에 다시 읽어보고는 깜짝 놀랐다.. 당시에 내가 관심갖던 그림과 매우 닮았기 때문이었다..

주인공 애벌레가 자라나면서 멀리 보이는 탑을 궁금해하는데

나중에 어느 정도 나이가 되어서 그 탑에 직접 가보고 직접 올라가면서 보니까

그 탑은 자기처럼 궁금해서 모여든 애벌레가 이루고 있는 애벌레의 탑이었던 것이다..

요즘 도시화가 당연하게 여겨지고, 또 거기에서 다시 고층빌딩 높이경쟁도 하고 그러는 모양인데

이전에는 바벨탑 이야기 때문인지 고층빌딩에 대한 경계심이 있었던 것으로 나는 기억되는데

어쩐 일인지 근년에 들어서 버즈 두바이다 어쩌다 하면서

근년에 들으면 한국에만 불원간 100층 이상의 빌딩을 10개 이상 지을 예정이라고 한다..

왠지 수상한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있겠는가?

바다 풍경사진을 정기적으로 게시하는 사이트가 있어서 구경을 하곤 하는데

그런 풍경을 볼 때마다 애벌레의 탑과 100층 빌딩들이 떠오른다..

호주의 인구는 2천 만 명인데, 그 나라의 면적은 남한보다 100배 정도 된다.. 1천 만 평방 킬로미터이니까...

대략 보아도 인구밀집도가 우리보다 250배 정도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 면적은 대략 600평방 킬로미터이니까 이것과 비교하면 사태는 더욱 심각하다..

600평방에 인구가 1200만명이 살면, 인구밀도는 2만 정도가 된다...

호주의 경우 2천 만 명이 1천 만 평방 킬로미터에 모여사니까 인구밀도가 2가 된다..

서울과 호주의 인구밀도는 10,000배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옛날에 우리가 전해듣던 백호주의, 즉 호주에는 백인들만 산다는 이야기가 요즘은 상당히 약화되었다고 들었다.. 이민을 환영한다는 말도 들었는데

지구 상에 고층 빌딩이 이따금 있다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지구의 지름이 12,800킬로미터 정도 되니까 빌딩도 1킬로 정도 높이도 이따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한반도에 100층 이상이 10개 이상이 있고, 그것도 대개 인구밀집 지역에 짓겠다는 발상을 들으면

나와는 관점이 상당히 다르다고 느낀다..

남한반도의 인구밀도는 대략 500정도인 셈인데, 지금의 기술력으로

이 정도의 밀도라면 종합적으로 잘 사용하면 나름 괜찮은 환경을 꾸릴 가능성도 없는 것은 아니다..

가로세로 1킬로키터에 500명 씩 모여사는 정도라면, 잘 만 꾸리면 그런대로 꾸릴 만하다..

보리고개를 넘은 지가 한 세대가 지났으면 모든 면에서 기본을 다시 점검하여

장기적으로 공동체의 전망을 다질 수도 있는 상황인데, 지금 별로 그렇게 안한다..

인생에 무슨 특별한 것이 있으리오?

바둑은 다만 집을 잘 짓느라고 효율있게 한 수 한 수 두어나가는 일일 뿐이다..

주어진 면적을 두루 잘 사용하고 관계자들이 모여서 적당히 살아나가면 될 뿐이다..

인생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 또한 아무런 의미도 없게 살아가면 된다..

주어진 것이라도 두루 잘 활용하면 나름 괜찮을텐데, 그렇게도 안하는 모습을

이해는 하지만 그렇다고 이상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