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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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단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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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지지옥션배 바둑의 진행을 틈틈이 보았다.. 결국 흑의 대마가 죽어서 계가로 가지 못하였는데 원래 백의 집이 많아서 백이 이기는 바둑이 아니었을까 싶다.. 진행을 보면서도 이상하게 생각한 것이 흑이 백의 단곤마를 좇는 바둑이 된 것이었다.. 원래 단곤마는 죽지 않는다는 것이 사까다 이래의 격언이다.. 곤마라는 것은 곤란해야 곤마인데, 단곤마는 별로 곤혹스럽지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제바둑은 대체로 내가 보기엔 흑이 백의 대마잡이에 나서지 않으면 집이 부족한 구도였다.. 그것은 애초에 백의 집이 많아버렸기 때문이다.. 왜 그따우로 판을 짰을까? 마지막에 흑이 유가무가로 수상전에서 진 후에는 이민진의 수순이 흥미로왔는데 오늘 다시 기사를 보니 왜 흑은 판을 잘못짜게 된 것일까 궁금하였다.. 그래서 부족하나마 사태의 뿌리를 찾아가보았는데 애초에 흑이 백의 진영에서 걸쳐가는 위치가 좀 문제가 아니었나 짐작되었다.. 왜냐하면 그 후의 행마자체에선 그다지 치명적 문제를 발견하기 나로선 어려웠기 때문이다.. 소목에 눈목자로 걸어가는 모습이 상황에 좀 안어울린 것이 아닌가 짐작되었고 그 결과 백은 좌상과 하변에 애초에 집을 크게 지어버렸는데 게다가 백은 흑의 안정된 집을 주지 않기 위에서 좌상에 철주를 내리기 전에 우하에다가 응수타진까지 잘 해놓는 기지가 보이는 것 같았다.. 그 후 흑은 단곤마를 좇아서 상당히 근접하였지만 결국엔 별무신통한 결과가 된 셈이다.. 결국 나의 추론이 맞다면 초반에 걸치는 자리 하나가 애매한 바람에 판을 그르친 것일 수 있다는 말인데, 이게 이렇다면 참 심각한 일이다.. 초반에 한 번 어긋나면 계속 그럴 수 있다는 셈이 되니 말이다.. 물론 대개의 경우 자신의 우세를 스스로 망치는 경우가 많은 것을 생각해보면 이민진의 이후의 행마가 안정적이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처음에 하나 잘못 걸치면 판이 잘못짜인다고 생각해보면, 여기에 담긴 의미는 참 큰 것이다.. 기신론을 볼 적에 가장 당혹스럽던 표현이 모든 생멸현상의 뿌리가 진여의 바다에 홀연히 무명의 파도가 인 것이라는 표현이었다.. 그처럼 조리있는 작품의 뿌리가 홀연히,라는 한 불가사의한 표현에 귀결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 홀연한 무명 덕분에 그 거창무쌍한 팔만대장경이 필요해진 셈이다.. 대부분의 경우 그 애초의 홀연한 무명은 알아볼 기회도 없을 정도로 이미 상황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바둑이야 수순을 거슬러보면 어디가 뿌리였나 진단할 수 있지만, 마음과 온누리의 허랑방탕한 사태가 한 순간의 홀연한 무명때문이라는 것을 알려면, 매우 어려운 것이 된다.. 대개의 경우 인생이란 국지전에서의 부분적 다툼이 부각된다.. 거기에서 의롭게 거기에서 배신하면서 추적자 드라마를 찍는다.. 그 모든 사태의 뿌리를 거슬러가려먼 150수를 거슬러야 하는데, 그렇게는 대개 안하고, 추적자 드라마가 공감이 많이 간다고 하면서 강동윤과 백홍석을 논하게 된다.. 좌하귀에의 눈목자 걸침은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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