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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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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인생과 계절 그 가을날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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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웅덩이 하나라도 메우고서야 다시 흐른다. 큰 뜻을 품어 산을 취해도 좋으련만 이제 이내 몸과 마음이 작아져 작은 뜻을 착실히 메워 가는 길에 그 끝닿는 곳 조바심 않으리라 바다에 이르기를 노심초사 해본들 작은 웅덩이 하나라도 피해 갈까나.
삶의 희망과 좌절 속에 어느 새 곁에 와 있는 무상함이 을씨년스럽다. 아직 마음은 붉고 푸르나 삶은 어느 듯 아이보리 색으로 변해버렸고 가고는 있지만 몸과 마음은 일상의 수레에 걸쳐져 무심히 흔들리는데 그림자는 하얗게 퇴색해 도시의 희멀건 시멘트벽에도 분간되지 않는다.
내 지나 온 어느 모퉁이에 들국화 한 송이 피어 있겠지 훗날 바라만 보던 노을이 되어 되돌아볼 때 이제 빈자리가 된 흔들의자에 마음 적적해 하다 탁자 위 내 마시던 찻잔에서 김이 모락모락 오르면 나를 기억하는 이 돌아오기 전에 구름 한 점 떼어다가 빨간 물망초 한 송이 접어 가만히 내려두고 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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