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세상사 돌아보니 모두가 모래성 쌓기란 생각이 든다.

내가보아 허무하고 남이보아 실없는 듯 파도가 오가는 끝자락에 웅크리고 앉아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그렇게 쌓고는 무너뜨리고 그리고 다시 쌓고 마음에 들어

돌아서면 파도가 삼켜 버리고 그리고 다시 쌓고 무너뜨리고 그리고 파도가 시샘하고...

나도 알고 남도 알고 파도도 아는 일.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바닷가에 쭈그리고 앉아 모래성을 쌓는다.

그리고 동무가 있으면 반기고 나를 거들면 행복하다 아니 보아 주기만 해도 감사하고

좋은 말 들으면 우쭐한다. 하지만 파도가 지나가고 나면 서로에게 무관심하고 모르는

사람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자신에 성실함과 잊어버리는 무관심한 두 그림자는 길고도 짧다.

한우 큼의 모래를 움켜지고 바닷물에 씻긴다.

깨끗한 모래는 바다가 가져가고 손바닥과 손가락 사이로 이끼처럼 끼어있는 모래들

어쩌면 우리는 그 많은 고뇌와 추구 속에서 진정 건지는 게 그것인지도 모른다.

그 어떤 의미도 없는 귀찮고 하찮은 모래 부스러기들. 그렇게 깨끗한 모래를 얻기 위해

모래를 움켜지고 바닷물에 하염없이 씻고 있는지도.

바다와 모래 그리고 웅크린 그림자 하나.

파도가 멀면 모래성도 쌓지 못하고 파도가 가까우면 그마저도 쌓을 수 없다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습한 위치를 잡았다 해도 모래성은 모래성이요 잠깐의 위안을 위해

끝없이 토닥이는 손길이 허허로운 뿐이다 그렇듯 우리네 인생도 애달플 게 없다.

그저 머무르니 토닥여보고 지나는 길에 웃어주고 저승 목욕탕에서 마주치면 서로 미소로

고개 숙여 목례나 나누면 어떨까 한다.

파도는 늘 그렇게 오고가고 우리의 모래성도 쌓아졌다 무너진다.

                                                 아침 산책길

아침 이슬과 새벽 맑은 공기에 몸과 마음을 씻고 왔습니다.

따로 글을 준비하려다 게시판을 좁히지 않기로 하고 궁시랑 소리도 줄입니다.

그저 산책길에 눈에 띄는 대로 막 찍어 보았습니다. 여느 때 걷는 길과 카메라를

들고 걷는 길은 모든 게 예사롭지 않습니다. 삶이 그런 것 아닐까요. ^^=

그냥 쭈~욱 늘어 봅니다. 좋은날 되십시오. 늘 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