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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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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수도원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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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도서관에 갔다가 수도원 기행 2권을 보게 되었다. 이 도서관에선 매달 주제를 선정해서 그에 해당하는 책들을 한 10권 정도씩 전시하는데 이번달에는 꼬엘료와 공지영이 주제인 모양이었다. 한 주일 전쯤에 갔다가 다른 책이 하나 손에 잡혔지만 조금 바쁘기도 하고 해서 뒤로 미루었는데 어제는 자리를 비웠던 수도원기행 2가 전시되어 있었다.. 책장을 넘기는데, 저자 자신의 체험담이 나와 있어서 잘 읽혔다. 그러다가 여기저기 넘기면서 보는데 묘한 일은 에필로그 쯤에를 보는데, 상당히 친근한 발상이 적혀 있었다.. 천주교 교리문답에 나온다는 말이라는데, 내가 근년에 친근한 발상과 같은 표현이 저자에게 준 인상을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거참 재미있군, 이러면서 다른 작업을 하면서 쉬엄쉬엄 chapter하나씩을 보는데 잘 읽힌다.. 흥미롭기도 하고 평소에 머리좋고 시비에 휩싸이던 사람이 하는 말이라서인지 성령체험이라는 것도 왠지 균형감이 있고, 신뢰감있게 들렸다. 저자 자신도 갑자기 할렐루야 아줌마처럼 되는 것 같아서 주저주저하다가 이제 연령대도 50대가 되고나니 그냥 날잡아잡수 하면서 쓰려고 한 것 같았다.. 반쯤 보다가 속도가 너무 빠른 것 같아서 다음에 또 볼 요량으로 놓고 나왔는데 저녁 먹으면서 자꾸 아른아른거려서 다시 가서 책을 가져와서 다 보았는데 사진이 참 좋았다.. 그래서 책에 소개된 페이스북을 찾아가보았지만 검색이 안되고 대신에 어느 성당에서 했던 강연 비슷한 것이 있어서 보게 되었다. 이것도 바쁜 와중이라서 중간에 끊어서 천천히 보려고 했는데 말을 참 조리있게 하는 바람에 어느 새 다 보게 되었다. 마지막에는 청중들 중에서 두어가지 질문도 하고 해서 문답시간이 있었는데 어느 젊은 여성이 질투에서 대해서 의견을 묻자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같다는 말로 답변을 시작해서 성당에 웃음이 퍼지기도 하는 것이었고 한 가지 재미로운 일화를 소개했는데 이 저자는 오랜 기간 담배를 폈다는데 한번은 신부 두 사람이 집에 놀러오면서 술을 먹을 것을 대비해서 술 안먹는 사람을 한 사람 같이 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술먹고 담배먹고 하는 풍경을 보다가 동행한 사람이 목청을 높였다고 한다. 아니 여자분이 왠 담배를 그리 피냐고 했다는 것인데 저자는 평생에 다른 사람에게 들어본 적 없는 잔소리를 연하의 신부에게 듣자 아니 초면에 왠 그런 실례를? 이라는 투로 반문을 했다고 하는데 찾아온 손님들이 떠나고 홧김에 담배를 집어들려고 하는데 왠지 담배가 맛이 없어서 쓰레기통에 내던지고나서 자신이 놀랐다고 한다. 한번도 담배를 그렇게 홀대해본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다시 습관적으로 담배를 쥐려고 했지만 역시 맛이 없고 그 다음 날에도 다시 그런 증상이 지속되자 주변사람들 중 누가 기도를 하나 싶어서 사방에 문의해도 당신은 이미 공인된 골초인데 누가 그런 것을 말리겠나고 반문들... 놀러왔던 신부들에게 전화를 해서 물어봐도 왠 엉뚱한 소리냐고 역시 반문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목청을 높였던 그 신부가 혹시 금연기도를 하시는가 좀 물어달라고 했더니, 핸드폰도 없고 연락은 사무실에 나올 때나 가능하지만, 그런 엉뚱한 생각은 아마 쓸모가 없을거라는 것이었는데, 한 이틀 후에 전화가 와서 다른 대화 끝에 그 이야길 해보았더니 그 신부가 도리어 놀라더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벌써? 라는 반문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렇게 목청을 높일 때에 이미 기도의 효능이 발휘되기 시작했다는 것인데 묘한 것은 그 이후로 담배를 필 수도 없고, 단 한번도 필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또 묘한 것은 그렇게 책을 다 보고 동영상을 다 보고나서 내가 잠을 잤는데 일어나서 느낌이 우리가 사는 세상이라는 것 자체가 마치 공지영의 과거 담배와 같은 일종의 중독증상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 것이었다.. 영상 내용을 보니 의자놀이라는 소설을 쓰고나서 어려움에 휩싸였다는데 자신의 입장에선 아무런 이익이 없는 일을 선의로 했지만 당시에 무슨 표절 비슷한 말이 나오고 해서 논란이 좀 되었던 기억이 나도 난다. 참고문헌에는 썼는데, 정작 그 자리엔 표시를 안했나 그랬었다.. 그랬는데 어제 영상에는 그 이야기도 언급되고 있었다. 자신은 선의로 수억의 돈도 기부하고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을 거라는 일을 했지만 그건 자신의 시각이 아니었나 싶다는 것이다. 영적인 측면에서 보면 세간의 잇속에서의 좋고나쁨이나 선악의 문제보다도 그 마음 속의 교만의 문제가 더 문제시될 수 있다고 느꼈다는데 그 영상을 보는 내 입장에선 마치 금강경의 대승정종분을 보는 느낌이 들었다.. 대승에 보리심을 발한 사람은 운하주 운하항복기심을 해야 하는가 물은 데에 대해서 세존은 답하길 일체중생을 모두 무여열반에 이르도록 하겠다고 서원을 세우라고 하면서 그 뒷말에 그렇게 서원대로 실천을 하더라도 실은 한 중생도 그가 무여열반에 이르게 한 바가 없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보살에겐 4상이 없기 때문이라고 첨언을 하는데 어쩐지 구조가 좀 닮았다.. 대승심을 발해서 살리는 작업과 그 어디에도 머물지 않는 무소유의 마음이 공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종의 중도 비슷한 것인데 쌍용자동차 건을 소재로 한 저 스토리에 관한 저자의 체험을 듣는 내 소감은 마치 대승정종분의 구조와 거의 같은 것이 아닌가 싶었다.. 신경숙과 공지영 두 작가는 당대에 비교되는 명성과 필치가 있는데 근자의 사태로 보면 신경숙은 왠지 위기에 봉착한 것 같고 공지영은 영혼의 구제의 실마리가 생겼으니 왠지 엷은 느낌을 주던 공 작가의 팔자가 요즘 좀 나아보이기도 하는데 그러나 실은 이런 시시비비가 아마도 인간적 시선에 불과할 것이다. 세간의 모든 사태는 새옹의 말과 같은 것이고 그러한 무상과 무아라는 주제는 또한 그 바탕에 열반적정을 깔고 있기도 한데 문제는 수도원기행2의 에필로그에 이런 인식이 좀 정립되어 있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참 흥미로운 독서체험이었다. 저자에게 감사드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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