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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회] 8부 대륙에 불어닥친 피바람 (2)

2007-04 조회 3540추천 0 프린트｜스크랩

원래 도세쓰는 일본 바둑 역사상 최초의 기성(碁聖)으로 불리는 도사쿠(道策)의 제자였다. 그러다가 도사쿠의 첫 번째 수제자로 동문인 도데키(道的)가 선정되자 도세쓰는 또 다른 바둑 4가의 하나인 이노우에가의 양자로 들어가 버렸다. 그러나 도데키가 스물한 살의 나이로 요절하자 우여곡절 끝에 도사쿠가 마지막 후계자로 도오치(道知)를 선정한 후 죽음에 이르러 도세쓰를 다시 불렀다. 「도오치의 후견을 부탁한다. 엄격하게 가르쳐서 도오치가 장성하면 명인기소의 자리에 오르도록 도와 주기 바란다. 네가 스스로 기소에 오르는 일이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그 대신 너를 준명인의 자리에 올려 주겠다.」 도세쓰는 도사쿠의 조건을 받아들였다. 당시 도오치는 열세 살의 소년이었다. 도세쓰는 도사쿠의 유언에 따라 도오치 소년의 훈육에 전력을 기울이게 된다. 그는 자신이 당주로 있는 이노우에가에서 홍임보가로 거처를 옮기면서까지 도오치의 육성에 성심을 다했다. 도오치는 이에 대한 보답으로 도세쓰를 스승으로 섬겼다. 1705년 10월 도쿠가와 쓰나요시(德川綱吉) 말기, 어성기(쇼군이 친람하는 가운데 두어지는 바둑)의 대국자가 선정되었다. 도오치 4단과 야스이가의 센가쿠(安井仙角) 6단이었다. 그때 도오치의 승단을 고려하고 있던 도세쓰는 센가쿠에게 편지를 보내 부탁했다. 「최근 도오치의 실력이 괄목 향상하여 현재 준명인(8단)인 나에게 정선(定先)으로 두고 있소. 이번에 있을 어전 대국에서는 아무쪼록 그대와 도오치가 호선(互先)으로 두어 주었으면 하오.」 이에 센가쿠는 정면으로 도세쓰에게 반발하였다. 「갑작스런 이런 요청은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실로 나로서는 도오치와 2년 전 단 한 번 정선으로 두었을 뿐입니다. 더구나 승단조차 불합리한데도 정선에서 선상선(先上先:정선과 호선의 중간 치수. 세 판의 바둑에서 하수가 첫째 판은 흑으로 둘째 판은 백으로 셋째 판은 다시 흑으로 두는 방식)이라는 단계를 건너 뛰어서 호선으로 대국한다는 것은 불가합니다. 저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요청입니다.」 도세쓰는 센가쿠가 쉽게 승낙하리라고 낙관했다가 뜻밖의 반격을 받은 셈이었다. 실상 홍임보가와 야스이가는 선대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해묵은 원한이 깊게 배어 있었다. 자신의 권위에 정면으로 반발한 센가쿠에게 격노한 도세쓰는, 「나의 말을 못 듣겠다는 것인가?」 하고 몇 차례에 걸쳐 강경하게 추궁하였다. 결국 사건은 쟁기(爭碁:중세 유럽의 기사들이 옳고 그름을 결투에 의해 가린 것처럼 막부의 기사들은 대국의 수단에 호소하여 시비를 가렸다)로까지 비화되었다. 쟁기의 치수가 선상선으로 정해진 것은 도세쓰의 영향력 때문이었다. 이전에 정선으로 한 번 대국했을 뿐이므로 쟁기도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게 타당하였지만 도세쓰가 고관들에게 부탁하여 그렇게 조정된 것이었다. 어성기 제1국으로 쟁기가 시작되었다. 도오치는 15세. 센가쿠는 야스이가를 계승한 지 5년, 32세의 전성기였다. 아침 진시(辰時)부터 바둑이 시작되었다. 당시 도오치는 악성 이질로 고생하던 중이었다. 게다가 며칠 전부터 음식도 거의 먹지 못하고 수시로 화장실에 드나들어야 할 형편이었다. 하지만 도오치의 투지만은 왕성했다. 쌍방 장고에 장고를 거듭한 국면이 진행되었다. 도세쓰는 평소의 도오치와는 달리 그가 판을 제대로 엮어 나가지 못함을 확연히 알 수 있었다. 오후 무렵 도세쓰는 도저히 그 자리를 더 지키지 못하고 무거운 발길을 돌려서 홍임보가로 돌아왔다. 