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입는 옷을 입고 모두가 먹는 음식을 먹으면서 모두가 거쳐 가는 보편성의 순리를 따라 다녔던 지난 시간들을 이제는 조금씩 바꿔 보려한다

여태 입던 생각의 옷을 아주 작은 부분부터 가위로 자른다. 그리고 새로운 생각을 그려놓은 퍼즐판 위에 살며시 올려놓았다. 아무런 형태도 기능도 모양도 없는 그저 그런 천 조각 하나에 나는 많은 것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이렇게 모두가 입고 있는. 무심하게 따라 입었던 생각의 옷에서 나만의 옷을 만들어 보기로 하였지만. 아마도 누더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여태의 옷들은 남의 생각을 빌리거나 흉내 내며 따라 입었다면 지금 만들어 입고자 하는 옷은 나만의 생각들로 내가 하고자 하는 일들에 맞게 만들 것이며 누구에게 보여주고자 하지 않기에 고정관념에 구애받지 않을 것이며 그 결과에도 미리 염려치 않을 것이다.

산사를 찾아다니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절하는 것뿐이다.

보통의 우리는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나 남의 일을 모두 최고와 비교를 한다. 결과만 본다는 뜻이고 그것은 쉽게 좌절하게 하거나 상대를 무시하는 결과를 초래하니 나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나 아닌 것을 인정 하는 법부터 배워야한다고 생각하며 나를 진정 사랑하는 사람만이 남을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사랑하기로 한 것이다. 이것은 이기심하고는 별게로 확실히 구분이 되어야 한다.

성철스님의 일화에서 얼핏 기억하는 것인데.

스위스인가 어디에서 경전을 연구하는 교수의 질문에 답하는 성철스님의 답서에서 이렇게 말씀 하신 것이 있는데. 작고 하찮은 것에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고 생각을 한다.

“ 존졍하는 성철스님. 불교를 이해하려면 경전을 깊이 연구하여 이해를 하여야 한다고 보는데 어찌 스님은 책읽기를 많이 하지마라 하시며 참선으로 진정 높은 경지에 오를 수 있다는 말씀 입니까. 하는 내용인 것 같고.

여기에 성철스님은

“책을 본다는 것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땅을 파서 하늘을 보려 함이니 모두가 자신을 똑바로 보려 하는 것이 ... 끝없이 화두를 붙들고 참선하는 것이야 말로...이라고 답하신 것 같다

여기서 선달이의 우매함을 변명하며 내하고자 하는 일을 시작 할 수가 있었다.

누군가에게 어설피 말한 적이 있지만 눈과 귀 그리고 입을 사용하지 않고 할 수 있는 길을 찾아 나선 것이다 이마저도 반신반의 했지만 이제는 더듬이로 찾아다니지만 기다려지고 그 순간들을 느끼며 나름으로 나락들을 주워 모으고 있다.

스스로에게 믿음이 생겼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많아지고 홀로 있는 시간이 외롭지 않다 나를 사랑할 수 있게 되었고 더불어 남을 사랑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를 미워했던 마음이 나를 사랑할 수 있게 되었고 그것으로 남을 사랑할 수도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내 비록 이승에서 나의 누더기 옷을 입지 못할 지라도 아쉬울 것 없으리라

평생 나만의 옷을 만들다가 간다는 것도 행복일 것이며 완성하지 못한다면 아마도 내가 챙겨 가리라. 아무도 모를 수 있으니까. 하지만 보다 좋은 옷을 만들기 위해서 이 세상 모든 것에서 부끄러워하지 않고 배우려 한다. 나쁜 것은 경계하며 배울 것이고 좋은 것은 본받아 배울 것이다 오류를 반성하며 엎드리고 이루어 엎드릴 것이다.

삶이란 어쩌면 죽지 않으려는 행동의 연장이라 보는데 인간의 아집과 오만이 임대받은 공간에서 어리석은 집착으로 스스로 속박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모르고 왔다가 잘못알고 살다 그렇게 후회하고 돌아가는 길에 어저께 먼저 가신 배추님의 인사말이 자꾸 떠오른다.

“그동안 오로에서 즐거웠습니다.”

“나로 인해 아픈 마음 용서바랍니다.”

마지막 가는 길에 감사하고 사죄하고 가는 배추님은 비록 먼저 가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본인은 이 세상에서 분명 자신의 옷을 완성하고 갔으리라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런 말을 할 수가 없으리라. 부럽다. 그래서 나도 갈 때는 꼭 감사하고 사죄하고 갈수 있기를 바래본다. 남은 이들에게 그리움을 심어주는 그런 기억 남겨두고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