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늦었어요. 빨리 좀 가주세요.”

예약시간 5분 늦게 나와 쓰레기 분리수거 하는데 5분.

그리고 경비 아저씨에게 미주알고주알 다하고 타서 하는 말.

“요즘 아저씨들은 예약해도 시간을 잘 안 지켜요 왜 그렇죠.

나는 그러려니 하고 있었는데 아저씨는 너무 일찍 오셨네요.

끼~익.

“아악 엄마야.  아저씨 뭐하는 거예요.”

급브레이크도 아닌데 뒷좌석에서 뭘 했는지 기겁을 한다.

“어디로 모셔야 되죠.”

탈 때부터 인사하고 물었다. 어디로 모셔야 되는지.

아파트 입구에 서서 뒤돌아보며 다시 목적지를 물었다.

억지웃음을 지으며.

“내가 애들 때문에 급하게 학교로 간다고 그리고 키까지 맡기... ”

경비 아저씨와의 대화를 착각했다.

그리고도 무안함을 나에게 역정으로 되돌린다.

“아 됐어요. 빨리가기나 하세요.”

그 모습 그 자세 그대로 입만 한 번 더 좌우로 벌려주고 쳐다보았다.

“이 아저씨 이상하시네. 지금 뭐 하세요. 안 갈 거예요. 재수 없어 진짜.”

이건 도대체.

거의 실신 상태에 이르러 한마디 한다.

“아주머니 아직도 목적지 말씀 안하셨어요.”

내말에 이번엔 눈을 부라리고 앙칼지게 쏘아 붙인다.

“이 아저씨가 정말.”

“방금 말씀 드렸잖아요. 학교로 급하게 가야 한다고요”

거의 실성한 사람처럼 악을 쓴다.

“그랬어요. 근데 어느 학교는 말씀 안 하셨잖아요. 제가 알아서 가야 합니까.”

이쯤에선 나도 열 받을 대로 받았지만 웃음은 지우지 않았다

내말에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하더니.

“내 생전에 이런 택시 첨 타봤네. 여자라고 우습게보고. 당신 당장 고발 할 거요. “

덜커덕.

쾅.

갑자기 차에서 내려 차가 부서져라 문을 닫는다.

그리고 휴대폰을 꺼내들고 어디론가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는 가 했더니

내 차 앞에 와서 사진도 찍는다.

어이상실.

(아. 오늘만 살고 말아야 하나.)

교통문화가 변천하면서 택시 업이 사양길로 접어든 지도 10여년

공급이 수요를 초과 한지도 10여년.

자연히 근무조건이 열악해지고 격무에 최근 한 해 동안 우리그룹에서

동료들 5명이나 과로로 젊은 나이에(40~50십대) 사망했다

불과 어저께까지 커피를 나누고 하루 일과를 얘기하며 서로 격려하던 사람들이.

길가를 나서 봐도 이건 아예 전쟁터다

상식이 요절하고 배려는 시집간 딸이며 길가에 손님이 보이면 미친 듯이 달려든다.

한때는 개인택시가 오후 10시 이후에 근무하면 욕 얻어먹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주야 없이 달리고 있으며 오히려 더 악착같다.

나도 악착같이 일하지만 근무시간이 늘었을 뿐 나름의 도와 예는 지킨다.

그러나 운전자들의 눈에는 웃음이 사라진지 오래고 그것은 차들의 움직임에도

여실히 나타나 조그만 장애에도 아수라장이 되기 십상이다.

각박해지는 생활에 서로에게 스트레스를 받고 그리고 덤을 붙여 되돌려 준다.

배려라.

사전에는 이렇게 나와 있다. (매사에 마음을 쓰고 보살펴 줌)

그러나 시련을 겪은 경험으로 볼 때 그것으로 모자라고 또 오해의 소지도 있다

마음을 쓰고 보살펴 준다. 에서 상호 진의를 오해받지 않기도 쉽지 않다.

경험으로 보는 내 관점의 배려는 자기의 권리를 유보하고 상대의 환경을 존중한다.

구체적으로 보완한다면 그 환경의 진실 여부를 떠나 대상이 원하는 환경에 대해서

다소 희생이 따르더라도 감수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 말이 그 말 인가.

하지만 배려는 무주상보시.

즉 씨앗이 아니라 땔감이라는 게 나의 견해다

어쨌든 사회가 능력위주의 분위기에 인간성이 소외되고 책임소재를 중요시 하면서

그 책임의 테두리에 들기를 꺼려하고 늘 선상에서 머물기를 처세술이라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우리는 자신의 권리만 주장하고 필요에 따라 그 방면의 논리 편집에 능해져간다

특별히 뛰어나거나 좀 무딘 정도지만 정보수집이 용이한 요즘 특히 그런 것 같다.

