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 신데렐라 언니를 보면서 신기하게 느낀 장면이 있었다.

효선이가 은조에게 말하길, 자신이 사랑하니까 괜찮다고 말하는 장면이었다..

이건 구대성표 유전자인 셈인데

내가 이전에 겪었던 다른 어떤 장면과 겹쳐지는 구조가 있었다..

세상에는 다른 쪽에 익숙한 사람들이 있다..

사람들이 대개 비슷하게 살아가는 것 같지만 종자가 다르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효선이는 사랑에 익숙한 스타일이다..

은조는 노력을 해서 필요한 것을 얻는 생존의 기술을 익혔고

그 외적인 기술 덕분에 마음의 안정을 얻으려고도 하고, 타인의 방식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하지만 종자가 다른 사람들이 있다는 정도는 알지 못했었다..

그런데 동생을 보니까, 이건 바로 아빠의 판박이다... 세상에는 사랑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고

또 신기한 것은 그렇게 살아도 살아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또는 나는 이렇게 흔히들 생각한다..

저건 쟤가 부잣집 딸로 태어나서 애비 덕에 사랑받고 살아왔으니까 습관이지..

그런데 내가 이번 생에서 살면서 느낀 것은 그 반대일지도 모른다는 느낌이다..

부잣집 딸이라서 사랑을 받아서 사랑을 아는 것이 아니고

사랑을 알기 때문에, 사랑을 아는 애비한테 태어나서 사랑받고 살아오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세상에는 단순한 사랑 이외의 덕목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사랑이 기본 자질이다..

말하자면 연구를 잘 해서 대학졸업하고 성공을 해서 살아가는 은조같은 형태의 사람도 있다..

그런데 흐름이 다른 것이다..

은조는 양심이 살아있고, 정의로움이 있어서 깃발을 세울 줄 아는 형태인데

그는 자신의 그런 자질을 기조로 살면서 사랑이라는 덕목을 배운다..

세상에는 효선이 부녀와 같은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은조에겐 충격이다..

왜냐하면 자신의 일생은 이해할 수 없고, 부조리한 자신의 엄마와 그러한 상황에 처한 자신의 운명에 대한 분개가 기조가 되었기 때문에

다만 행동방식만으로 인생의 많은 부분이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른다..

상처받은 영혼을 알아보는 구대성 사장의 안목이 은조를 품었고, 그 품에서 은조는 8년을 성장하는 과정에

한 사람의 사회인으로 생존능력을 얻었다.. 효모를 연구하여 성공할 수도 있다..

그래서 평생 자신을 처음 믿어준 은인에게 울며 고마움을 표하는데, 그에겐 아직 그것이 그 아빠의 뛰어난 자질일 뿐이다. 그런데, 알고보니 종자가 애초에 자신과 다른 사람들이 엄존하고 있었던 것이고

그게 바로 대책없는 자신의 의붓동생이다.. 가공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세상에는 엄연히 다른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내가 겪었던 유사한 사례는 사랑이 아니라 태평한 마음이었다..

이전에 누군가를 겪으면서 보니까 처음의 매력과는 달리 비교적 게으르다는 것이 드러나서 놀란 적이 있었다.. 실태를 알고보니 야, 이렇게 살아도 살아지는구나 라고 느낄 정도 였다..

오히려 신기하게 느낀 것은 게을러보이는데도 정작 편하게 일이 흘러가는 것은 그쪽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태평한 유전자는 나름의 공능을 발휘하는 것이다..

물론 그도 나를 겪으면서 스스로 아쉬웠던 어떤 면을 보강하였다.. 세상은 공평한 것이다..

5행론에 관해서도 관련된 기억이 있다..

목화토금수의 5행을 느껴보면

나는 처음에 이런 식의 구분이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그런데 위에 적은 저런 식의 경험을 하고보니, 다른 스타일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서른 살이 좀 지나서 유사한 방식의 충격을 느낀 장면이 또 있었는데

당시에 느낀 것이 어려서부터 함께 했던 친형이 나와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느낀 일이었다..

나는 내 형인데 그렇게까지 다르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하였는데

알고보니 그는 상당히 감수성이 민감한 편이었고, 다만 내가 내 생각에 빠져서 그런 사실을 모르고 성장해온 것이었다.. 뒤늦게 그걸 알고 좀 충격을 받았다..

세상을 겪으면서 보니까 화기에 해당하는 사람도 눈에 띄었고

또 금기와 토기, 그리고 수기의 사람들도 있어보였다.. 그런데

이런 모든 사례가 등장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세상에는 조리가 있는 사람도 있고, 잔수에 밝은 사람도 있다.

사랑에 익숙한 사람도 있고, 몸에 익숙한 사람도 있고

어느 정도의 패턴이 있다..

이 창호는 끝내기를 토대로 전투와 포석을 보강하고

이 세돌은 전투력을 근간으로 끝내기와 포석을 단련한다..

은조는 양심과 정의로움을 근간으로 사랑을 단련하고

효선이는 사랑을 자산으로 삼아서 조리와 기획을 익혀간다..

남이 나와 다른 것을 발견하는 것은 충격이다...

그런데 문제는 또 이런 식의 차별성에만 다시 길드는 것이다..

만물의 공통된 성품이라는 면에선 패턴의 차별이라는 것은 또한 꿈과 같은 것이다..

말이 너무 길구나..

생업에 복귀할 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