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한동안 머물다 온 사람을 보았는데

대화 중에서 인상깊은 장면이 있었다..

저 유명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가보았다는 것이었는데

화제에 오르면서 생각해보니 미국문명이 참 빠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한국에서 100층 이상을 짓는다고 말들이 많다..

서울에도 그 복잡한 데다가 무얼 바꾸면서 짓는다고 그러고

부산에도 몇 장소에 마천루를 올린다고 들었다.. 모두 10개 쯤 된다고 그러는데

어려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관해 들었을 적에는 그저 미국은 그런가보다,라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제 생각해보니, 그 높은 빌딩을 미국에선 벌써 수십년 전에 지었다는 것이 아닌가?

그땐 삼성건설도 현대건설도 없었으니 요즘과 같은 첨단 기술도 없었을 것인데

수십년 전에 그런 빌딩을 올릴 수 있는 건축기술 혹은 능력이 있었다는 것이 아닌가?

그 생각을 하고보니, 미국문명의 토대가 새삼 탄탄한 편이라는 생각이 좀 들었다..

언젠가부터 미국은 제국주의적 양태를 보인다는 말도 들리지만, 역시 현대문명의 근간으로 보아야 할 셈인데

건국초기부터 기획적으로 건설되어온 nation building의 과정 탓인지, 여러 면에서 유명해진 것도 많다..

어제 대화에선 뉴 올리언즈라는 지명도 등장했는데, 거긴 또 미시시피라는 강으로 유명하지 않은가?

그런데, 벌써 나 자신도 미시시피가 톰 소여와 허클베리 핀의 무대인 것을 알고 있는 것이었다.. 그뿐 아니라

작년인가에 보았던 시간을 거꾸로 사는 남자의 사연에 관한 영화에서도 미시시피가 나오는 것 같았다..

미국에 대해서도 말들은 슬슬 생겨나고 있지만, 세월과 더불어 성장해온 흐름이 있어서인지 그다지 거칠고 황량한 느낌은 아니었다. 게다가 미국은 면적과 인구비례도 그다지 각박한 것은 아니었는데

한 세기 전의 자존심을 이제야 발휘하려는 중국은, 올림픽 후에는 잠잠하지만

기본적으로 위태로운 느낌이 있다.. 인구도 너무 많고, 사방에 이웃들과 모두 논란들이 있다..

동북쪽도 그렇고, 서쪽에도 그렇지 않은가? 또 동남쪽 바다에도 논란과 분쟁이 있는 것으로 안다..

시기적으로 다르긴 하지만, 미국문명과 중국문명을 멀리서나마 대비해보면

문명이라는 면에선 아무래도 미국쪽이 더 유연하고, 합리적인 매력과 개인적 성장과 자유를 상징하는 것 같다..

사실 문명이라는 것은 따지고보면

우리가 주어진 공간과 시간을 가꾸어나가는 과정과 결과일 뿐이다..

그러니 지금 당장은 한국이 여러가지 불편함이 있지만, 보다 주체적으로 우리들의 필요와 장단점을 고려하는 생활방식을 기획, 모방, 창조, 개선 등등을 해나가면 될텐데

97년 외환위기 이래로 특히나, 여러가지 방식이 너무나 판국자체가 이상하게 고착되는 느낌이라서 보기에 갑갑하다..

5천 만이 10만 평방킬로미터 안에서 합의과정을 잘 거치면서 가꾸어나가면 되는 것인데

너무 남의 눈치보는 것이 습성이 되어서

스무 살 이전에는 학교라는 이름의 감옥에 갇히고, 서른 살까지는 취직이라는 감옥에 갇히고

다음에는 생존이라는 이름의 감옥에 갇히고, 그 후에는 노후대책이라는 이름의 힘겨운 투쟁을 하는 것 같다.. 이미 주어진 상황에서도, 가만히 생각해보면 굳이 이런 과도한 불편함까지는 없어도 될 것을 생각하면

다소의 개탄이 없을 수가 없다..

현실과는 괴리가 있다고 하지만, 1인당 소득이 만 5천 달라라는 말은, 한 사람이 평균으로 1500만원 가치를 생산하고 있다는 말이 아닌가? 그러면 지금 이미 4인가족이 평균으로 6천 만원의 생산을 하고 있는 셈이다..

집집마다 편차가 있다고 하더라도, 정부가 적절한 매개 역할을 해주면, 지금 우리 공동체의 생산능력 자체만으로도 그런대로 살 만한 능력을 전체적으로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다만 무언가가 잘 소통이 안되고 있을 뿐인데, 이런 상황이 단기간에 잘 해소되지 않을 것을 생각하면 좀 답답하다..

능력이 있고, 기술이 있는데, 그런데 종합적으로는 좀 엉망이라는 말이다..

정석도 알고, 맥에도 좀 숙달이 되고, 실전경력도 상당한데

종합적으로 판을 짜나가는 습관이 부조리해서 승률은 3할이라고나 할까...

하늘을 문지르는 고층빌딩 이야기 하다가 옆으로 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