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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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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화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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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윤이 이기는 모습을 흥미롭게 보았다. 좋았다.. 한국으로선 커제의 기세가 더 공고해지기 전에 한번 잡았다는 것이 다행일 것이다. 금년 봄 여름을 거치면서 한화야구를 두고 화수분야구라고 하는 것을 보았었다. 바닥이 나려고 하면 또 누군가가 등장해서 살려준다는 것이다.. 이세돌이 너무나 허무하게 져버렸기 때문에 근심과 걱정이 하늘을 찌르고 있었는데 이전에 이창호만 타겟을 해서 이기지, 국가대항전에선 제대로 해주지 못한다고 욕먹던 그 강동윤이 도리어 잘 다투어 주었다.. 참 사람 팔자는 시간 문제이고 길고 짧은 것은 대어봐야 하고, 또.... 어려서 듣던 옛날 이야기가 하나 있는데 아마도 대개는 한두어번 들어보셨을 것이다. 옛날에는 식객이라는 개념이 있었는데 부자나 권세가에서 숙식을 제공받는 나름 가견이 있는 사람들을 지칭하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건 우리 어머니에게 들었던 이야기인 것 같은데 어느 집의 식객 중에서 별로 쓸모가 없는 인물이 하나 있었다. 다른 사람은 칼을 잘 쓰고, 다른 사람은 사군자를 잘 치고 또 다른 사람은 활을 잘 쏘고, 다른 식객은 말을 잘 타서 집안 자녀들의 선생역할도 해주고 했는데 이 사람의 장점이라곤 그저 목소리가 큰 것 하나 밖에 없었다. 그러니 세월이 한 해가 가고 두어해가 가도 그 집안에 기여하는 바가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원래 옛날 이야기에 나오는 부자들에게 다소간의 혜안이 없는 듯 있었듯이 그 집주인도 좀 그랬던 것이 아무런 기여하는 바가 없이 연봉만 축내고 있는 그를 두고 여기저기에서 군소리가 자꾸 나와도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기를 서너해인지 대여섯 해인지가 지났고 세상사는 무상해서 그 수많은 식객을 거두던 그 집안도 어느 해 발생한 정변으로 인해서 집을 버리고 목숨을 구하러 도망을 가야할 사태가 발생했다고한다. 이미 재주있던 식객들 중 절반 이상은 자신의 재주를 세간사의 변화에 써먹으려고 떠난 터라 주로 남은 사람들은 그다지 쓸모가 없었던 사람들이나 그 집주인이 그냥 좋아서 함께 하는 사람들 뿐이었는데 위기를 피해서 나루터로 도망을 갔더니 배는 강건너 저편에 묶이고, 거리는 먼데 사공은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강건너가 꽤나 멀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모여서 외쳐도 모기가 앵앵거리는 정도밖에 효능이 없었는데 이때에 그 목소리만 크던 쓸모없는 식객이 나서서 외쳤다는 것이다.. 이 보시오.......................................................... 하고 크게 외치는 소리에는 지난 7년 간 공짜밥을 먹은 그 신세에 대한 미안함, 고마움, 어느 새 신뢰관계로 묶인 집주인을 살리고픈 정성이 가득 담겨서 그렇지 않아도 큰 그 목소리가 그날따라 한여름에 천지를 울리는 뇌우처럼 크기만 했더라는 것이다.. 세상일은 참 모르는 것이다.. 정작 중요한 장면은 결정적인 순간에 나타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비상사태를 염두에 두고서 일상을 운영하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식으로 공동체가 운영되면 안정성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위기를 넘겼다고 여겨질 무렵에 이미 다른 모든 가능한 위기를 대비한 대책을 시작해야 한다.. 14억과의 대결에서 잘 맞서려면 일단은 우리 프로기사들이 평균적으로 더 잘해주어야 한다.. 우리 프로들은 그냥 프로여선 안된다.. 어제보다 오늘이 낫고, 오늘보다 내일이 나아지는 지속적 발전을 위해서 개개인 스스로가 국가대표팀 감독을 겸해야 한다.. 제도의 탓으로 돌리면, 우리는 그러면 안된다. 모두 지금보다 반점은 더 강해져야 한다. 그리고 내부공급만으로는 화수분의 기능에 한계가 있을 수도 있으므로 외교를 통해서 우리들의 생활공간을 확장해야 한다. 우리가 매력있을 동안에, 실력자들이 모여 있다는 루마니아 같은 나라의 바둑을 먼저 지원해주어서 외연도 넓혀야 한다. 각계에 있는 바둑애호가들을 애지하고 중지해서, 바둑에 투자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매력적이도록 판을 짜나가야 한다. 여성그룹도 자체적으로 실력을 증강해서 어떤 식으로든 제대로 된 한 축을 담당해주어야 한다. 시니어들은 또한 그들 나름대로 기여하는 방도를 찾아서 할 수 있는 일을 해주어야 한다.. 제목을 왜 화수분이라고 했는가 하면 봄여름에 그렇게 화수분과 같은 마약야구를 자랑하던 한화팀이 결국 긴 시간의 race에서는 종반에 지쳐버렸다는 점을 잊어선 안되기 때문이다.. 인해전술에 맞서려면, 가진 기능과 틀을 가지고라도 신묘함을 나툴 수 있도록 장단기 대책을 짜서 강동윤의 손길만 넋놓고 쳐다보는 이런 일이 덜 발생할수록 일상이 행복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늘에서 천재가 떨어지길 바라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고 우리가 원하는 일을 온 우주가 항상 돕고 있으므로 그 도움의 손길을 잘 감지하여 따라갈 수 있도록 sensitivity를 잘 발휘해야 그 길을 따라서 다른 천재가 나타날 수도 있는 것이지 없는 천재를 내놓으라고 하늘을 탓하고 있어서야 되겠는가? 알고보면 다 천재다.. 준동함령이 실유불성이라고 그랬지 않는가? 강동윤이 오늘 잘 해주었으니 4강전에선 또 박영훈이 잘해주면 좋겠다. 두 사람이 다시 결승에 올라서 다투면 중국팬들이 한국보기를 얼마나 가치롭게 보겠는가? 그렇게 잘 해주면 그 사이에 다시 이세돌도 소생할 것이고 영재로 시작한 선수들도 어느 새 실력이 다시 강해져 있을 것이다. 최정도 거듭난 실력이 될 수 있고 루마니아에다가 한국기원 지부를 세워서 미리미리 동지를 구해놓는 것도 좋을 것이다. 수직설과 수평설이 뒤엉켜서 글이 좀 엉망이 되었지만 머 산다는 게 다 그런게 아니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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