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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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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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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과 양상의 대비에 관한 유명한 비유들이 좀 있다. 하나는 황금사자의 비유라고 해가지고 황금으로 사자를 만들면 그게 사자로 보면 사자이지만 알고보면 황금이 아니냐고 하는 것인데, 대체로 화엄학 쪽에서 흔히 쓰이는 것 같다. 다른 것으로는 백사장의 비유가 있어서 해운대 백사장에서 모래로 성을 쌓으면, 그게 성으로 보이긴 하지만 파도가 몰려오면 성은 간 곳이 없고, 오직 모래만이 남는다는 것이다.. 다른 비유론 수파불리라고 해서 파도가 온갖 모습을 보이지만, 알고보면 모두가 물이 아니냐고 한다.. 이런 비유를 접한 지는 오래 되었지만 시간을 두고 유용성을 생각해보면, 본질에 비유한 것들이 모두 형태나 색깔이 있어서 한계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이따금 했다. 본질이란 절대성을 말하는 것인데 황금이나 물이나 모래 등의 물질로 비유를 하니 이름도 형태도 없는 것을 상징하기에 곤란하다는 생각을 이따금 하였다. 절대라고 하는 것은 상대를 벗어났다는 것인데, 상대라는 것은 쪼개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대개 상대는 인식의 분별로 인해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여겨서 실제로는 절대인 것이 상대적인 것처럼 보일 뿐이라고 한다. 그게 바로 조사서래의가 뜰앞의 잣나무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 질문을 했던 사람이 조주스님에게 자기는 그딴 것을 물은 것이 아니라고 했더니, 노인네는 답하길, 내가 언제 그딴 것을 답했냐고 했다는 것이다.. 벽암록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이 이와 유사한 것이 있었다. 어떤 선사가 같이 앉았던 마놀린에게, 마놀린, 저게 뭔 소리여? 라고 물었더니 마놀린이 답하길, 산티아고 할배요, 그것도 모릅니까? 빗방울 듣는 소리지요.. 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랬더니, 산티아고 선사가 말하길, 그게 바로 허튼소리여.. 라고 말해주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말하자면 접근하는 방식이 다른 셈이다.. 형태가 없는 것에서 형태가 있는 것이 생겨나는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하는 능엄경의 내용을 보고 좀 놀랐었다.. 부루나라는 사람이 묻기를 본래 그렇게 청정한데 그러면 산하대지는 어떻게 생겨났습니까? 라고 물으니까 능엄경의 산티아고가 정말 친절하게도 구구단 가르치듯이 설명하는 것을 보고 그날 마음이 두근세근해서 잠을 잘 못이루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나중에 이것도 어떤 선사는 답하는 방식이 다른 것이었다.. 본래 그렇게 청정한데, 산하대지가 어떻게 생겨났겠는가? 라고 반문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답하는 말과 질문의 말이 한문으로 전혀 동일한 형태를 한 것이 또 절창이었다.. 산하대지와 일월성신이 생겨나는 과정을 구절구절히 설명하는 문헌이 인간세상에 실존하는 것도 신기하기 짝이 없었는데, 그걸 또 질문과 전혀 동일한 모습의 문장으로 답하는 경우도 인간의 언어로 가능했던 것이다. 그 묘한 느낌이란 아마도 박정환 이세돌의 대국에서 이세돌이 난관을 타개하느라고 제 2선에 껴붙인 한 수와 같이 묘했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세상의 그 모든 천재들도 정작 필요한 곳에는 관심을 두지 않으니 하늘의 범주를 벗어나기 힘든 것이 아닌가 싶었다.. 옛날에 노인과 바다를 처음 읽던 무렵에, 주변에서 떠돌던 동화책 중에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것이 있었는데, 요즘 가끔 생각해보아도, 어떻게 그런 쉽고도 당연한 책이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이따금 한다.. 서산대사의 시 중에 유명한 것이 있다.. 萬國都城如蟻질 千家豪傑若醯鷄 만국도성여의질 천가호걸약혜계 一窓明月淸虛枕 無限松風韻不齊 일창명월청허침 무한송풍운불제 인간의 모든 문명이 개미집과 같고, 모든 역사적 hero들이 하루살이 애벌레와 같구나 달은 밝아서 청정본연을 베고있으니 한량없는 솔바람이 다양도 하시더라.. 라고 하는데 지금 기억해보면, 꽃들에게 희망을에서 바로 애벌레의 탑을 말하였던 것이다. 그리 쉬운 동화책에서 하는 말이 서산대사의 선게송과 같은 뜻이었던 셈이다.. 청정본연을 베고 누웠으니 한량없는 솔바람이 다양도 하시더라..라고 했으니 산하대지가 생겨난 적이 없다는 말이나 비슷한 것 같다.. 청정본연을 배우고 싶습니다. 라고 했더니, 한량없는 솔바람이 다양도 하구나,라고 답한 셈이 아닌가? 뜰앞에 잣나무라고 한 셈이다.. 그런 시각과, 영웅호걸이 하루살이로 보이는 안목이 통한다고 말하는 셈이었다.. 유와 무는 같은 것인데, 바깥에서 보면 달라보인다고 말한 노자님의 말씀과 같다.. 이제 글의 마무리를 지어야 하겠는데, 마땅한 대책이 없다.. 노인과 바다에서 카사블랑카가 나오기에 모로코에 있는 것을 말하는 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 그 카사블랑카 술집에서 팔씨름 구경을 하던 사람들이 아침에 하바나 석탄회사에 출근을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을 보고 의심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검색을 해보았는데 알고보니 하바나 인근에도 카사블랑카라는 지역명이 지금도 있었다.. 나의 오해였다. 물론 카나리아 군도는 모로코 인근이 맞으니 골격에는 변함이 없지만... 애정의 깊이에 따라서 주어지는 정보도 달라진다는 것을 새로 한번 더 경험하게 되었다.. 산티아고의 인내심으로 오늘도 석탄을 캘 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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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진객
팔공선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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