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위로하면서 위로 받아야 한다고 본다.

천재가 세상을 뒤집어도 세상은 보통 사람들의 상식이 유지수다

얼마 전 자타가 공인하는 천재가 가면서 아주 단순한 진리를 인정했다

창조보다 소멸이 위대하다고.

소멸의 근원은 보편적인 양보와 희생일 것이고

창조는 상식을 거스르는 획기적인 발상과 도전적인 실천력이라 본다면

세월에 환경도 변하고 가치관도 변하고 진리도 변하고 있지만

하지만 마지막 보수교육 대상으로 변명도 많다.

적응의 몸부림보다 경륜의 믿음과 소신은 쉬 꺾이지 않으니 아집인가.

모두가 변해도 인간성은 유지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질의 풍요 속에 궁핍해진 인간성 도덕성은 이대로 인정하고 슬픈 우리가 되어

포차에서 가난한 시인의 술잔을 따라야 하는가.

그러면 시인은. 우리는 위로가 되는가. 그 가난한 글 나부랭이로. 술 한 잔의 위로로.

지식이 교양이 되고 인격이 되려면 겸손하여야 하는데 기능의 오해가 너무 많다

무지한 이의 애틋함이거나 질투이리라.

백정은 소를 잡을 뿐이고 우리는 쇠고기를 좋아할 뿐이다

쇠고기를 좋아하여 백정을 우러러 보는가.

백정도 쇠고기를 먹는 이들도 서로가 유아독존임을 알아야 백정이. 백정이 아니고

백정이 없이는 쇠고기를 먹지 못함을 알게 되는 것이라 본다.

오늘도 내 삶이 힘들어 소주와 내년으로 미루었던 글쓰기에 매달린다.

위로가 된다.

내일은 잊어버리고 오늘 역시 잊으려 돋보기를 쓰고 독수리 타법으로 두드린다.

위대한 이들의 위대한 세상에 조소를 내 소주잔에 따라 내가 마신다.

말 많은 이의 패배자로서의 변명과 살아남은 이의 느끼한 여유의 바람도 한자리에 있다

나는 어디로 가는 걸까

웃고 싶어서 웃겨야 하고 울고 싶어서 울릴 능력이 없다면 나는 백정도 아니다

가끔.

아니 지금은 너무 백정이 되고 싶다

나로 인해 힘없는 사람들이 편안하게 쇠고기를 먹고도 이쑤시개를 청하게 하고 싶다

하지만 나에게는 소가 없다.

술이 나를 쓰러지게 한다.  

마지막 따른 술잔이 나를 슬프게 한다.

그러려 마신 술이지만

쓰러지면서 나는 취하지 않았다고 목 메여 절규한다.

나는 백정이라고.

이 해가 나의 설움처럼 가버린다면

다시 깨어나고 싶지 않다

내 희나리 같이 젖은 서러움이 매케한 연기만 내고
작은 불씨에 미련을 부벼 되다가 

나는 그저 취하면 된다는 시인의 일침에 쓰러진다.




나의 애마가 한 달 새 세번 쓰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