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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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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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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마경에서 유명한 곳의 하나가 입불이법문품,인데 그곳의 마지막에 유명한 유마일묵이 등장한다.. 유마가 침묵을 했다는 것인데 그 앞에서 서른 한 분의 보살들이 불이법문, 즉 보편한 사랑을 터득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그리고 그 끝에 문수보살이 총정리를 한 다음에 비말힐티, 즉 유마힐에게 의견을 묻는데 거기에 대한 유마힐의 답이 침묵이었다는 것이다.. 그 chapter는 문수보살이 유마힐을 크게 찬탄하는 것으로 끝나는데 이 유마의 침묵에 대한 해설 중에서 독특한 것이 하나 있다.. 우리는 대개 그런 장면에서 생각하길, 유마가 침묵을 했다고 여기기 쉽다.. 그런데 어떤 유명한 선사가 말하길 이건 유마가 침묵을 한 것이 아니라, 침묵이 바로 유마라는 점에 착안해야 한다,라고 했다고 한다. 유마힐이 침묵을 한 것이 아니라, 침묵이 바로 유마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걸 잘 음미해보면, 불이법문에 들어간다고 할 때에 벌써 표현이 어긋나는 것이 되는 셈이다.. 왜냐하면 침묵이 바로 유마라면, 우리는 이미 불이법문의 안에 들어 있는 셈이 되고, 어떻게 보면 안팎의 구분 자체가 이분법적인 습관에 젖은 우리들의 인식이 되는 셈이다..그러니까 결국 스즈끼 다이세즈의 표현이 더 맞는 말일 것이다.. 침묵을 노자의 용어로 번역하면 무명,이 될 것이므로 유명만물지모,라는 말은 만물은 바로 분별의 세계이다,라는 말이 되는 셈이다. 그리고 차양자동 출이이명,이라는 말을 해석해보면 무명과 유명은 같은 것인데, 유명의 입장에서 보니까 다르게 보인다는 말이다.. 즉 불이법문에는 안과 밖이 없다는 말이 되니까 침묵과 말은 다르지 않다는 말이 된다.. 이렇게 보면 샤카무니의 발언 중에서 자신은 한 마디도 한 적이 없다는 말도 그림이 나온다.. 왜냐하면 유마가 침묵이듯이 우리들의 본질도 침묵인 것이고, 그러면 세존도 침묵이 되니까 침묵이 아무리 많은 말을 해도 결국 침묵일 수밖에 없다.. 지난 주 쯤에 비교가 번뇌를 지속시킨다는 점에 착안하면서 유마경의 관련부분을 보았었는데, 그 중에서 스즈끼 다이세즈의 저 표현이 인상깊었는지 자꾸 뇌리에 떠오르곤 하였다. 그래서 한번 써보게 되는 것 같다.. 여름에는 모든 소리들이 침묵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을 느끼기에 좋다.. 매미소리를 듣고 있으면 유달리 그 배경의 공간이 잘 의식된다.. 매미소리는 그 침묵의 공간에 파도를 일으켰다가는 곧 사라지는 것을 보여준다.. 마치 눈으로 보는 것 같다.. 아침의 새소리도 구조가 같을 것인데 유달리 매미소리가 그런 면이 두드러진다.. 어떤 선사는 대나무에 돌멩이가 부딪히는 소리에 근심을 덜었다고 하는데 그런 구조가 선시에 이따금 등장한다.. 한안일성 려장천,이라고 기러기 소리가 장천을 수놓는다는 말인데 기러기 소리 덕분에 가없는 하늘의 드넓음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작용을 통해서 본체가 드러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노래에도 기러기 울어예는 하늘구만리 바람이 싸늘불어 가을은 깊었네,라고 했는데, 아마도 저 선시를 번역 비슷하게 한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山堂靜夜坐無言 寂寂廖廖本自然 산당정야좌무언 적적요요본자연 何事西風動林野 一聲寒雁唳長天 하사서풍동임야 일성한안려장천 - 야보도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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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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