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대화를 하다가 지구의 면적을 계산해보게 되었다. 대략 6억 평방킬로 정도 될 것 같았는데 검색을 해보니 5.1평방이라고 한다.. 아마도 오차가 조금 있는 것 같다.

지구의 반지름이 6천 4백이므로 지름이 만 3천 정도이고, 둘레를 계산하면 대략 4만 정도 나오길래 만 킬로짜리 입방체하고 비슷하다고 보았더니 6억 평방 정도가 나오는 것이었다.

인구가 60억이라고 치니까 1평방킬로에 10명 정도씩 살고 있는 것인데, 여기에 물이 3분의 2정도 되니까, 실제론 인구밀도가 대략 40정도가 되는 것 같았다. 가로세로 1킬로에 10명씩 살면서 그 땅 중에서 7할 정도는 양어장이나 수영장인 셈이었다. 전체를 하나의 나라로 치면

6대주가 있고, 각 주에는 1억개의 지번이 있는 셈이다.

아마도 이런 통계가 널리 상식으로 보급되면 전쟁의 욕망이 상당히 줄지 않을까 싶다. 대개 전쟁이란 불확실성에 기인한 구석이 클 것이고, 그래서 다양한 논리들도 필요해진다. 그런데 지구 전체를 하나의 단위로 기초통계가 상식화되면 무슨 재미로 심한 싸움을 하겠는가? 오히려 인생의 의미를 잃고 사지에 힘이 쭉 빠질 가능성이 많을 것 같았다.

지구의 속이 흙으로 가득찬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래서 중간에 다른 문명이 있다는 소문도 있는데, 사실 이런 것도 상황이 애매하니까 미스테리한 느낌이 들지만, 통계적으로 보아버리면 별다를 것도 없어진다. 게다가 다른 별들이 있다고 해도 사실 양과 질이 다를 뿐이지 결국엔 그다지 다를 것이 없어진다. 별이 크고 작을 수 있고, 생명형태가 다를 수 있고, 그래서 사는 방식이 다를 수 있지만, 그게 또 그런 줄 알고나면 또한 당연해지는 것이다. 인도의 신화를 보면 천신들과 아수라가 전쟁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지구를 단위로 생각하고 접근하면 좀 일리가 있게 들린다. 우리는 대개 지구 안에서 노는데 정신이 팔려 있으므로 지구 자체가 단위가 되면 생각을 잘 못하는 경향에 젖어있는 셈이다. 그 전쟁을 다룬 신화가 마하바라타라는 것인데, 그 중에서 일부가 저 유명한 바가바드 기타라고 해서 유명한 간디 같은 사람도 연구주석을 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유명한 여행가의 책 중에 지도밖으로 어쩌고 하는 것이 있는데, 가만 생각해보면 심리적 동기가 조금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물론 그녀의 지도라는 것도 마하바라타에 비하면 폭이 조금 좁지만 말이다.. 새천년이 오기 전에 물리학자인 미치오 가쿠라는 사람이 visions라는 책을 썼었는데, 거길 보면, 시간이 지나면서 향후 백년 간에 지구 상의 연료소비필요와 기술발달 때문에 어떤 21세기의 미래가 펼쳐질 지 전망한 것이 있었다. 생물학과 물리학 화학 등이 믹스가 되면서 양자물리학과 생물학들이 조합이 될 것으로 전망했었던 것 같은데, 아마도 방향은 그리로 가게 될 것이다. 물론 그리된다고 해도 일체유위법의 범주를 벗지는 않을 듯하지만 말이다..

지구의 기본통계를 산수해보았더니 왠지 마음이 좀 편해지는 것 같아서

기념으로 한자 적어보았다. 역시 바둑은 계가라고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