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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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일없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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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없음,이라는 주제에 착안하니 있는 그대로,라는 표현도 조금 친숙해지는 것 같다. 일없음이라는 것은 원래 어떤 외적인 부담이 없다는 뜻이 된다. 그대로 좋다는 것이다. 이것을 반대쪽에서 보면 해석이나 이해나 판단, 비교 등등이 조작이 없다는 뜻이 된다. 있는 그대로,를 검색을 해보니 임제록의 귀절이 나온다. 무사시귀인, 단막조작, 평상무사.. 무사시 귀인,은 두 가지로 해석되는 것 같다. 하나는 일없음이 귀인이다, 그리고 일없음이 사람에게 귀하다, 라는 둘이다.. 큰 차이는 없다.. 조금 더 끌리는 쪽이라면 일없음이 귀인,쪽인 듯도 하다. 왜냐하면 사람에게 일없음이 귀하다,라고 하면 사람이라는 그 무엇을 상정하게 되지만 일없음이 귀인이다,라고 하게 되면 일없음이 바로 귀인, 즉 진여가 된다.. 단막조작,은 조작을 하지 말라고 하였는데, 조작을 하려면 그 이전에 해석을 하고 판단을 하고, 비교를 하였다. 혹은 그런 심리적 과정이 바로 조작이기도 하다. 다른 말로 하면 유위법이다.. 있는 그대로라는 말은 있는 그대로 구족하다는 말이고, 구족하다는 말은 조금 positive한 표현을 쓰면 진여의 공덕이 우리의 존재자체에 이미 충분하다는 말이다. 이전에 수심결을 보다가 눈에 띈 구절이 있었다.. 망념이 홀기하면 도불수지,하여 손지우손이지어무위,라는 구절이었는데 요즘 생각해보면 맞는 말씀같다. 망념이란 바로 해석과 판단, 비교, 조작 등에 해당한다. 망념이 일어나면 따라가지 말고 덜고 덜어라는 것이다. 그리하면 저절로 되는 때가 오는데 천하선지식의 목우행이 그것이라고 하는 말이 뒤에 이어진다.. 망념이 일어나는 것까진 어쩔 수 없다.. 우리는 이미 해석하고 판단하고 비교하고 조작하는 데에 익숙하고 환경도 그러하다. 중요한 것은 따라가지 말라는 것이다.. 이것은 반대로 보면, 일없음을 잘 보존하라는 말이다.. 종합해보면, 일없음을 잘 보존하여 망념에 따라가지 말라는 것인데 그러면 또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 망념이 일어날 때에 따라가지 말려고 노력을 해야 하는가 라는 문제이다.. 이것은 실전적이므로 곤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엔 노력이 필요하기도하고 노력이면 안되기도 할 것이다. 왜냐하면 망념을 우리가 외면하거나 누를 수도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망념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일 뿐이다. 여기에서의 이해는 망념으로서의 이해와는 좀 다르다.. 바라보면 저절로 되는 이해라고나 할까.. 어쨌든 그 망념을 바라보면서 따라가지 않는다는 말은 필요한 경우에는 따라갈 수도 있다는 말이다. 왜냐하면, 알고 따라가는 것은 망념이 아니라 진여의 발현이 될 수도 있으니까.. 이렇게 쓰면서 보니 말이 좀 복잡해질 수도 있는 것을 느끼게 된다.. 수행방편을 보면 지관이나 사마타 위빠사나 등이 있는데, 일없다는 것은 사마타에 가깝고 망념을 따라가지 않는 것은 위빠사나가 결합된다고 여겨진다. 지관겸수인 것이다.. 선종의 표현으로 낯선 것은 친숙해지고, 친숙한 것은 낯설게 하라는 말이 있다. 대개 인간들은 일을 벌이고 이해판단조작해석하는 데엔 친숙한데, 그곳은 낯설게 하고 일없음이나 평화나 고요함 쪽의 방향은 낯선데, 이쪽은 친숙하게 하라는 식의 말이 되는 셈이다.. 수심결의 저 표현에 착안한 것은 오랜 과거의 일인데 요즘 생각해보면, 여러가지 사정 때문에 시간의 낭비가 좀 있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대개의 경험담을 보면 한두번의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또 다른 면에서 보면, 다소간의 방황이나 견문 등이 보다 입체적 안목을 위해서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는 것으니 위안을 삼을 수도 있겠다.. 있는 그대로 아무런 일도 없는데 교육받고 영향받아서 이해하고 해석하고 판단하고 비교하는 조작에 오래 물들어서 주어진 평화와 진여의 덕에 기회를 주지 않도다.. 인간에게 당연한 것이 말씀에는 망념이 되나니 존심을 잘 하여 성품을 기르는 것으로 금년의 더위와 함께한다. 더위, 이것은 과연 현실인가 혹은 해석인가? 대개는 이쯤에 할을 더하기도 하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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