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백산의 이른 아침.

 

나작에 글을 쓴지도 벌써 2년이 넘었다.

예나 지금이나 어설픈 글을 들고 어색하고 흐느적거리는 워킹으로 나작 무대를 돌아다닌다.

늘은 것은 글이 아니라 분위기에 익숙해진 능청과 기우님들의 격려에 늘어가는 것이 건방이요 줄어드는 것은 겸손이 아닐까 자꾸만 뒤돌아본다. 스스로는 아니라 하지만....

처음 같이 시작한분들 중에 많은 이들이 떠났고 또 일부는 중단하고 있다

고성에서 발원하여 팔공산을 시작으로 고성으로 공주로 수원으로 이어지던 일 년간의 만남이 송추계곡 만남 이후로 그다음 약속이 끊어졌다. 줄곧 2박3일의 만만치 않은 일정에도 아쉬움으로 다음 모임을 공지하고 헤어졌는데 이번엔 기약이 없었다.

인연이라고 서로를 갈망하던 시간이 오해와 몇 차례 이견의 충돌로 서로에게 지쳐 버렸고 이제는 상대에게 실망하기보다 그 일원으로서 자신에게 채근하는지도 모르겠다. 쉽사리 그리되지는 않으리라 했건만 그 또한 기우였고 조금씩 서로에게서 멀어짐에 익숙해져 가는가보다.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았건만 허탈감은 오래오래 나를 우울하게 할 것 같다.

각설하고...

 

  

인연을 쫓아 이년동안 경상도에서 강원도를 충청도를 거쳐 서울과 경기도를 휘돌아 보았다.

선비무도님이나 그대그시절님이 불러주지 않아서 전라도를 못 갔다. 혹 내 자신이 어렵다 하면서 이리저리 싸돌아다니니 모두 거짓이거나 허영에 찬 놈이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럴지도 모른다. 나도 모르니 부정도 긍정도 하기 어렵다 그저 업이라 해놓고....

매번 그렇지만 만남을 위해서 몇 달 전부터 준비를 한다.

하지만 사는 게 빠듯하니 중간에 펑크 나기가 일쑤며 막상 닥치면 갈등하게 된다. 다른 직업과는 달리 선달이는 그야말로 무노동 무임금이다.(나와 비슷한 직종도 있겠지만) 여튼 피박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흔들었다고 추가로 손을 내민다. ^^;

여태의 모임에도 그렇게 무리를 안고 그저 보고 싶어 달려갔다

만나서 실망도 하고 감동도 받았다 모두가 따뜻한 사람들인데 글쓰기가 뭐 목숨 걸 일이라고 가슴을 닫아두고 머리로 부딪치는지. 내가 아는 것이 무시당하면 마지막 피난처에서 입지가 흔들려 더 이상 나를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알릴 곳이 없어서였을까. 모를 일이다.

유아독존을 잘못 부르짖으며 자신을 앞세우고 남을 비난하며 유아독종으로 가다가 급기야 목적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서로 치부를 들어내더니 유아베이비로 매듭이 지어졌다. 본인들은 각기 다른 평가를 내리며 돌아서 술잔위에 영웅담이 되었겠지만 결코 승자도 패자도 없으며 얻은 것 보다 잃은 것이 많았으리라. 선달이 또한 예외는 아니다.

하여간 선달이는 여태까지의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인연이 끄는 대로 따를 것이다

오라면 달려가고 가라면 돌아서고 붙잡으면 머물고 그래서 이번 태백 축제에 가기로 결정을 했다. 돼지를 잡아서. 뭔 돼지를 잡는냐고라. 헤헤^^ 바로 요 아래 나오는 놈을 잡으려 하는기라예 ^^ 앞으로 40일 남은듯한데 열심히 군자금을 비축해야 되겠습니다.

돼지 머리를 짊어지고 천제단으로 오른다.

아니죠. 절대 그건 불가능 합니다 제 체력적으로도 감당이 안 되겠지만 누가 그걸 허락 하겠습니까.

40일 동안 속성으로 돼지를 키워서 태백 가는 날 아침에 돼지를 잡는다는 말입니다요.

저는 닭도 못 잡으니 어떻게 돼지를 잡느냐. 살짝 고민 했으나 제왕절개가 답이더군요 .^^.

태백으로 가서 저는 우리 기우님들의 근황을 최대한 알리려 합니다.

혹여 시간이 맞거나 관심이 있으신 분들과 법흥사 정암사 순례도 같이하고 십구요.^^=

당분간 오프닝에는 참여를 못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태백 길은 또다시 설레게 합니다.

사실 산사를 겸한다는데 무게가 팍 실렸습니다. ^^

저 개인적으로는 가문의 영광이고 또 새로운 인연들과의 만남이 기다리니  뭘 더 바랩니까.

어쨌든 평생에 한번쯤은 가볼만한 자리고 바둑을 사랑한다는 이유가 저를 재촉 합니다

작년에도 여차저차 못 갔고 올해도 추석이 끼여 포기했는데 연기되었다니 인연을 만들려 몸부림을 치기로 했습니다. 그까이꺼 하시겠지만 저로서는 엄청난 희생과 지출을 각오하고 임해야 합니다. 금전적인 것도 있지만 절실한 바람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자신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가고 싶으냐고.... 그렇다고 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