我家黨 심봉사

심청전의 심봉사는 누구나 잘 알고있는 이야기지만 실상 정확히 기억하기란 쉽지않은일이다.

대략 내용은 심청 3살때 모친 정씨부인이 죽고 눈 먼 봉사 심현이 어느날 딸을 마중나가다가 물에 빠져 개법당 화주승 이 구해주어 고마워 공양미 300석을 시주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려고 심청은 남경상인에게 자신을 팔아 인단소(인당수)물에 몸을 던졌다.

남경상인들이 돌아오다 인단소 에 이르자 떠 있는 연꽃을 발견하고 이를 왕에게 바쳤는데 왕은 그 속에서 심청을 발견하고 왕비로 맞아들여 심봉사는 국구가 되어 결혼후 2남1녀을 두고 두 아들은 나란히 과거에 급제하여 문벌을 빛내고 심현은 75세에 병을 얻어 죽는다. 심청은 3남2녀를 둔다. 애비가 죽은후 3년상을 치르고 청이도 죽으니 이듬해 가을 왕도 따라 죽었다. (경판 26장 본)

심청전의 주제는 불공에 따른 불교적 극락왕생 또는 불교적 재의 로 보는 견해도 있으나 심청의 효를 주제로 보며 그 성격이 유교적 효 인가 불교적 효 인가 속신적 효 인가에 대하여는 다양한 관점이 있다.

표면적 주제는 유교이념을 긍정하는 보수적 효 이지만 이면적 주제는 유교이념을 부정하는 진보적 현실주의라고 나누어 파악하기도 한다. 주제에 대한 강조뿐 아니라 당시 하층민이 겪어야 했던 가난과 가치관의 파멸(심봉사의 행동) 때문에 평범한 의미의 효도조차 할 수 없었던 상황이어 목숨을 버리는 것이 가장 큰 불효라고 할 수 있는데 심청은 효를 위해 목숨을 버리기까지 하는 역설이 이를 말해준다. (인터넷 인용)

어린 젖둥이를 소경 애비가 부양한다는 설정은 앞 못보는 눈먼 장님이 가장 어려운 동정을 받는 입장이어 어려움을 극대화한 설정일 것이다. 소설후반의 심봉사가 국구(왕의 장인)가 되어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은 논외로 하고 근원설화 로는 개안설화, 처녀희생설화, 영웅설화 라는 3개의 하위구조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고 여기에 출생담 용궁담 등 17개의 화소가 개입되었다고 파악하기도 한다.

S의료원 별관 7층 안과병동에 입원한 40중반의 여인은 시력을 거의 잃어가고 있다.

"어려울 때가 차라리 나았어"

"살만 해 지니까 이런일이 생기네"

여인은 면회실에 서성거리며 중얼거린다. 보름여 열심히 간병을 하던 남편은 이제는 지쳤는지 이런 저런 핑계로 점차 곁을 떠나 면회실에서 티브이 관람에 열중이어 찾아왔지만 그 곳에도 그는 없다.

"지금이 10시 인가!"

안과병동 6인실 창가 벽에 붙어있는 벽시계를 보며 초로의 남환은 말을 뗀다.

"근데 우리 마누라가 할멈이 됐네"

각막이식 개안수술후 드레싱을 풀자 61세의 남환은 14년 만에 시력을 되찾았다. 부인은 물론 다른 병상의 환자와 보호자들도 모두 함성을 지르며 같이 울고 웃는다. 의료진의 가슴도 찡하다.

장애아동이 있는 가족들은 남의떡이 더 커 보인다. 정신지체로 분별이 없는 아들이 성장하며 아파트 에리베이터 속에서 자신의 물건을 옆집 여학생에게 보여주어 부모를 혼비백산하게 하여 정신지체 보다는 걷지를 못해도 조금 뇌성마비가 있어도 해맑은 웃음을 짓고있는 판단력이라도 가지고 있는 다른집 딸이 부럽다한다. 근위축증으로 15세를 못 넘기고 간 아이의 부모는 차라리 가슴속에 묻었으니 부럽다고 한다.

심청전의 심봉사(심현)는 당시 상상 할 수 있는 가장 어려운 환경의 설정이겠지. 소설속 심봉사도 부귀영화를 누렸으니 주변의 장애인들이나 그 가족들도 희망을 가지고 노력을 하면 되는 것일까?

육체적인 장애만이 아닌 마음의 장애 눈속의 들보 를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고 사는것은 아닐까?

자 다시한번 이 밝은세상을 찬찬히 눈여겨보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