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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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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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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저녁을 먹으면서 드라마를 보는데 인상깊은 대사가 있었다. 18세로 설정된 소년은 음성으로 들리는 엄마의 목소리에 응대하면서 잘못산 것 같다고 답한다.. 질문의 내용은, 영도야 잘 지내니? 였는데 그 아래에 영도는 아니요..라고 적어두었지만, 이내 자리에서 일어선 영도가 오토바이를 타고 떠나는 장면에 음성처리가 되면서 잘못산 것 같아요 라는 대사가 추가된다.. 나도 내가 잘못산 것같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기 때문에 저 대사가 더 친숙했는지도 모르겠다... 영도가 저 한마디 말을 하기까지 다양한 사건과 드라마가 있었다. 결정적인 사태는 아마도 말을 못하는 즉 벙어리인 여자엄마가 차려주는 밥을 먹고나서 무언가 인생의 한 마디가 새로 지어졌기 때문인 듯하였다.. 연애감정이 일어날 때엔 그게 그녀와 자신의 일로만 보이고, 또 친구와 삼각관계가 생겨도 그게 다만 애정행각인 것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소년의 첫사랑의 드라마에는 그 이상이 있었다.. 은상이는 다만 가난한 집의 여학생인 것이 아니라, 말못하는 엄마와 함께 자기 아버지같은 못된 남자들의 다툼을 헤치고 생존하기조차 힘든 것이 현실이었다.. 친하던 친구, 의지하던 친구는 알고보니 서자였는데, 이것은 묘하게 연결되어서 자신에게서 엄마품을 뺏아간 아버지의 바람기의 산물로 친구가 보일 수도 있게 만들어버렸다. 그래서 그는 친구가 엄마떠나는 소식을 긴급해 전해줄 때에도 괜히 뻐팅기다가 스스로 외로움을 자초하였다..그 이후 그는 자신의 상황을 원망하면서 반항끼있는 악동이 되었었다. 그런데, 그토록 그립던 엄마품을 돌려준 것은 그 말못하는 첫사랑의 엄마가 차려준 한번의 밥상이다.. 일을 겪고보니 누구나에게 어려움이 있는 것이었다. 서자라는 핑계를 대면서 대립각을 세웠던 친구인 탄이는 그 역시 첫사랑인 소녀를 지키기 위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희생한다. 숨겨졌던 자신의 생모도 드러낸다.. 그리고 주체적으로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나가기 위해서 18세 소년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한다.. 첫사랑이 된 은상이도 단순한 이쁜 애가 아니었다. 말못하는 엄마와 둘이서 살아남기 위해서 주경야독을 하면서도 자신의 상황과 감정을 외면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한다. 그리고 이제 그런 두 친구의 사랑에 개입했던 경험을 통해서 영도는 다른 대응방식이 가능하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게되었고, 그리고 그런 관점에서 보면 자신의 지난 수년간의 대응방식은 간략하게 말해서 어리광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된 것이다. 마침 아마도 엄마가 적은 듯한 그 벽면의 질문을 보고 영도는 자꾸 생각한다. 이게 아니구나.. 이게 아니구나.. 이제 나는 나 자신의 길을 걸어가야 하겠다..라고 느낀 것으로 보였다.. 어제 드라마에서의 은상이 엄마의 밥상은 아마도 다소 종교적인 느낌을 주었다.. 그간에 밀린 모든 갈증을 채워주면서 자신이 자의반타의반으로 참여한 연애사건에 하나의 방점을 찍어주었다.. 그렇게 영도는 이제 autobike를 타고 자신의 길을 가게 된 것이다.. 그 첫 실천으로 영도는 탄이 엄마의 소식을 탄이에게 황급히 전해주어서 자신과 같은 위기에 처하지 않도록 해주었고, 그리고 첫사랑과는 이별을 고함으로써 자기인생에서 첫 소중한 경험을 보존한다. 그는 이제 우정과 의리와 사랑을 지켜서 자신의 인생을 지키는 다른 방법을 알아낸 것이다. 그것은 또한 정상적인 인생의 향유를 위해서 자신을 떠나야 했던 자기엄마에 대한 인간적 도리인 것이 되었다. 왜냐하면 이제 그에겐 탄이의 숨겨진 생모도 엄마이고, 말못하는 은상이 엄마도 자신의 어머니와 진배없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탄이 엄마는 자식을 위해서 숨겨지면서도 나름대로 길을 찾았고 은상이 엄마는 말을 할 수 없어서 필담을 해야 하면서도 사람의 도리를 엄연하게 실천하는데, 모전에 자녀전이라고, 자기친구인 아들딸들은 그런 상황에서 도리어 자기가족을 지킬 줄을 안다.. 이제 이런 드라마를 겪고나서 보니 그는 여전이 그 어디에든 있을 어머니를 나중에라도 지킬 수 있는 인간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 방식은 이제 더 이상 타인의 인생을 방해하는 방식으로는 안된다.. 국가 간에도 심리적인 기제는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 같다.. 수다스러운 데에도 이유가 있고, 불안한 나라는 남의 영토를 탐내는 것 같다. 괜히 이기려고 드는 것이 정당한 방식인 듯이 군다. 모두 다른 방식을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 자체로 의미라면 의미를 밖에서 구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그렇게 사는 사람은, 국가는, 단체는, 잘 보이지 않는다. 영도처럼, 잘못 산 거 같아요,라는 말을 할 무렵이 되면 대개 죽기 때문인데, 평생에 누가, 잘못산거 같아요,라고 말할 기회가 있겠는가? 바둑은 원래 두는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에겐 문용직이 말하는 19로가 잘 보이지 않으며 보이더라도 그 안의 드라마를 위한 다만 실용적인 수단으로만 고찰되기 쉽다.. 19로의 선이 그어지지 않은 나무판과, 그 나무판도 없을 기회는 너무나 멀기만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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