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없는 악의는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만 오늘 오로에서 바둑을 두었는데 상대가 이미 누가봐도 확실한 패배인 상황에서 돌을 던지지 않고 갑자기 접속이 끊어져 버렸습니다. 넷 상이 아니라면 차마 두다가 만 바둑을 그렇게 무책임하게 끝맺음을 하지는 못하겠죠. 하지만 익명성의 넷상이라 그냥 져서 기분나쁘니까 전원을 뽑아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여운이 남습니다.

이는 확실히 상대가 시스템의 사정으로 접속이 끊기고 접속할 수도 없어서 그럴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경우라면 저도 아무런 말을 할 수가 없죠. ㅎ 갑자기 나작에 이런 사연도 한번 올리고 싶어서요. 속 좁은 수도인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만에 하나 상대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에 주의할 필요가 있겠죠. 양심이 통하는 사회라면 사실 이런 글이 군더더기에 불과할 것입니다. 저번에 한번 어이없는 일을 당하여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만 이번에는 확인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얼굴없는 악의는 저지르는 입장에서는 대수롭지 않을지 몰라도 당하는 입장은 괴롭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남을 배려하지 않는다면 누가 나를 배려하겠습니까? 그분도 분명 오로 회원일진대 만에 하나라도 악의 때문이었다면 참 어이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악의가 아니길 바라는 맘입니다. 남을 해치는 마음은 즉시 나도 상하기 때문입니다.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 우리 주위에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바 그것은 바로 사소한 것을 부주의하고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가운데서 일어나게 마련입니다. 마음의 조그마한 빈틈을 허용하면 그것이 자꾸만 커져서는 후에 수습할 수 없게 되어 가는 것이 아닐런지요. 마치 회돌이 축처럼..

그래서 나팔꽃을 달았습니다. 작년 9월에 찍은 꽃입니다. 처음에 핸드폰 사진을  찍어서 꾸며보기도 하던 적이 있었습니다. 나팔꽃처럼 활짝 자기 마음을 개방하여 조금이라도 밝고 맑은 마음을 가져보았으면 하고 사진을 올립니다. 우리는 태어나자마자 종점을 향해서 날아가는 화살입니다. 하지만 떨어지는 순간까지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좋은 것도 나의 마음에서 시작하고 모든 나쁜 일도 나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닐까요. 일요일 저녁에 바둑을 두다가 인생을 한번 돌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