물론 싸가지들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지만 보편적인 분위기가 그러하다는 느낌이다.

새벽에 일어나 눈곱을 닦으며 컴퓨터를 오픈하고 애마를 깨우러 간다.

워낙 느려 터져 아직도 멍 때리고 있는 컴 앞에 앉아 전화기를 오픈했다

딩동.

뭬야.

컴은 아직도고 전화기가 먼저 모닝콜을 알린다.

문자 메시지를 오픈하니.

구청 교통과 ㅇㅇㅇ입니다. 신고 건에 해명 차 방문을 요합니다.

이른 아침 출발부터 아니 시작도 하기 전에 화끈하다.

어저께 들어 온 문자다.

그. 시발.....

일단은 신고자 우선의 업무처리니 가지 않으면 인정이 된다.

10일 영업정지나 벌금 20만원의 행정처분도.

바쁜 출근시간도 어리버리 보내고 9시 정각에 구청으로 달려갔다.

“ooo씨가 누구신가요.”

“전데요”

“아. 제가 팔공선달입니다. 신고가 들어 왔다고요”

“아. 네. 이리로 앉으세요.”

역시 예상대로 어거지 내용의 신고요약서를 내밀었고 직원은 나에게 진술서를 요구했다

어이가 없다고 거부하고 필요하면 그에 준하는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절차를 따라야하니 상대자와 통화를 하겠느냐고 의사를 물었다. 그리고 녹음된다고.

물론 오키다.

“여보세요.”

직원이 상대를 확인하고 절차상의 양해를 구하고는 나에게 전화기를 지정해 준다.

말이 통할 리가 없다.

내가 불친절했고 재수 없다는 소리까지 했다고 우긴다.

직원은 다른 전화기로 우리의 내용을 다 듣고 있었다. 그리고 나의 표정을 파악하려한다.

나는 더 이상 대화가 무의미하다고 판단하고 직원에게 오른손으로 목에다 일직선을 그었다

통화를 끝내고 직원이 나에게 의사를 묻는다. 어떻게 처리 하는 게 좋겠느냐고.

“당신은 죄가 없으니 정상적으로 처리 하세요. 신고자 위주니.”

“단. 그 미친년에게 이 말은 전해 주세요. 나도 경찰에 무고로 고소 할 것이라고.”

‘저희도 짐작은 가지만...“

구청 담당자는 안타까워하면서 위로한다.

“요즘 손님이 없다보니 택시 타주는 게 우리 식구 먹여 살리는 듯이 하는 인간들이...”

하면서 허탈하게 웃으니 직원들이 안타깝게 쳐다들 본다.

그리고 나대로 조치가 있다고 당당하게 말하며 되레 수고 많다고 위로하고 일어났다.

하지만 구청을 나서는 발걸음은 천근만근이고 이 분함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

별 뾰족한 방법도 떠오르지 않고 선례를 봐도 우리 입장이 불리하다.

세상이...

“그래서 고소를 하신다는…….”

“네”

“하지만 물증이 없으면 곤란 하실 건데요. 저쪽에서 우기면. 상대가 보통이…….”

“음…….”

“그래도 죽이 되던 밥이 되던 지x도 왔다갔다 라도 하겠죠.”

“하하하”

“어지간하면 좋게 하세요. 더럽더라도 빌어 보는 것이.... ,”

밥도 제대로 못 먹었는데 속이 뒤틀리고 헛구역질에 경련이 일어난다.

일단 유보하고 집으로 돌아와 컴 앞에 앉았다

뽀드득.

참치 캔을 따고 소주를 한잔 따른다.

콩콩콩...쪼르르륵.

쭈~욱. 

탁.

에이 쓰발.

“뭐하고 있어.”

큰 돈 벌러나간(알바) 우렁각시가 조용한 게 이상한지 문자가 들어온다.

“그냥”

평상시와 달리 간단하게 날렸더니 바로 추궁 문자가 날아온다.

"뭐가 그래“

갑자기 짜증이 확 났다.

‘열 받아 술 마신다.  왜~~~에“

아니다.^^*

내가 술 먹었지 약 먹은 게 아니니 절대 그럴 수 없다.

주글라꼬.^^:

“방금 청소기 돌리고 차 닦아놓고 쉬고 있어요.”

“착하네.

그려 그려...

콸콸콸... 쭈~욱

컵에다 한 잔 가득 따르고 그대로 넘겨 버린다. 그리고 침대로가 벌러덩 누웠다.

씩씩.... 숨까지 가빠온다.

