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은 배 안에 있다. 그런데

배의 운명은 사공에게 달렸다. 배는 사공 안에 있는 것이다..

기신론의 해설은 참조할 만하다..

흔히들 초발심이라고 전해듣는 내용을 신성취발심이라고 풀이하고 있으며

그 후에는 다시 해행발심, 증발심 등으로 화엄에서 말하는 52단계의 과정을 포괄하고 있다.

그런데, 대승기신론은 대승에 대한 믿음을 일으키기 위해서 작성된 매뉴얼이기 때문에

신심의 성취를 위하여 잘 배려되어 있다. 그렇게 신심이 성취되고나면, 발심하여 소망을 이루어나가서

마침내 온전한 사랑에 이르는 것이다..

신심의 성취를 위한 실행방식은 다섯으로 나누어놓았는데, 내용을 보면 6바라밀에서 지관을 합친 것이다..

그러한 다섯가지의 방편을 가지고 네 가지에 대한 믿음을 이루니, 대승과 그 대승의 드러남이라고 할 수 있는 3보가 바로 이룰 믿음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믿음이 성취되면 초발심을 하니 그 발하는 마음은 직심과 심심, 대비심인데

깊은 마음이란 다시 제악막작하고 중선은 봉행하는 것으로 대비될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들은 이미 신심의 연습과정에 그 골간이 주어져 있다고도 하겠으니

방편은 단지 목적을 위한 수단이라기 보다는, 그 목적되는 것을 본받아서 하는 따라하기 연습이라고 하겠다.. 즉 대승에 대한 믿음을 일으키려면 대승을 따라서 살아보는 것이 바로 그에 대한 믿음을 일으키는 연습이 된다고 하겠다.. 마치 하느님이 사랑이라면, 그 사랑을 따라서 연습을 해보는 것이 바로 믿음의 연습이 되는 것이고, 그렇게 연습을 하는 과정에 믿음이 이루어지면, 비로소 온전한 사랑을 이루도록 발심이나 소망을 가지고 정진수행을 하는 것이 과정이 되는 식이다..

대승기신론은 잘 씌어진 매뉴얼인데, 이론적인 부분에 관한 소문이 무성하고, 실용적인 부분이 널리 보급되니 않은 것은 아쉬운 일일 수도 있겠는데, 사람이 세상 속에 있는 듯하지만, 세상은 또한 사람에게 달린 것을 생각하면, 완고한 사실에 과도하게 휘말리는 것보다는, 우리들 자신의 노젓기에 따라서 배의 운명이 결정되기도 함을 생각한다면, 진여의 공덕을 발현함에도 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