도세쓰가 보기엔 아무리 검토에 검토를 거듭해 보아도 미세하지만 도오치가 이기기는 어려워 보였다. 오히려 국면은 앞으로 차이가 더욱 벌어질 형세였다. 도오치 소년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휘청거리는 발걸음으로 화장실을 드나드는 모습을 그려 보며 도세쓰는 측은한 마음을 누를 길이 없었다. 저녁이 되어도 밤이 깊어도 대국이 끝났다는 전갈은 오지 않았다. 아픈 몸을 무릅쓰고 도오치는 센가쿠에게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새벽이 막 지날 무렵 도오치를 따라갔던 머슴이 헐레벌떡 뛰어 들어왔다. 「기뻐하십시오. 도오치님이 한 집 이겼습니다.」 깜빡 잠이 들었던 도세쓰는 한 집이란 소리만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 바둑을 불편한 몸으로 한 집을 졌다니 과연 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다시 한번 물어 보니 이겼다는 게 아닌가? 도저히 믿을 수 없어 도세쓰는 즉시 사람을 시켜 확인했다. 100수를 넘는 시점까지는 백이 확실히 우세했지만 그 후 흑의 눈부신 추격과 탁월한 끝내기로 결국 믿을 수 없는 대역전극이 일어났던 것이다. 그 후 도오치와 센가쿠는 두 판을 더 두었다. 2국에서 도오치는 흑으로 열다섯 집의 대승을 거두었고, 3국에서도 백을 쥔 도오치가 석 집을 이겼다. 변명의 여지가 없이 완패한 센가쿠는,‘도오치와의 치수를 호선으로 응낙한다. 쟁기는 이로써 중지할 것을 바란다.’라는 편지를 보내 허무하게 굴복하고 말았다. 도세쓰는 숙적을 궁지에 몰아넣을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집요하게 쟁기의 계속을 주장했지만 센가쿠는 끝내 그 요구를 받아 주지 않았다. 센가쿠와의 쟁기가 끝난 직후 도세쓰는 도오치와 10번기를 두었다. 도오치의 정선으로 도세쓰가 6승 3패 1빅의 전적을 올렸다. 떠오르는 태양인 도오치를 상대하여 정선으로 눌러 이겼다는 것은 도세쓰가 대단한 실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 주는 것이었다. 2년 후 도세쓰는 도오치에게 홍임보가를 물려주고 스스로 후견인의 자리에서 물러나 이노우에가로 돌아갔다. 도오치는 자신을 양육시켜 준 도세쓰의 은혜에 보답코자 강력히 추천하여 도세쓰를 명인으로 추대했다. 「도사쿠 스승님께서 명인기소를 바라지 말라는 유언이 있지 않았는가.」 도세쓰가 도오치의 제안을 거절했지만 도오치의 의사는 완강했다. 도오치의 간곡한 제안으로 인해 도세쓰는 마침내 명인의 자리에 올랐고 우여곡절 끝에 기소(고도꼬로)의 직위에 머무르고 있었다. 도세쓰를 못 만나고 허송세월만 보내던 평인준은 하는 수 없이 야스이가를 방문했다. 그곳에서 평인준은 일본에 온 후 처음으로 바둑다운 바둑을 만날 수 있었다. 당주 센가쿠가 촉망하는 야스이가의 기사 나가시마 4단이었다. 나가시마는 호선으로 평인준에게 두 판을 완패한 후 센가쿠의 근황을 언급했다. 「당주님은 지금 나라(奈良) 온천에 계십니다. 1년에 두어 차례 그곳에 내려가서 몇 달씩 기거하곤 하지요.」 평인준은 그 길로 나라 온천으로 내려가 센가쿠를 만났다. 센가쿠의 바둑은 이미 완숙기에 접어들어 있었다. 비록 가슴속에 홍임보가와 이노우에가에 대한 원한이 깊게 쌓여 있었지만 아직은 패기도 있었고 과거 도오치와의 치욕을 설원하고자 절치부심 기도에 매진하고 있었다. 평인준과 센가쿠의 대국은 비밀리에 두어졌다.

팍스이스트	3단	10조4200억
자작나무♡	6단*	2조5721억
별빛누리★	6단	2조3438억
한솔현현로	7단*	2조180억
뉴욕n뉴욕	4급*	1조6489억
버려야산다	11급	1조5832억
비비빅	11급*	1조4399억
초보네	3단	1조4119억
운명아비켜	4단*	1조1714억
충청도요정	25급	1조1563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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