이 궁리 저 궁리를 하다가 깜박 잠이 들었는데.

잠결에 티비에서 선전문구가 들려온다. (여러분들의 억울함은 이제 끝입니다.)

쓰발. 이젠 티비까지 부아 채우... 오잉.

후다닥 일어나 거실로 내달렸다. 차량용 블랙박스 선전이다.

구청 직원의 전화를 받고 대기 중이다.

오전에는 내가 구청에 있었고 오후에는 입장이 바뀌었다.

그 아줌씨가 구청에서 나를 기다리고 나는 집에서 연결을 기다리고 있다.

“여보세요”(간더러 진다)

“네”(바리톤)

‘아저씨 제가 미안하게 되었습니다. 신고 철회 할 테니 좋게 끝내지요.“

“어떤 게 좋게 끝나는 거죠.“ 차 한잔하면서요.”

“그러지 마시고 연락 기다리세요. 조만간 경찰서에서 출두명령서 날아갈 겁니다.”

“명예회손 및 무고로 고소했으니까요. 구청 직원이 전달 안하던가요.”

“아이..아저씨 실수한 걸 가지고 너무 그러지 마세요.”

허거걱. 실수라고라.

호흡 곤란으로 심호흡을 몇 번이고 한다.

“네~.아줌마는 실수를 그렇게 하시는군요. 반사회적인 버릇이라 이번 기회에...”

“구청에 녹음 된 게 천만 다행입니다. 실수는 법정에서 인정받으세요.”

“그럼 이만..”

탁.

전화를 끊고 침대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천정에는 그녀의 얼굴이 왔다 갔다 하면서 나를 웃음지게 한다.

아~름다운~ 강~산.

담배 한 대 다 피우기도 전에 구청에서 또 전화가 들어온다.

“사장님 죄송합니다. 아줌마께서 울고불고 난리가 났습니다.

제가 드릴 말씀은 아니지만. 어떻게 선처가...”

“잠깐만요 사장님. 남편께서 오셨습니다. 받아 보시겠습니까.”

잠깐 생각하는 사이 고함소리가 들려온다.

“이 씨xx 주디 안 다물어.”

“음... , 바꿔 주세요.”

남편과의 대화는 좀 길었다. 하지만 그가 나에게 사과하는 태도는 정말 정중했고

아내의 잘못을 인정하고 보상도 해 주겠으니 이쯤에서 마무리를 하자는 것이다.

사람 사는 것에 여러 가지 우환도 따르지만 행운도 따른다.

그 순서가 바뀌어도 마찬가지니 우리는 그저 최선을 다하고 처분을 기다리는 수밖에.

소주 한잔에 분을 삭이다 선전소리에 승부수를 띄웠다 이래저래 망가진 경우라.

구청 직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고자의 번호를 가르쳐 주지 않으나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일단은 경로를 따른다.

“내가 경찰에 가보니 행정처분을 받아야 불이익을 당한 것이라 하더군요.

그러니 행정처분 내린 것을 홈 게시판에 올리라 했으니 그렇게 전하세요.

모질게 안 하려고 했는데 너무 정도가 지나쳐 고소를 했고 차량블랙박스가 있으니

경찰에서도 통하는지 보자고 하세요.”

물론 블랙박스는 없고 무리수지만 아니면 말고 아닌가. 승부수란 게 그런 거 아닌가.

그렇게 안하무인이던 아줌마에게 승부수가 먹혀들었고 나도 한숨 놓았다.

“제가 단단히 버릇을 고쳐 놓을 것을 맹세 하겠습니다.”

사실 남편도 우리 호출 단골이다 술을 좋아해서 차를 회사에 종종 두고 오기에.

그래 이제 그만하자. 나도 이만하길 다행 아닌가. 과욕은 또 화를 부른다.

“네 잘 알겠습니다. 보상 받으려면 몇 백을 받아도 시원하겠습니까만.

다른 건 말고 거기 수고하시는 구청 직원들에게 박카스나 한 병씩 돌리시고

아무리 대가를 치른다고 상식을 벗어나면 안 된다고 전해 주세요.

사람 언제 어떻게 상황이 바뀔지 모르잖아요.“

“아이구.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

몇 번인지 모르게 인사는 이어졌고 나는 제지하며 다음엔 좋은 인연되어 다시보자고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휴~~~~~^^*

화 김에 일을 벌려놓고 차라리 행정처분을 받을 걸 하고 노심초사했었다

오늘 저녁엔 또 술상을 받을 만하다.

그리고 나도 또 반성을 한다. 다음에는 죽었다 하고 자꾸 묻자

어느 핵교라고 칼때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