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달력이 작은 기침에도 놀라 펄럭인다.

어느새 한해를 거지 낙엽 불에 몸 데우듯 속절없이 태우고

몇 잎 남은 불씨를 안타까이 들썩거리는 마음이 허허롭다

참 빠르기도 하고 돌아보니 아득하다

여느 때와 다르게 올해는 유독 시련이 많았다고 생각된다.

벌써 먼 옛날 같은 일이라 여겨지는 사랑하던 사람들과의 이별도

가까이 하면서도 서로를 채우지 못하는 아직도 낯 설은 이 외로움도

메케한 연기 속에 젖은 짚단 불붙이듯 빈 잔을 들고 허허로워 하니

그 안타까움은 서럽기도 하고 분하기도 하다

그 고생하던 군 생활에도 하루하루를 감사할 줄 알았는데

어떻게 한해를 보내는데 이리도.

보람 찬 하루 일을 끝 마~치고~서

두 다리 쭈~욱 펴면 고~향의 안방.

얼~싸 좋다 ......

그래. 그랬다

그렇게 목청을 돋우어 발걸음 가볍게 식기 옆구리 끼고 저녁노을 가슴에 품은 채

두 팔을 높이 흔들며 식당으로 향했었지

일 년에 365번을 감사했었는데 갈수록 줄어들더니 이제는 한번을 감사하기도.

어차피 개인적인 감정은 포기한 삶이지만 그래도 요행은 바라보고 살았다

간혹 희망이라 하기도 하고 언젠가는 당연히 받을 대가라고도.

그렇게 새해를 맞이하고 또 한해를 보내며 나이의 벽돌쌓기만 하고 있다

나름으로 성실하고 진솔했다 하나 적당히 진실의 높은 산을 넘지 않으려하니

오해의 가시터널은 수도 없이 나오고 어둠과 밝음의 담근 질은 회한만 쌓인다.

바둑으로 위안을 삼자고 하나 결국은 도피처로 아침에 조강지처에게 설움당한 놈

첩년에게 화풀이 하는 격이다 어떻게 순리를 즐기리.

그렇게 또 한해의 끝자락 부여잡고 존재의 가치 앞에서 지키지 못한 언약을

외상장부 청해놓고 습관적으로 인생에게 술 한 잔 따라 사과한다.

그리고 돌아서서 모두가 그럴 것이라 자위하며 그들에게 그렇게 위로 받으며

술 약속을 늘어놓고 며칠 동안은 빈 깍지 후벼 파며 술잔을 높이 들고 쉰 목소리로

군자를 외쳐 외로워 할 것이다. 인생. 그 뭔 대순가하면서.

 

 

하지만.

올해는 그렇게 술과 사람들과 서로를 위로하기 전에 뭔가를 떠올렸다

언젠가 신문에도 나왔고 오로 홈에도 소개가 된 서광사 템플스테이가 그것이다

이청선생이 다녀와 글을 올렸기에 내 계획에서 미루어졌으나 불현듯 필연을 느꼈다

산사 소개에서는 내가 할 일이 없어졌지만 마음이 가는 건 바둑이 그곳에 있었기에.

산사에서의 바둑은 어떻게 보게 될 것인가. 명상과 바둑은 어떻게 연결 될까.

궁금증에 한해를 보내기 전 단 하루. 그 하루만이라도 산사의 밤을 맞아보고

그 곳에서 바둑을 만나는 것. 이것이 설렘과 동경으로 나를 불렀다.

혼자서 인근 산사를 잡아 둘러보려다가 몇 분의 참가 의사를 들었고 의논 끝에

자율의사에 의한 참가는 공지함에 무방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일정을 올리려 한다.

애기가로서 이런 시간을 한번쯤 접해보고 그래도 오로가 바둑사이트의 허브라 하고

자부심을 가지시는 분들의 뜻을 모아 게시판에 정식으로 공지해서 행한다는 것도

나름의 의미가 있음이라 생각을 한 것이니 확대 해석하여 오해가 없으시길 바랍니다.

단지 내 개인 블로그 성격이 강한 나작에 올림은 산사에서 행해지는 만큼 어느 정도

보편적인 면에서 한계가 있어 산사 글을 대신해 올리려 하는 것이니 양지 바랍니다.

                                          (서광사 템플스테이)

일시 ; 12월 4 ~ 6일 (2박 3일)

템플스테이 ; 4일 오후 1시 입소 ~ 5일 오후 1시 퇴소 ( 24 시간 )

각자의 일정에 따라 템플스테이와 퇴소 후 그 소감을 나누는

뒤풀이 시간을 서해 바다 어딘가에서(간월암외) 가진 뒤

주변 명소와 경허스님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변동사항이 발생하면 수시로 게시하오니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참석 예정 명단 (접수순서대로)

             박성균사붐님. 이청선생외 3명 . 그대그시절님. 못안님. 여현님.
             당근돼지님. 황소걸음마님. youngpan. 일곱길거리님