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108사찰 108배를 발원할 때 건봉사로 나를 이끌어 주었던 이가 있다

10회를 넘기 전에. 50회에 이르렀을 때 지속함에 갈등이 없지도 않았건만

그의 격려가 큰 힘이 되었고 어언 100회를 넘어서면서 나름 내공이(?) 쌓일 만하니

할머님이 100수 천수를 하시고 가시더니 이제는 첫걸음을 독려하던 이가 쓰러졌다

명분이 떠나가고 잠시 허탈해 할 때 단 한사람의 믿음에라도 실망을 줘서는 안 된다고

끝까지 마무리하기를 격려 해 주었던 선비만석이라는 명분을 붙들고 오늘 길을 나섰다

여기서 나의 모든 기를 모아 그의 쾌차를 비는 108배를 이곳 송광사에서 엎어지려한다.

선비만석님을 사랑하셨던 분들 미워 하셨던 분들 그리고 모르시는 분들까지

생존의 고통을 이겨가는 그는 분명 여러분들을 사랑했던 사람입니다

여기에 여러분들의 사심을 접은 진심어린 격려의 말씀을 모아 단단한 끈으로 엮어

지금 그의 마음의 창가에 힘없이 떨어지는 잎사귀들을 꽁꽁 묶어 두고자 합니다.

그의 모든 것을 이해했던 분들은 물론이겠지만 그와의 시간이 불편하고 안타까웠고

그 이상의 이유로 지금껏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도 이번 기회에 그를 용서 하소서

용서란 권리이며 의무라 생각하고 용서를 잘못에 대한 양해라 본다면 그는 어쩌면

용서받을 것도 없고 도저히 용서 받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이 그를 용서할 시간이 아닌가 합니다.

인간의 오만한 잣대로 가늠하는 용서가 아닌 그를 오해한 시간들에 대한 용서를.

지금 그에게 보이지 않는 모든 짐들까지 덜어주는 것이 용서하는 것이라 봅니다.

안타까워하고 안녕을 빌어주는 마음도 사랑이거니와 애써 사랑한다 하지 않을지언정

오해에 대해 자신에게 독려하기보다 용서하는 마음이 더 큰사랑입니다.

그는 지금 간암으로 투병 중입니다.

여러분들의 진심이 전달되면 맹세코 그는 다시 생명의 불꽃을 뜨겁게 불사르고 일어나

아직 준비되지 않았고 아쉬움이 많은 시간들을 마무리 하는 모습을 보여 줄 것입니다

우리의 작은 성의로 그에게 그런 희망과 보람의 시간을 안겨줄 수 있다고 굳게 믿으며

그에게 힘이 될 수 있는 말과 다시 일어나야 하는 명분을 안겨 주십시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것밖에 없습니다.

바쁜 일정에도 멀리까지 기꺼이 동행해주신 당근돼지님. 황소걸음마님. 나무나루님.

그리고 여러분들의 따뜻한 한마디 한마디 거기에 선달이와 우렁각시의 진심을 담아

산사순례 송광사 편을 쾌차를 비는 108배와 함께 그에게 바칩니다.

부디 다시 일어나시길 간절히 염원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